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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지나친 교육열'로 아이 다그쳐 불화… 법원 "이혼하라"
지나친 교육열로 아이를 다그치는 아내와 불화를 겪다 이혼소송을 낸 남편이 승소했다. A(44)씨와 B(42·여)씨는 2003년 6월 결혼해 2005년 딸을 낳았다. 사립초등학교 교사인 아내 B씨는 교육비를 줄일 수 있고 일을 하면서도 늦게까지 돌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딸을 자신이 일하는 학교에 입학시켰다. 주말부부 생활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 아내의 양육방식을 잘 알지 못했던 남편 A씨는 지인들로부터 아내의 교육열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게 됐다. 주말부부 생활을 정리하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아내의 양육방식을 직접 보게 된 A씨는 여러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아내 B씨는 자신의 방식을 고수했다. B씨는 아이를 새벽 3,4시까지 재우지 않고 공부를 시키고, 아이에게 "그러니까 너보고 돌이라는거야, 울지도 마. 학교에서 죽도로 맞아봐" 등의 폭언을 했다. 또 아이에게 정규수업과 방과후 학습 외에도 학습지 교육과 피아노·수영·태권도 학원 수강을 추가로 시켰다. 아이는 새벽 3,4시까지 공부를 하지 않는 날에도 대부분 밤 12시나 새벽 1시가 되어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B씨는 A씨 가족의 학력이 낮다면서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말들을 종종 했는데, 이는 두 사람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참다 못한 A씨는 "거듭된 만류에도 교육이라는 명분 하에 딸을 새벽 늦게까지 공부시키고 이를 제지하면 큰소리를 치거나 욕을 했다"며 "계속해서 무시를 당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A씨는 또 아내의 과도한 교육 강요로 딸이 지쳐있으니 딸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자신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남편과 사소한 교육관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경쟁사회에서 딸에게 공부를 시키는 것은 부모로서의 의무이고, 그 의무를 다하고 있으므로 교육관 차이를 이유로 이혼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김태우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양육자 지정소송에서 최근 "두 사람은 이혼하고, A씨를 아이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아이가 B씨의 과도한 교육열을 따르는데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는데도 A씨와 B씨 사이에 양육 및 교육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두 사람이 장기간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B씨의 모욕적인 말들로 A씨가 상당한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결국 각방까지 쓰고 있는데도 B씨는 사소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 사이에 신뢰와 애정이 남아 있다 보기 어려워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혼인 파탄의 경위와 현재까지 아이에 대한 양육문제 등을 고려할 때 A씨를 딸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딸의 성장을 위해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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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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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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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권자
신지민 기자
2016-02-19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잔혹한 데이트 폭력'… 대법원 잇따라 중형 확정
사귀던 여성과 다투다 격분해 살인 등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에게 대법원이 잇따라 중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내연녀를 흉기로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된 중고차 매매업자 김모(36)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12130). 김씨는 2014년 6월 부산에 있는 내연녀 A(30)씨의 집에서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뒤 A씨의 남자관계 등을 이유로 다투다 흉기로 A씨를 공격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다행이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한쪽 눈을 잃는 등 큰 장애를 안게 됐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30년과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을 선고했다. 2심은 "김씨가 필로폰 과다 투약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합의금으로 3억원을 지급하는 등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징역 20년으로 감형했다. 검사는 상고하지 않았지만 김씨는 "심신미약이 아니라 정신착란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였으므로 형을 더 깎아달라"며 상고했다. 대법원 같은 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부녀인 내연녀의 집에 찾아가 난동을 부리다가 출동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윤모(37)씨에게도 최근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15418). 재판부는 "윤씨가 범행 당시 과도한 음주와 알코올 의존 증후군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범행으로 나아간 것에 불과할 뿐 심신장애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도 내연녀가 잘 만나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신모(46)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14859). 신씨는 범행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의 휴대전화 기록 등을 조작해 사건을 숨기려고 한 혐의도 받았다. 신씨는 법정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짓이고 평소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 피해자의 관심을 갈구하다 일어난 일"이라며 감형해 달라고 상소를 거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데이트폭력
