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가수 김민기씨의 ‘아침이슬’ 음반을 모두 수거·폐기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같은 법원이 김민기씨가 아침이슬 음반을 자기 허락없이 발매한 김모씨를 상대로 낸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사건(2007카합3061)에서 “김민기는 김씨에게 음반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고 또 이를 임의로 처분하는 것에 대해 포괄적으로 동의했다”며 기각한 것과는 달리 김민기의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상급심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또 현재 김민기씨가 불복해 서울고법에 계속 중인 가처분신청사건의 항고심(2008라25)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재판장 양재영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김민기씨가 “음반제작자의 지위에 있지도 않은 김모씨가 음반을 함부로 발매하고 있으니 유통 중인 음반을 모두 수거·폐기·판매정지 조치를 해 달라”며 71년 발매된 아침이슬 음반을 최근 재발매 했던 김씨와 김씨로부터 권리를 양도받은 조모씨를 상대로 낸 음반판매금지등 청구소송(2008가합8121)에서 “아침이슬 음반판매를 중지하고, 완제품은 폐기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저작권법에 따르면 음반에 저작자로서 ‘표시’를 한 자는 저작자로 추정된다”며 “음반의 표지 앞면 하단 등에 ‘제작·기획 김○○’라고 기재된 사실은 인정되나 일부 음반에는 그 문구가 표시돼 있지 않고 오히려 일관되게 다른 레코드사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던 만큼 김씨를 저작자로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오히려 다른 사람이 녹음일정 등을 상의하고 녹음 전 과정에서 연주자 등에게 직접 사례금을 지급하기까지 했다”며 “이 과정에서 김씨는 음반에 수록될 곡의 구성 등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음반 발매일정 등에 관해서도 논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또 김씨는 다른 음반사에서 아침이슬 음반을 제작·판매하는 것에 대해 권리자로서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고 김민기씨가 함부로 음반을 판매했던 음반사로부터 합의금으로 2,500만원을 지급받고 그 중 100만원을 김씨에게 지급하기는 했으나 김민기가 지급받은 금액과 비교했을 때 음반 제작자의 지위에서 그 침해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김씨는 더욱이 음반 발매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음반판매 수익금을 지급받거나 그 정산에 관해 어떤 약정을 한 바 없고 그에 관해 어떤 요구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만큼 음반표지 상의 표시에도 불구하고 제작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