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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조현아 前 대한항공 부사장 이혼… 남편에 재산 분할로 '13억' 지급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남편과 약 4년 7개월에 걸친 이혼소송 끝에 1심에서 이혼 판결을 받았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서형주 부장판사)는 17일 남편 박모 씨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낸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소송과 조 전 부사장이 남편 박 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 소송에서 각각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본소와 반소에 의해 박 씨와 조 전 부사장은 이혼한다"면서 "다만 본소와 반소에 따른 각 위자료 청구는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남편 박 씨에게 재산 분할로 13억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면서 다만 "두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조 전 부사장으로 지정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 씨가 본소에서 제기한 유아인도 청구는 기각한다"며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에게 장래 양육비로 2022년 11월 18일부터 1인당 월 120만 원을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또 "조 전 부사장이 반소로 제기한 과거 양육비 청구는 기각한다"며 "박 씨는 두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원장인 박 씨와 결혼해 쌍둥이 자녀를 뒀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18년 4월부터 이혼소송을 시작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결혼생활 동안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두 자녀를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자녀 양육권도 청구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박 씨의 알코올 중독으로 결혼 생활이 어려워졌고 자녀 학대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2019년 6월 맞소송을 냈다. 박 씨는 이혼소송 절차를 밟고 있던 2019년 2월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수사를 거쳐 같은 해 6월 조 전 부사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아동학대 혐의는 무혐의로 판단했다. 이후 법원은 2020년 4월 조 전 부사장의 상해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미국 뉴욕 존 에프 케네디(JFK)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항공기를 강제로 돌려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당시 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17년 12월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이혼
조현아
이용경 기자
2022-11-17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판결] 성관계 동영상 특정인에 보냈다면… ‘반포’ 아닌 ‘제공’
성관계를 촬영한 동영상을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이나 소수의 사람에게만 보냈다면 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가운데 '반포'가 아니라 '제공'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및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16676). A씨는 2015년 1월 연인이었던 B씨의 동의하에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 그런데 같은해 11월 B씨가 다른 남성인 C씨와 모텔에 있었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나 B씨와 다툰 후 C씨에게 자신과 B씨의 성관계 동영상을 보냈다. A씨는 B씨의 집에 무단 침입하기도 했다. 검찰은 A씨의 행위가 성관계 촬영물의 '반포'에 해당한다고 보고 주거침입 혐의와 함께 기소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항은'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1심은 공소사실 전체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고, 2심은 형량을 낮춰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행위를 '반포'로 보고 유죄 판결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는 피해자 B씨가 C씨를 만난 것을 알고 화가 나자 C씨에게 자신과 피해자의 관계를 분명히 알려 C씨가 더 이상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게 할 의도로 동영상을 전송한 것으로 보일뿐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이를 교부하거나 전달할 의사로 전송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A씨의 행위는 '제공'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그 촬영물의 '반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반포'와 별도로 열거된 '제공'은 '반포'에 이르지 않는 무상 교부 행위를 말한다"며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은 '제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반포'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을 말하고, 계속적·반복적으로 전달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반포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교부하는 것도 반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반포'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바로 잡은 것"이라며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 '제공' 혐의를 적용하면 다시 유죄 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성관계동영상제공
성관계동영상반포
주거침입
신지민
2017-01-12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판결] '채동욱 내연녀 의혹' 임여인, 항소심도 집행유예
채동욱(57·사법연수원 14기)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6)씨가 가정부를 협박하고 빌린 돈을 갚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는 15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0만원을 선고했다(2015노324).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씨가 법조계 공무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건 무마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법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법 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범죄"라고 밝혔다. 다만 "임씨가 적극적으로 인맥을 과시하며 청탁을 유도한 것은 아니고 공동공갈 범행에도 소극적으로 가담했다"며 "무엇보다 범행이 자신의 가정사와 자녀를 지키고자 하는 어머니의 마음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채 전 총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건이 잘 처리되게 도와주겠다며 지인으로부터 1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임씨는 또 자신의 집에서 일했던 가사도우미 이모(63)씨에게 채 전 총장과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그에게서 빌린 돈 2900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채동욱
