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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중고차 블랙박스 탓 불… “매도인 책임”
중고차에 설치된 블랙박스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매도인이 그 블랙박스를 설치한 것이 아니더라도 매수인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0단독 이현주 판사는 중고차를 산 A씨가 전 차주인 B씨와 블랙박스 제조업체 C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292366)에서 "B씨는 2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매한 목적물에 하자가 존재하는 경우 부담하는 책임으로, 매도인이 그 하자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는 통상적인 차량 이용과정에서 가해지는 외부간섭을 고려한 충분한 절연성능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설치돼 하자가 있었다"며 "B씨가 운용리스계약에 따라 차량을 인수한 후 블랙박스를 설치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매도한 차량에 하자가 존재하는 이상 B씨는 담보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다만 "블랙박스의 전원선을 연장해 사용하는 경우 전원선의 눌림, 꺾임 등을 유발하는 힘이 가해지지 않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며 "블랙박스의 사용자 안내 등에 설치상의 주의사항이 표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표시상의 결함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C사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14년 6월 B씨로부터 BMW 320d 차량을 인도받고 운용리스계약을 승계했는데 당시 차량에는 C사가 제조한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었다.그런데 2015년 1월 운행 중이던 이 차량의 조수석 뒷자리에서 갑자기 연기가 나며 화재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조수석 뒷자리 시트 아래로 배선된 블랙박스 전원선이 하중 등에 의해 전기적 단락이 생기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A씨는 같은해 8월 B씨 등을 상대로 "35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블랙박스
중고차
하자담보책임
손해배상
화재
이순규
2017-02-13
소비자·제조물
[판결] 5억대 외제 고급 차량 ‘마이바흐’ 고장 났다면…
고급 외제차량이 차체 결함으로 수리를 받게 됐더라도 차주가 차량 판매업체가 제공하는 대차 서비스를 거절했다면 차량 판매업체는 차주가 별도로 대차한 고가의 외제승용차 렌트비를 따로 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K사가 "마이바흐 57 차량 수리비와 대차료 등 5억7500여만원을 달라"며 수입 자동차 판매업체 S사를 상대로 낸 완전물 급부소송(2013다13832)에서 "차량 수리비 460만원만 지급하라"며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수리비와 함께 고장에 따른 차량 교환가치 하락분에 해당하는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고 했지만 원심과 같이 고가의 렌트비를 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K사는 2007년 S사로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제작한 2008년식 '마이바흐 57'을 5억3000만원에 구입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는 것으로 유명세를 탄 마이바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불리는 고급 승용차다. 2009년 K사 대표 김모씨는 이 차를 타고 신호대기를 하던 중 갑자기 워셔액이 뿜어져 나오고 계기판이 점등되는 일을 겪었다. 이어 시동이 꺼지고, 주차등만 켜지더니 다시 시동을 걸려하자 에어백까지 터져버렸다. K사는 S사에 원인 규명을 요청했고 S사는 사제 내비게이션 장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S사는 내비게이션 장착업체와 배상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11개월간 차량을 사용하지 못한 K사는 수리비와 차량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의 대차료, 교환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그런데 대차료가 마이바흐 구매 가격보다 많은 5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S사는 당초 '렌터카 비용이나 운휴손실 등의 비용은 보상하지 않고, 다만 차량의 중대결함으로 인해 3일 이상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S사의 판단 아래 대차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는 면책약관을 근거로 대차료를 지불하지 않되 자신들이 보유한 벤츠 S클래스를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거절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또다른 차량인 차량 BMW 750을 타고 다닌 다음 이를 대차료로 계산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외제차임을 감안하더라도 수리에 소요된 11개월은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훨씬 넘는다"며 "수리 지연은 품질보증에 따른 수리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위법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3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중고 자동차의 상품성은 '중고 자동차 진단 평가 기준'에 따라 정상적인 차량에 비하여 10% 가량 낮은 것으로 평가되므로 마이바흐가 장기간 방치됨에 따라 교환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했다고 볼수 있다"며 "수리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상실 또는 기간 경과에 따른 교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과 장기간 방치에 따른 성능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차료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S사가 자신들이 보유한 벤츠 S클래스를 대차용으로 제시했지만 K사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절했다"며 "품질보증서상 대차료 면책조항에 따라 판매자는 수리기간 중 대차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장기간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발생한 성능감소와 수리비, 중고차 값 하락분 등 9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심리적 경향에서 오는 추상적인 교환가치의 감소를 산출하는 등 K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실제 교환가치가 감소했다거나 정상적인 감가상각을 초과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수리비 460만원만 지급하라"며 S사의 책임을 더 낮췄다.