살인미수
내연녀
심신미약
음주
알콜의존
사체은닉
홍세미 기자
2015-12-15
이혼·남녀문제
[판결] 임신중절 조건으로 혼인 약정서 작성했다면
남성이 여성에게 '혼인 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써줬더라도 여성이 임신중절수술을 받게 할 목적으로 했다면 진정한 혼인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약혼이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0년 5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최모(21·여)씨는 친구들과 부산 서면에서 석모(27)씨 일행을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이날 최씨와 석씨는 성관계를 했고, 이후 가출한 최씨는 3~4번 석씨를 더 만나 성관계를 했다. 몇달 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자신이 최씨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최씨의 어머니는 석씨를 만나 "내 딸을 책임지라"고 요구했고, 석씨는 "일단 낙태수술을 받자"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 어머니는 혼인을 하겠다는 각서를 써줘야 수술을 받게 하겠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석씨는 '내년 5월까지 혼인하기로 약정하고 이를 어길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위자료 2억원을 준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고, 최씨는 낙태수술을 했다. 그러나 수술이 끝난 뒤 석씨는 최씨의 연락을 피했다. 최씨는 "일방적으로 약혼을 파기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김문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4일 최씨가 석씨를 상대로 낸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석씨는 최씨에게 1000만원만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약혼이 성립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을 하겠다는 진실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혼인 의사가 있었다면 굳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던 점, 피고가 혼인할 의사 없이 낙태시킬 목적으로 혼인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점 등을 볼 때 약정서만으로 장차 혼인을 하겠다는 진실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약혼 파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해 원고가 원치 않던 임신을 하도록 하고, 혼인 약정서를 작성해 원고를 안심하게 한 뒤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한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약정서에서 정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다만 2억원의 손해배상금은 과도해 공서양속에 반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원만 주라"고 밝혔다.
진정한혼인의사
약혼성립
임신중절수술
공서양속에반한
불법행위손해배상금
이장호
2015-01-07
이혼·남녀문제
[판결] 낙태시키려 '혼인 각서' 작성해줬더라도
남성이 여성에게 '혼인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써줬더라도 여성이 임신중절수술을 받게 할 목적으로 했다면 진정한 혼인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약혼이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0년 5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최모(21·여)씨는 친구들과 부산 서면에서 석모(27)씨 일행을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이날 최씨와 석씨는 성관계를 했고, 이후 가출한 최씨는 3~4번 석씨를 더 만나 성관계를 했다. 몇달 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자신이 최씨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최씨의 어머니는 석씨를 만나 "내 딸을 책임지라"고 요구했고, 석씨는 "일단 낙태수술을 받자"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 어머니는 약혼을 하겠다는 각서를 써줘야 수술을 받게 하겠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석씨는 '내년 5월까지 혼인하기로 약정하고 이를 어길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위자료 2억원을 준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고, 최씨는 낙태수술을 했다. 그러나 수술이 끝난 뒤 석씨는 최씨의 연락을 피했다. 최씨는 "일방적으로 약혼을 파기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김문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4일 최씨가 석씨를 상대로 낸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석씨는 최씨에게 1000만원만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약혼이 성립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을 하겠다는 진실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혼인 의사가 있었다면 굳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던 점, 피고가 혼인할 의사 없이 낙태시킬 목적으로 혼인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점 등을 볼 때 약정서만으로 장차 혼인을 하겠다는 진실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약혼 파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해 원고가 원치 않던 임신을 하도록 하고, 혼인 약정서를 작성해 원고를 안심하게 한 뒤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한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약정서에서 정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다만 2억원의 손해배상금은 과도해 공서양속에 반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원만 주라"고 밝혔다.