내연녀
임여인
공동공갈
변호사법
가사도우미
청탁
장혜진 기자
2015-10-15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판결] "빚 갚아주는 대신 성관계 강요" 내연남 무고
30대 여성이 "빚을 갚아주는 대신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내연남을 무고했다가 오히려 1500만원의 위자료를 물어줄 처지에 놓였다. A(43)씨는 2008년 유흥업소에서 만난 B(35·여)씨와 내연관계를 맺었다. A씨는 "생활이 궁핍하다"는 B씨의 말에 돈을 빌려주고, B씨가 사채로 진 빚을 대신 갚아주기도 했다. 그 금액만 30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이 돈의 담보조로 B씨에게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받았다. 그러다 2011년 3월 A씨는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바탕으로 법원에서 B씨 명의 계좌에 대한 채권압류와 추심명령을 받았다. B씨는 A씨에게 압류를 풀어달라고 졸랐지만 A씨가 들어주지 않자 앙심을 품었다. B씨는 압류당한지 한 달 뒤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찾아가 "A씨가 내 빚을 갚아주고 난 뒤부터 성관계를 강요했다", "압류를 풀어줄테니 모텔에 가자고 했다", "A씨가 약속어음, 인감도장 등을 위조해 압류했다"는 등의 허위 신고를 했다. A씨는 이 일로 같은해 5월 긴급체포됐다. 다행이 풀려나 불구속상태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점은 드러나지 않았고, 검찰은 이듬해 6월 A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B씨를 무고죄로 고소하는 한편 B씨의 허위 고소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민사소송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한대균 판사는 A씨(대리인 법무법인 한별)가 "무고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니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단4775)에서 "B씨는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 판사는 판결문에서 "B씨는 A씨에게 강간 등의 범죄 혐의가 없는 걸 알면서도 고소해 무고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B씨의 무고 이후 A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고, A씨가 정신과 진료를 받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밝혔다.
내연남
무고
약속어음
공정증서
위자료
사채
담보
안대용 기자
2015-09-10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불륜 남녀 사법연수생 항소심서 모두 "무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법연수원생 불륜 사건'의 당사자들이 항소심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수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심재남 부장판사)는 8일 유부남이면서 동기인 여성 연수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간통)로 기소된 전 사법연수원생 A(33)씨의 항소심(2015노1599)에서 징역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A씨와 불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B(30·여)씨에 대한 검찰 측 항소도 이날 기각했다. 재판부는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 결정에 따라 원심 판결의 유죄부분은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러 제반상황을 고려했을 때 신씨가 혼인관계를 지속하려 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1심에서의 유죄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11년 4월 아내 C씨와 혼인신고를 한 뒤 2012~2013년 3차례에 걸쳐 이씨와 간통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이후인 2013년에도 한 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A씨의 불륜 사실을 안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장모인 C씨의 어머니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아달라"고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A씨는 2013년 10월 사법연수원에서 파면됐고, B씨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한편 의정부지법 행정1부(재판장 정효채 수석부장판사)는 앞서 지난 1월 A씨가 사법연수원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소송(2014구합712)에서 "파면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바 있다.
사법연수원생불륜
간통죄
간통죄폐지
불륜무죄
사법연수원파면
이장호 기자
2015-07-08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류시원 "아내에게 '나한테 죽는다'고 하긴 했지만…"
부인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부인을 폭행·협박한 혐의(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류시원씨 측이 "부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성용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 기일에서 류씨 측은 "협박이 아니라 부부 싸움 중 다소 과한 표현을 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2013고단2523). 류씨 측 변호인은 "류씨가 부인에게 '내가 우습냐. 나한테 죽는다', '나 아는 건달들 많다. 너 어디 가서 어떻게 했는지 사진까지 다 찍어버릴 수 있다. 나 무서운 놈이라니까'라고 말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부부 사이에 통상 말싸움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한 표현을 사용한 것일 뿐이지 협박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오히려 부인이 딸을 이용해 돌발적이고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며 영상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반면 검찰 측은 류씨가 부인의 뺨을 때리는 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8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다음 재판에서는 검찰 측이 제시한 파일을 재생해 류씨가 부인을 폭행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류씨는 부인 조씨의 동의 없이 조씨 소유의 벤츠 승용차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고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부인의 위치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다. 또 부부싸움 과정에서 부인을 폭행·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류씨와 조씨는 지난해 3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다.