마이바흐
렌터카
수리비
대차료
차체결함
신지민 기자
2016-06-23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원인불명 차량 엔진 화재, 제조사 책임”
도로를 달리던 차량에서 불이나 차가 손괴된 경우 자동차제조회사에 제조물책임을 인정해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최근 운행중인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이 판결은 자동차 제조회사와 판매회사가 동일한 경우여서 양 회사가 다른 BMW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동부화재해상보험이 "문모씨에게 준 차량 수리비 2600여만원을 달라"며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5나9478)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2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문씨는 2011년 6월 쌍용차가 만든 suv차량 렉스턴을 구입했는데 2012년 6월 주행 중 갑자기 엔진에 불이 붙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소방관이 출동해 불은 껐지만 엔진 등이 심하게 파손됐다. 동부화재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문씨에게 보험금 2500여만원을 주고, 쌍용차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차 구매로부터 약 1년 뒤에 화재가 발생했고 차량이 주행한 거리는 8000km에 불과했다"며 "문씨가 화재 넉달 전 사고로 앞뒤 범퍼 등을 교환한 사실은 있지만, 이 사고가 화재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화재가 차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입증책임이 완화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 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과실 없이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만 소비자가 증명하면, 제조업자는 다른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져야 한다는 제조물책임법상 소비자의 입증책임 완화의 법리는 하자담보책임에는 원칙적으로 유추적용할 수 없지만, 매도인과 제조자가 동일할 경우에는 유추적용할 수 있다"며 "쌍용차는 차를 제조한 제조사임과 동시에 차를 문씨에게 판매한 매도인이므로 쌍용차는 제조물책임법상의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
구상금
제조물책임
쌍용자동차
렉스턴
소비자입증책임
하자담보책임
매도인
제조업자
이장호 기자
2016-02-01
소비자·제조물
[판결] 'BMW 고장' 변속기 무상 교체로 해결 가능하면
변속기 교체 등 부품 교체로 자동차에 발생한 문제를 비교적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면 자동차 판매사가 새차로 교환해 줄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가벼운 하자에 대해서는 새로운 물건으로 교환해 주는 완전물 급부 청구권이 제한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김모씨가 ㈜바바리안모터스(소송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상대로 자동차 변속기 교체를 거부하고 신차를 내 달라며 낸 매매대금 반환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888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동차 변속기 전체를 교체하는 것은 무상보증수리가 가능하고 변속기를 교체하더라도 자동차의 중고가를 정하는데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손쉽게 해결되는 하자에 대해 완전물 급부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구매자에게 별달리 효용이 없는데도 판매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입게 하는 것이어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1년 7월 바바리안모터스로부터 2011년형 BMW 740Li 자동차를 1억2240만원에 샀지만 같은 해 9월 엔진경고등이 꺼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또 속도를 줄일 때 차체가 앞으로 덜커덕거리는 충격이 생겨 수리를 받았다. 김씨는 자동변속기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듣자 "변속기에 문제가 있으면 자동차의 정상적인 운행은 불가능하다"며 이미 낸 할부금 14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김씨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새 차량을 달라고 요구했다. 1심은 "갑작스러운 엔진 꺼짐 증상은 운전자의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일으키는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바바리안모터스는 대금 5500만원을 돌려주고 김씨는 차량을 바바리안모터스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무상보증수리로 자동변속기 전체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안전하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또 "변속기 교체로 자동차의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로 교환해 달라는 것은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완전물급부청구권
무상보증수리
바바리안모터스
BMW결함
차량변속기결함
신소영 기자
2015-02-02
기업법무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법원, "BMW 신차 계기판 고장, 새차로 바꿔줘야"
