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결정에 따라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방송을 하도록 한 방송법 제100조1항 제1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이뤄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MBC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제재조치처분취소소송(2009구합15968)에서 방송법 제100조1항 제1호에 대해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방송법 제100조1항 제1호에 규정된 '시청자에 대한 사과'의 제재조치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등을 위반했다고 믿지않는 방송사업자에게 본심에 반해 '사과한다'하면서 위반사실을 자인하는 의미로 사과의 의사표시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시청자에 대한 사과'의 강제는 이중인격형성의 강요로서 침묵의 자유의 파생인 양심에 반하는 행위의 강제금지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시청자에 대한 사과' 과정에서는 행정청에 의한 인격의 외형적 변형이 초래돼 헌법상 인격권에도 큰 제한이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등의 위반행위로 인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의 명령 또는 권고를 받은 사실을 방송하라'는 보다 가벼운 수단을 택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등의 위반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시청자에 대해 사과하게 하는 제재조치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MBC는 '뉴스 후'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12월 진행자가 "정부와 여당은 방송법을 개정해 족벌신문사와 재벌에 방송을 사실상 나눠주려 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하고, 지난 1월 방송법개정에 반대하는 측의 인터뷰와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삽입해 방송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지난 4월 '시청자에 대한 사과'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MBC는 제재조치가 부당하다며 4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