류시원
폭행
협박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
부부싸움
신소영 기자
2013-06-2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부부강간죄' 대법원 판례 변경 의미와 파장은
부부간에도 강제로 성관계를 하면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오자 법조계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6일 흉기로 부인을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특수강간 등)로 기소된 강모(45)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4788)에서 징역 3년6월에 신상정보공개 7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성식(45·사법연수원 24기) 대법원 공보관은 "이번 판결은 법률상 처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와 양성 평등 사회를 지향하며, 혼인과 성에 관한 시대변화의 조류와 보조를 같이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손정혜(31·37기)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도 "강간죄 대상에서 배우자를 제외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당연한 판결"이라며 "가정폭력 문제에는 성폭력도 포함되고 있으므로 뒤늦게나마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환영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우자간 성관계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져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형법상 강간죄의 대상인 '부녀'에 법률상 배우자도 포함되는지를 놓고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강간죄 객체인 부녀에는 '처(妻)'도 포함"= 이번 판결은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배우자에 대한 강간죄를 인정한 첫 사례다. 종전에도 부부간 강간을 인정한 사례(2008도8601)가 있긴 하지만, 이혼을 하기로 합의가 되는 등 실질적인 부부관계라고 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강간죄를 처벌하는 형법 제297조상의 '부녀'란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기혼이든 미혼이든 불문하는 여자를 말한다"며 "형법이 법률상 처를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배우자가 강간죄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부부 사이에는 민법상 동거의무가 인정되고, 여기에는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가 포함되지만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므로 폭행이나 협박에 의해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하는 것은 부부간 의무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인정될 때에는 남편이 아내와 강제로 성관계했더라도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종래의 대법원 판례(70도29)를 변경했다. 유럽에서는 부부강간죄를 인정하는 국가가 많다. 미국이나 영국은 1960년대까지 '배우자 강간면책'을 인정해 왔으나, 미국은 1984년, 영국은 1991년 판결에 의해 이 이론을 폐기했다. 독일은 1997년 형법을 개정해 배우자 강간을 인정했다. 프랑스는 오히려 부부 강간을 일반 강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다. 이웃 일본은 아직 배우자 강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설과 판례의 태도다. ◇부부강간 신고사례 증가 예상, 가사사건에도 영향 줄 듯= 그동안 배우자 강간이 사법심사 대상이 된 것은 1970년 대법원 판결을 포함해 5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드러나지 않은 범죄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부부간 강간범죄가 발생해 피해자가 고소를 해도 강간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판결이 없어 수사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로 피해 당사자는 물론 수사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형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지만, 가사·민사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혼가정이 증가하고, 민사사건에서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사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다른 변호사는 "부부 강간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폭행, 협박 등의 행위가 있다면 이혼사유가 됐지만, 폭행이나 협박보다 중범죄인 강간죄가 인정된다면 이혼소송은 물론 위자료를 청구하는 면에서도 피해자인 여성 배우자가 한층 유리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섭(38·33기) 이혼사건 전문 변호사도 "부부강간이 인정된다면 일반적인 사례보다는 위자료 액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는 위자료 지급 상한이 있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변호사는 "그동안 이혼사건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의 간통을 형사고소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간통 대신 강간을 주장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이 사건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섰던 김혜정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이혼을 원하는 배우자가 있다면 강간죄가 성립하기 전에도 폭행이나 협박을 이혼사유로 삼았기 때문에 이혼가정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유리하기 위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강간죄는 강압적인 성교에 불법성이 있는 범죄이기 때문에 민사상 문제가 불거진다고 해도 이것을 부작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오히려 부당한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부부간 강간 '친족 강간'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나= 다음달 18일 시행에 들어가는 개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법)은 가중처벌되는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처벌 대상에 '동거하는 친족'을 추가했다. 