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재판장 한숙희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제모 시술 부작용으로 흉터가 생긴 A(17)양과 부모가 서울 영등포구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박모(45)씨와 병원이 가입한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132727)에서 "박씨 등은 연대해 A양과 부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3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양의 다리는 햇볕에 많이 탄 상태로 IPL(광원치료법·Intense Pulsed Light) 시술 시 빛에너지의 흡수가 많이 일어날 수 있어 열로 인한 피부 손상을 줄이기 위해 더 세심히 냉각할 필요가 있다"며 "A양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레이저를 과다하게 쪼여 화상을 입게 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미용성형을 시술하는 의사는 시술의 필요성, 난이도, 시술 방법, 환자의 상태, 부작용 등을 상세히 설명해 환자가 시술을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박씨는 설명의무를 위반해 A양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2월 A양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 제모 시술을 받았지만, 시술 후 종아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후 다리의 화상은 치유됐지만, 시술 부작용으로 피부 탈색과 흉터가 남자 A양과 부모는 2011년 12월 병원장 박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