진정한혼인의사
약혼성립
임신중절수술
공서양속에반한
불법행위손해배상금
이장호 기자
2015-01-02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무서운 아내 "27살과 바람 났으니 망치로 27대"
바람 핀 의사 남편의 성기를 구둣발로 차고 거액의 위자료를 요구한 아내가 거액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가 일부만 승소했다. A(31)씨는 대학 부속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는 남편 B(32)씨의 외도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던 B씨와 결혼하면서 집값과 외제차값, B씨의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해줬는데 배은망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A씨의 성형수술 문제, 시댁에 대한 경제적 지원 문제 등으로 자주 다퉈 사이가 좋지 않긴 했지만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 바람까지 피울줄은 몰랐다. 분노에 찬 A씨는 B씨에게 "외도의 상대방의 나이가 27살이니, 자해를 하고 27바늘을 꿰매면 외도를 용서해주겠다"고 말했다. B씨는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조교수를 통해 아내의 요구를 들어줬으나 용서는 받지 못했다. 분이 풀리지 않은 A씨는 부츠를 신고 B씨의 성기를 발로 차거나 망치로 성기를 27대 때리기도 했다. 이 부부는 결국 결혼한 지 22개월 만에 갈라섰다. A씨는 거액의 위자료도 요구했다. 매달 군입대할 때까지는 600만원, 군의관으로 입대하면 10만원, 공중보건의로 재직하면 300만원, 제대 후 전문의 15년차까지는 700만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B씨가 약속을 어기자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이정호 부장판사)는 23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약속한 위자료 13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낸 약정금 청구소송(2013가합5524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A씨의 청구금액은 지나치게 과도하므로 이 가운데 1억6231만여원만 지급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의 외도사실을 알고 난 후 '용서를 받고 싶으면 상간녀의 나이 만큼 자해를 하고 꿰매라'는 요구를 하거나 신발과 망치로 B씨의 성기 부분을 때리는 등 사회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였다"며 "약정금 합의 당시 B씨는 A씨로부터 자해 요구를 받았고, 성기 부분을 폭행당하는 등으로 인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B씨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나이, 직업, 사회경험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급박한 곤궁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혼
위자료
약정금청구
불공정한법률행위
외도
홍세미 기자
2014-10-28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형법학자 10명중 8명 "부부강간죄 인정해야"
'부부강간죄'를 인정한 첫 판결에 대해 형법학자 10명 중 8명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신문이 19일 국내 형법학자 32명을 대상으로 긴급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8.1%에 해당하는 25명이 이번 부산지법 판결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결 결론에 반대하는 교수는 7명으로 21.9%를 차지했다. 찬성론자들은 현행법상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아내 등 '혼인중의 부녀'를 포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강간죄의 보호법익인 성적자기결정권이 혼인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일부 교수는 부부간 성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제한적 해석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부부간 문제에 형법이 개입할 경우 개인사생활에 대한 침해는 물론 부부간 신뢰관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남편에 대한 보복과 이혼과정에서 유리한 재산분배를 받을 목적으로 부부강간을 빌미로 고소를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 사건 피고인이 언론보도 이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공소기각 결정으로 종결되겠지만, 부부강간죄에 대한 법학계의 논란은 여전히 남게 됐다. ◇ 부산지법 부부강간 첫 인정=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외국인 아내 V(24)씨를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상 특수강간)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08고합808). 재판부는 "타국에서 힘들고 외로운 처지에 놓인 아내를 사랑으로 보살펴야 함에도 갖은 고초를 겪게 하고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무시해 폭력적으로 강간한 것이므로 법 적용에 문제가 없다"며 "형법상 '부녀'에 '혼인중인 부녀'가 제외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강간죄의 보호법익이 여성의 '정조'가 아닌 인격권에 해당하는 '성적 자기결정권'인 만큼 아내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서울중앙지법이 아내에 대한 강제추행을 인정한 사례(2003고합1178)가 있지만, 법률상 부부 사이에 부부강간을 정면으로 인정한 것은 이 판결이 처음이다. 