수입자동차 구입 직후 속도계기판이 고장났다면 수입차 위탁판매사와 제조사가 연대해 소비자에게 신차로 교환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최근 오모씨가 수입차 위탁판매사인 코오롱글로벌과 제조사인 비엠더블유(BMW) 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반환소송 항소심(2011나47796)에서 코오롱글로벌만 책임을 인정한 1심을 파기하고 "품질보증서를 발행한 BMW 코리아도 연대해 새 차를 인도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로서는 제조사가 교부한 품질보증서를 통해 만약 자동차에 결함이 있으면 매도인을 상대로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보증서에 보증 주체로 기재된 제조사에게도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신뢰했으리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품질보증서 교부 당시 제조사의 의사 역시 품질보증서 교부를 통해 자신이 제조한 자동차의 품질과 관련해 하자가 발생했을 때에는 하자의 수리와 교환 등 매도인이 부담하는 하자담보책임이나 채무불이행 책임까지도 보증하거나 담보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현대사회에서 대량 생산·유통되는 제조물의 매매에 있어서 소비자가 오로지 소매상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피해를 전적으로 매매계약상의 하자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으로만 배상할 수 있다고 한정하면 소비자는 제대로 자신의 피해를 구제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속도계의 결함은 자동차의 운행에 직접적이면서도 중요한 지장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이러한 결함은 하자가 중대하다"며 "완전물 급부를 구하는 오씨의 권리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2010년 10월 코오롱글로벌으로부터 BMW 520D 승용차를 6000여만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차량을 인도받은 지 5일 만에 자동차 계기판의 속도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발견해 서비스센터에 자동차를 점검한 결과 '계기판 자체에 기계적 고장이 발생해 계기판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오씨는 원고들을 상대로 새 자동차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에서 코오롱글로벌은 "계기판 교체로 보수가 가능한 하자인데도 자동차 전체를 새 자동차로 교체해 달라는 것은 지나친 불이익"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오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조사 명의로 작성된 보증서만으로 신차 교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제조사인 BMW코리아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BMW
계기판
품질보증서
코오롱글로벌
BMW코리아
하자담보책임
이환춘 기자
2012-08-07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외제차 급발진사고, 제조사 잘못 증거없다
서울지법 민사17부(재판장 辛成基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볼보 승용차를 갖고 있는 강모씨(54)와 최모씨(51)가 "자동차 급발진 사고로 피해를 입었다"며 볼보 카 코퍼레이션과 수입업체인 한진건설(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99가합42396)에서 "급발진의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이날 송모씨등이 BMW사를 상대로 낸 3건의 비슷한 소송에서도 같은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에 대해서도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는 소송이 몇건 있었으나 급발진 사실이 입증돼 운전자가 승소한 경우는 아직 없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자동차의 결함 여부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할 책임은 없지만 적어도 자동차를 통상의 용법에 따라 합리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은 입증해야 한다"며 "통상의 용법대로 사용했음에도 자동차의 설계상 결함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급발진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전자파 간섭의 영향분석 등을 실시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전자파가 급발진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고 비록 전자파로 엔진제어장치에 오작동이 발생, 속도조절 밸브가 최대한으로 열린다 해도 원고들 주장과 같은 급발진 사고가 난다고 볼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지난 99년4월 자신의 볼보 940GL 승용차를 운전하기 위해 시동을 건 후 변속레버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차량이 급발진,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하자 "가속페달을 밟지도 않았는데 급발진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볼보
급발진
한진건설
가속페달
오작동
BMW
김백기 기자
2003-09-02
소비자·제조물
[포커스] 급발진사고 입증책임전환 판결 파장
원인불명의 자동차 '급발진'사고의 입증책임을 제조사에 넘긴 이번 판결은 내년 7월 제조물책임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조물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앞으로는 제조사가 결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비중을 두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판매나 기업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 관련 소송에서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급발진' 추정사고의 발생 우리나라에서 차체 결함으로 '급발진'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한 94년이후 지난해 7월까지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급발진' 사건 상담건수가 1천1백15건에 이르렀다. 가장 두드러지게 '급발진' 추정 사건들이 많아진 것은 97년부터. 따라서 법원에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된 것도 이때 부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이유는 바로 '입증책임을 누구에게 어느정도나 지울 것인가'의 판단 때문이었다. ◇ 입증책임 전환 문제 현재 자동차 3사를 상대로 전국 법원에 계류중인 소송은 인천지법의 대우차 관련 소송 42건, 남부지원의 기아차 관련 14건, 서울지법에 현대차 관련 7건과 BMW·VOLVO 관련 7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소송을 진행중인 재판부가 이구동성으로 토로하는 고민도 바로 입증책임 문제다. 