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이종민 판사는 법원공무원노조가 "'검찰 수사계획을 빼돌리는 두더지들'이라는 사설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동아일보와 사설을 쓴 논설위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가단5797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설은 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단정적으로 법공노 관계자가 수사 정보를 전국공무원노조에 유출했다는 식의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사설이 엄정한 법집행의 필요성과 사법 절차의 보호를 위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을 다룬 점에 비춰볼 때, 일부 내용이 법공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해도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설의 마지막 문단은 전공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등의 사건에 법공노 관계자가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가정적인 전제까지 보태 공무원노조의 계속적인 존속 여부를 검토해 봐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이는 언론사로서의 의견이나 주장으로 일부 내용이 모욕에 해당된다고 해도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언론이 어느 정도 단정적인 어법을 사용하거나 과장된 표현으로 공격하더라도 정당한 의견 표명의 한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는 한 쉽게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2009년 11월 검찰은 전공노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수사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해 압수수색 전날 전공노 사무처장의 휴대전화에 '내일 새벽 압수수색 예상'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수신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아일보는 기사와 함께 12월 15일자 사설에 "검찰은 법원노조 관계자들을 가장 의심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설을 게재했고, 이에 법공노는 취재기자 등을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무혐의 결정했다. 법공노는 2010년 2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