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광고 대금을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신문사가 주재기자를 면직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진창수 부장판사)는 K일보 수도권 지역 주재기자로 근무한 이모(50)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2011구합3701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면직처분은 '대기발령 후 2개월이 경과해도 보직 명령을 받지 못한 때에는 자동 면직된 것으로 본다'는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K사가 이씨로부터 받을 신문·광고대금의 미수금 채권이 1억원에 달하지만, 이씨에게 2000여만원의 퇴직금 채무와 7000여만원 상당의 광고수수료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실질직 차액은 700여만원에 불과하다"며 "이씨가 회사와 지사계약 등에 따른 신문·광고 대금의 미수금이 있었다고 해도 이것만으로 기자로서의 주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근무성적이 불량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수금 책임을 전적으로 이씨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씨는 근로 계약상 기자로서의 주된 업무 외에도 계약 부수에 따른 신문대금의 납부, 광고수주 및 그 대금 납부, 신문판매 부수 확장 등과 같은 부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회사의 대기발령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997년 K일보에 입사해 수도권지역 주재기자로 근무하던 이씨는 회사에 지인을 소개하고 지사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이씨는 지사계약상의 채무를 연대보증하고 실질적으로 관리해오면서 신문대금과 광고대금 약 7700여만원을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월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씨는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하자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