민법상 입증책임은 원고 즉, 주장하는 측에 있다는 것이 대원칙이지만 우리 법원은 과거 제조물의 결함을 다투는 일부 소송에서 입증책임을 완화 또는 전환시켜 제조사에 그 책임을 분배하기도 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TV폭발사고'.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내구연한 5년에서 1년를 초과한 TV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발생된 손해에 대해 TV 제조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98다15934).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의 결함을 소비자가 과학적·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하기는 어렵다"며 "소비자측에서 손해를 발생케한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고, 사고가 다른 어떤자의 과실 없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면 제조사가 제품 결함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고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혀 제조사에 불법행위의 입증책임을 부담시켰다. 또한 지난 99년 노래방기기 사건(97다26593)에서 대법원은 강학상으로 사용되던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을 거론, 제조물 책임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 사고 원인 규명의 어려움 하지만 이런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급발진 사고에서 차체 결함을 주장하는 원고들이 힘겨워하는 것은 제조물책임법에 규정된 입증책임 전환을 지금 시점에서 요구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또 제조물 책임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차량 자체의 손해에 대해선 제조물 책임이 아닌 하자담보 책임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원고들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차체 결함은 엔진의 각 기능을 전자설비로 조절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 :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이다. ECU에 의해 조정되는 ISC(Idle Speed Controller : 공회전속도 조정장치)는 직접 엑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출력을 유지하게끔 하는 장치인데 이 부분에 전자파 등 노이즈가 개입되면 급발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99년 건교부의 보고서에서도 ISC를 전부 개방했을 경우, 최고 4500RPM까지 출력이 상승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것은 엑셀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경우에 발생하는 출력의 32%∼49%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당시 연구보고서에는 "기어레버가 'P'나 'N'상태에서 출력이 4500RPM까지 상승하더라도 'D'나 'R'로 작동, 부하를 줄 경우 출력이 2000RPm으로 떨어져 급발진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과보고도 함께 있어 급발진이 차체 결함으로 일어날 수 없음을 반증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자동차 제조사와 '급발진' 피해자들이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또, ECU 작동에 대한 전문적 실험 결과를 소비자 측에서 도출해 낸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이 부분에 결함이 없음을 제조사가 입증해달라는 것이 원고측 주장이다. 그러나 제조물 책임이나 불법행위 책임을 주장, 입증 책임을 분배하더라도 건교부가 연구보고를 통해 "급발진 사고가 차체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발표한 이상, 이를 뒤집는 공신력있는 연구결과를 얻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 외국의 연구보고 외국의 연구보고서들을 보더라도 차체 결함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이다. 일본의 경우 83년부터 89년까지 발생한 1천1백67건을 사후 조사한 결과, 운전자 과실에 의한 경우가 1천82건(93%), 차량 유지관리 잘못이 40건(3%), 원인 불명이 37건(3%), 이물질 유입 등의 단순 제조과실이 8건(1%)으로 나타나 차체 결함을 입증하지 못했다. 또 미국 NHTSA(도로교통안전국)이 73년 이후 발생한 급발진 사고 중 10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캐나다 운수성 도로안전과가 88년 12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도 2백45건의 사고 중 차체 결함에 의한 사고는 지적되지 않았다. 이처럼 소비자와 제조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된 '급발진' 사고에 대한 남부지원의 판결은 비록 소액 사건일지라도 유사사건에서 '입증책임 전환 문제'의 한 가능성을 제공한 판결로 제조물책임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법조계는 물론 제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조물책임법
자동차급발진사고
제조과실
제품결함입증책임
제조물책임
입증책임전환
홍성규 기자
200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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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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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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