일반 강간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지만, 성폭력법상 친족간 강간죄는 법정형이 7년 이상으로 훨씬 올라간다. 7년 이상의 법정형은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3년6월의 형을 선고받게 되므로,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 동거하는 친족에 배우자가 포함된다면 배우자 강간이 일반 강간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되는 불균형이 생기는 셈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문리상 '동거하는 친족'에는 배우자가 포함된다고 봐야겠지만, 법 개정 취지가 배우자를 가중처벌하려는 것인지는 이후 사건이 들어왔을 때 법원이 해석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공개변론에서도 민일영(57·10기) 대법관은 배우자 강간을 인정하게 되면 처벌의 불균형이 생기게 되는 점을 지적한 뒤 참고인에게 의견을 물었고, 양승태 대법원장은 "국회에서 할 일을 참고인에게 물을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을 할 때 양형단계에서 처벌상 불균형이 있다는 점을 참작할 수는 있지만 엄연히 법정형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입법을 통해 문제가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부부강간죄
성적자기결정권
배우자강간
친족강간
성폭력법
좌영길 기자
2013-05-20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대법원 '부부 강간죄' 공개 변론 "갑론을박"
동거 의무가 있는 배우자를 폭행이나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를 하면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부부 강간죄의 성립 여부를 두고 대법원에서 전례 없는 공방이 벌어졌다. 대법원은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부인을 흉기로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 등)로 기소된 A(45)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4788)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형법 제297조는 강간죄 대상을 '부녀'로 규정하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사람'으로 개정됐을 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은 사실상 이혼 상태인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인정한 적은 있지만 정상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부부간 강간죄를 인정한 적은 없다. 이날 대법정에서는 피고인 A씨의 변호인인 신용석(55·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와 이건리(50·16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불꽃튀는 논쟁을 벌였다. 참고인으로는 피고인 측에서 윤용규 강원대 교수가, 검찰 측에서는 김혜정 영남대 로스쿨 교수가 나와 전문가 의견을 진술했다. ◇"부부간 동거의무에는 강제 성관계 포함 안 돼"=A씨에게 유죄를 인정한 1·2심은 형법은 강간죄 대상을 '부녀'로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부부 사이에 성관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해도 강제로 성관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공개변론에 출석한 이 공판송무부장도 "처를 강간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법상 동거의무를 근거로 주장되는데, 민법상 동거의무는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의 강간을 수인해야 할 것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강간죄 대상에서 처를 제외한다면 헌법상 보장되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의 원칙을 침해할 수 있다"며 "강간죄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는 범죄로, 부부관계를 이유로 처를 강간죄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사회가 보호의무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선 김 교수도 "결혼한 여성은 처 이전에 성적 결정권을 가지는 한 사람이고, 여성이 결혼과 동시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기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부사이의 강간도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의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고, 강간죄의 대상에 법률상의 처를 인정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부부관계를 자유로운 선택행위로 전환하는 제도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벌보다 가정 보호 먼저"= 하지만 신 변호사는 배우자를 강간죄 대상으로 삼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강조하며 반론을 펼쳤다. 그는 "강간죄 구성요건 중 '부녀'개념에 법률상 처가 포함되느냐의 문제는 형법 해석의 문제이지 입법 정책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부강간이 인정된다면 대부분의 이혼사건에서 강간이 주장될 것이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부강간의 특성상 남녀 진술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실체적 발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형사통계에서 사기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민사의 형사화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런 맥락에서 부부강간죄가 인정되면 형사통계 수위를 강간죄가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이 부부간 강간죄 인정을 위해 실질적 혼인관계를 요구한 것은 이러한 고민에 의한 것인데, 60년간 법률조항 변경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부부강간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참고인인 윤 교수는 2009년 부산지법에서 부부강간을 인정하자 자살한 피고인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이 사안은 구성요건을 확장할 문제가 아니라 치료와 교육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초기에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가 형법이 모든 걸 떠맡게 된다면 형법 이전에 사회정책을 찾는 노력없이 처벌이 강화돼 신 응보형주의라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일영 대법관, '처벌 불균형 문제' 우려도=당사자와 참고인 진술이 끝난 후 대법관들의 질의와 답변이 이뤄지면서 대법정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이 사건 주심인 신영철 대법관은 "남편으로부터 야만적인 성행위를 당한 부인이 수사기관에 신고한 다음, 자식들이나 자기 장래를 생각해 가정을 유지해야 하겠다고 생각이 바뀌어서 가정을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에도 남편을 처벌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 공판송무부장은 "가정폭력 사건을 일반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다루는 방법이 있으므로, 반드시 피고인을 구속하거나 가정을 해체하는 쪽으로 강간죄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가정폭력 사건에서 사건의 성질과 동기, 행위자의 성향 등을 고려해 형사처벌이 아닌 접근제한, 친권제한, 사회봉사와 수강명령 등의 보호처분을 통해 가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보호사건'제도를 두고 있다. 