대법원도 지난 1970년 "처가 다른 여자와 동거하고 있는 남편을 상대로 간통죄 고소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후 부부간에 다시 새 출발을 하기로 약정하고 간통죄 고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설령 남편이 폭력으로서 강제로 처를 간음하였다 하더라도 강간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판시(☞70도29), 부부강간죄를 부정하고 있다. ◇ 형법학자 10명중 8명, 부부강간 인정해야=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10명중 8명에 해당하는 학자들이 부부강간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성돈 성균관대 교수는 "현행법상 강간죄의 객체는 '부녀'라고만 규정되어 있어 아내를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법익도 과거에는 '정조'였지만 지금은 '성적자기결정권'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 견해"라며 "누구라도 이를 침해하면 강간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중앙대 교수는 "민법상 부부간 동거의무는 정상적인 성생활을 요구하는 범위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라며 "폭행과 협박을 동원한 부부간의 강제 성관계는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이상원 서울대 교수는 "혼인의사는 성교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 언제나 성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설령 그런 권리가 있더라도 불법한 방법으로 (강요)했을 때는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영근 한양대 교수는 "기존의 대법원판례가 부부강간죄를 부정하는 입장이었지만 세월이 변하면 시대의 입장도 달라진다"며 "부부강간죄를 오남용하는 사례가 걱정되긴 하지만 시대 흐름상 부부강간죄가 일반화 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병선 청주대 교수는 "부부간의 특수성에서 발생하는 권리와 의무는 매우 추상적이고 불투명한 권리인 반면 성적자기결정권은 현행법상 분명히 도출되는 권리"라며 "성적자기결정권은 동거의 의무에서 발생하는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보다 우월한 것이어서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호 경상대 교수는 "우리사회는 종래 가부장적 가족공동체로 남성중심의 폭력적 위계구조였다"며 "뿌리깊은 불평등 구조를 바꿔나가야 하며 부부강간 역시 남녀평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성입장을 밝힌 학자들 중 일부는 부부간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호진 단국대 교수는 "강간죄 객체에서 혼인중의 부녀를 제외하는 것은 문리해석에 반한다"면서도 "부부간 성관계의 은밀성과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제한적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부강간죄를 인정하더라도 형식적으로만 남은 부부관계 즉 이혼소송 중이거나 별거중인 경우에 한정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 사생활 간섭, 오남용 우려 반대의견도= 부부강간죄 인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응답자들은 주로 사생활 침해와 오남용 우려를 근거로 들었다. 강간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나 가정폭력 관련 특별법으로 처벌 및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오경식 강릉대 교수는 "대법원판결이 나온 1970년 이후 상황변화가 없었고 구성요건 개정도 없었으며, 특히 강간죄의 객체와 관련한 판례의 변경도 없었다"며 "가정문제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과도한 일이며 (강간죄가 아닌) 현행 가정폭력 관련 특별법과 강제추행죄로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송광섭 원광대 교수는 "실무에서 경험한 부부강간사례는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각각의 경우마다 전후 사정을 신중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용규 강원대 교수도 "이번 사건의 경우 폭행과 협박이 과도했던 것이 판결의 이유인 듯 한데 이번 판결을 너무 일반화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박광섭 충남대 교수는 "강간죄의 부녀개념에 아내까지 포함하는 것은 우리 정서상 문제가 있다"며 "가정의 가치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부부강간죄 인정은 시기상조이며 부부간의 성관계를 성적대립관계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부부강간을 이유로 한 고소가 파경에 놓여 있는 부부간에서 감정적 보복수단이나 이혼시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남용될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법학자
부부강간
성적자기결정권
보호법익
객체
강제추행
가정폭력
김재홍 기자
200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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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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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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