대형마트가 구매한 물건을 하나 더 덤으로 주는 '1+1(원플러스원)' 행사를 한다고 광고했지만 사실은 행사 직전 제품 가격을 올려 제값을 다 받았다면 과장광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은 12일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소송(2017두6010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거짓·과장 광고는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한 것을 말한다"며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가 속거나 잘못 알게 될 우려가 있는지는 일반 소비자가 그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 적어도 '1+1' 판매를 하는 상품을 구매하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인식할 여지가 높다"며 "롯데마트가 광고한 '1+1' 가격은 종전 1개 가격의 2배이거나 그보다 높은 가격이었으므로 소비자에게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거나 오히려 불리했는데도 '1+1'을 강조해 광고한 것은 거짓·과장 광고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공정위는 롯데마트가 2015년 2월 '1+1' 판매 행사를 하면서 4개 제품의 판매가격을 종전 가격보다 인상해 사실상 2개 가격에 팔았다며 과장광고로 판단했다. 롯데마트는 당시 개당 2600원에 판매하던 쌈장을 5200원으로 인상한 후 '1+1' 행사를 했다. 종전가격 그대로 2개를 묶어 판매한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또 변기세정제는 개당 3450원에 판매하던 것을 7500원으로 인상해 '1+1'이라며 판매했다. 개당 제품 가격을 오히려 300원 인상해 판매한 것이다.
공정위는 롯데마트가 다양한 방식으로 할인판매 광고를 한 뒤 기존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판 행위도 거짓광고에 해당한다며 2016년 11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00만원 부과처분을 내렸다.
롯데 측은 "1+1 판매는 기존 가격보다 싸게 파는 할인판매가 아니므로 종전 거래가격보다 인상해 판매하더라도 과장광고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앞서 서울고법은 "1+1 판매는 할인판매와 묶음판매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어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종전 거래가격과 다르게 판매할 경우 과장광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통된 인식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관련 법령의 불비(不備)를 기업에 전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할인판매 광고를 한 뒤 기존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판 행위는 과장광고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