이상훈 대법관도 "그릇이 금간 경우 새로 떼워서 쓸 것인지, 버리고 새로 사서 써야 할 것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폭력있는 가정은 회복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좀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개별사안에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는 있고, 배우자를 강간하는 가정이 실질적으로 건강한 가정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가정유지를 원한다면 보호조치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강간죄의 객체에서 배우자를 배제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신 변호사는 "현재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은데, 국가에게는 혼인 파탄을 막아야 할 의무도 있다"며 "부부강간의 현상이 존재한다고 해서 형벌이 부부 침실에 들어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양창수 대법관이 "부부강간죄가 인정되면 형사사건을 통해 가사나 민사 사건에서 유리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얘길 많이 한다"고 하자 김 교수는 "이혼을 원하는 부부가 있다면 강간 성립 이전에 폭행·협박만으로도 이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혼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고,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악용될 소지가 있겠지만 강간죄는 강압적인 성교에 불법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민사상 문제가 불거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부작용이라고 보는 시각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민일영 대법관은 부부강간죄를 인정할 경우 처벌의 불균형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내도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고 이게 침해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처벌돼야 한다는 것이 부부강간을 인정하자는 입장인데, 친족간 성폭력은 가중처벌하도록 돼 있어 처를 강간하면 일반 형법조항이아닌 성폭력특례법이 적용돼 양형상 심한 불균형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이 부분에 대해 답변을 머뭇거리자 재판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은 "국회에서 할 일을 참고인에게 물을 수는 없다"며 질의 응답 순서를 마쳤다. 양 대법원장은 공개변론을 마치며 "대법원은 오늘 나타난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해 최선의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공개변론은 가정 내 부부관계의 특수성, 부부간 성의 의미와 기능, 배우자 강간죄가 인정될 경우 부부와 가족관계에 미치게 될 변화와 영향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부부강간
동거의무
특수강간
부녀
보호의무
실질적혼인관계
좌영길 기자
2013-04-22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우발적 살인에 전자발찌 착용 부당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사귀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40대 남성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해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임성근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2013노291).다만 1심 재판부가 1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부분을 파기하고,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심리적인 고통을 받던 중 살인이라는 범행을 저질렀고, 자살을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해도 인간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가는 범행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가 폭력 전과가 있지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았다"며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와 함께 죽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에서 저지른 범행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우발적인 범행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 대한 살인 범죄의 재범을 예견하기는 어렵다"며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KORAS-G) 적용 결과 다시 재범을 저지를 위험성이 '고(高)'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평가 결과는 일반적인 재범 위험성을 의미하는 것이지 살인 범죄의 위험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2년 넘게 사귀어온 50대 여성의 이별 통보에 상심한 A씨는 자신이 준 추석 선물마저 거절당하자 모멸감을 느끼고 피해자를 살해한 후 자신도 목숨을 끊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피해자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눠보려 했으나 거부당하자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지르고 자신의 손목에 깊은 상처를 내 많은 피를 흘렸으나 목숨을 건졌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동부지법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우발적살인
전자발찌
폭력전과
살인
자살시도
이별통보
김승모 기자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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