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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강간죄' 대법원 판례 변경 의미와 파장은
부부간에도 강제로 성관계를 하면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오자 법조계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6일 흉기로 부인을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특수강간 등)로 기소된 강모(45)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4788)에서 징역 3년6월에 신상정보공개 7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성식(45·사법연수원 24기) 대법원 공보관은 "이번 판결은 법률상 처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와 양성 평등 사회를 지향하며, 혼인과 성에 관한 시대변화의 조류와 보조를 같이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손정혜(31·37기)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도 "강간죄 대상에서 배우자를 제외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당연한 판결"이라며 "가정폭력 문제에는 성폭력도 포함되고 있으므로 뒤늦게나마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환영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우자간 성관계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져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형법상 강간죄의 대상인 '부녀'에 법률상 배우자도 포함되는지를 놓고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강간죄 객체인 부녀에는 '처(妻)'도 포함"= 이번 판결은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배우자에 대한 강간죄를 인정한 첫 사례다. 종전에도 부부간 강간을 인정한 사례(2008도8601)가 있긴 하지만, 이혼을 하기로 합의가 되는 등 실질적인 부부관계라고 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강간죄를 처벌하는 형법 제297조상의 '부녀'란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기혼이든 미혼이든 불문하는 여자를 말한다"며 "형법이 법률상 처를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배우자가 강간죄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부부 사이에는 민법상 동거의무가 인정되고, 여기에는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가 포함되지만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므로 폭행이나 협박에 의해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하는 것은 부부간 의무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인정될 때에는 남편이 아내와 강제로 성관계했더라도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종래의 대법원 판례(70도29)를 변경했다. 유럽에서는 부부강간죄를 인정하는 국가가 많다. 미국이나 영국은 1960년대까지 '배우자 강간면책'을 인정해 왔으나, 미국은 1984년, 영국은 1991년 판결에 의해 이 이론을 폐기했다. 독일은 1997년 형법을 개정해 배우자 강간을 인정했다. 프랑스는 오히려 부부 강간을 일반 강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다. 이웃 일본은 아직 배우자 강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설과 판례의 태도다. ◇부부강간 신고사례 증가 예상, 가사사건에도 영향 줄 듯= 그동안 배우자 강간이 사법심사 대상이 된 것은 1970년 대법원 판결을 포함해 5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드러나지 않은 범죄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부부간 강간범죄가 발생해 피해자가 고소를 해도 강간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판결이 없어 수사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로 피해 당사자는 물론 수사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형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지만, 가사·민사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혼가정이 증가하고, 민사사건에서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사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다른 변호사는 "부부 강간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폭행, 협박 등의 행위가 있다면 이혼사유가 됐지만, 폭행이나 협박보다 중범죄인 강간죄가 인정된다면 이혼소송은 물론 위자료를 청구하는 면에서도 피해자인 여성 배우자가 한층 유리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섭(38·33기) 이혼사건 전문 변호사도 "부부강간이 인정된다면 일반적인 사례보다는 위자료 액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는 위자료 지급 상한이 있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변호사는 "그동안 이혼사건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의 간통을 형사고소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간통 대신 강간을 주장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이 사건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섰던 김혜정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이혼을 원하는 배우자가 있다면 강간죄가 성립하기 전에도 폭행이나 협박을 이혼사유로 삼았기 때문에 이혼가정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유리하기 위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강간죄는 강압적인 성교에 불법성이 있는 범죄이기 때문에 민사상 문제가 불거진다고 해도 이것을 부작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오히려 부당한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부부간 강간 '친족 강간'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나= 다음달 18일 시행에 들어가는 개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법)은 가중처벌되는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처벌 대상에 '동거하는 친족'을 추가했다. 일반 강간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지만, 성폭력법상 친족간 강간죄는 법정형이 7년 이상으로 훨씬 올라간다. 7년 이상의 법정형은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3년6월의 형을 선고받게 되므로,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 동거하는 친족에 배우자가 포함된다면 배우자 강간이 일반 강간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되는 불균형이 생기는 셈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문리상 '동거하는 친족'에는 배우자가 포함된다고 봐야겠지만, 법 개정 취지가 배우자를 가중처벌하려는 것인지는 이후 사건이 들어왔을 때 법원이 해석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공개변론에서도 민일영(57·10기) 대법관은 배우자 강간을 인정하게 되면 처벌의 불균형이 생기게 되는 점을 지적한 뒤 참고인에게 의견을 물었고, 양승태 대법원장은 "국회에서 할 일을 참고인에게 물을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을 할 때 양형단계에서 처벌상 불균형이 있다는 점을 참작할 수는 있지만 엄연히 법정형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입법을 통해 문제가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부부강간죄
성적자기결정권
배우자강간
친족강간
성폭력법
좌영길 기자
2013-05-20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대법원 '부부 강간죄' 공개 변론 "갑론을박"
동거 의무가 있는 배우자를 폭행이나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를 하면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부부 강간죄의 성립 여부를 두고 대법원에서 전례 없는 공방이 벌어졌다. 대법원은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부인을 흉기로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 등)로 기소된 A(45)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4788)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형법 제297조는 강간죄 대상을 '부녀'로 규정하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사람'으로 개정됐을 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은 사실상 이혼 상태인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인정한 적은 있지만 정상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부부간 강간죄를 인정한 적은 없다. 이날 대법정에서는 피고인 A씨의 변호인인 신용석(55·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와 이건리(50·16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불꽃튀는 논쟁을 벌였다. 참고인으로는 피고인 측에서 윤용규 강원대 교수가, 검찰 측에서는 김혜정 영남대 로스쿨 교수가 나와 전문가 의견을 진술했다. ◇"부부간 동거의무에는 강제 성관계 포함 안 돼"=A씨에게 유죄를 인정한 1·2심은 형법은 강간죄 대상을 '부녀'로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부부 사이에 성관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해도 강제로 성관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공개변론에 출석한 이 공판송무부장도 "처를 강간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법상 동거의무를 근거로 주장되는데, 민법상 동거의무는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의 강간을 수인해야 할 것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강간죄 대상에서 처를 제외한다면 헌법상 보장되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의 원칙을 침해할 수 있다"며 "강간죄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는 범죄로, 부부관계를 이유로 처를 강간죄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사회가 보호의무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선 김 교수도 "결혼한 여성은 처 이전에 성적 결정권을 가지는 한 사람이고, 여성이 결혼과 동시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기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부사이의 강간도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의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고, 강간죄의 대상에 법률상의 처를 인정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부부관계를 자유로운 선택행위로 전환하는 제도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벌보다 가정 보호 먼저"= 하지만 신 변호사는 배우자를 강간죄 대상으로 삼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강조하며 반론을 펼쳤다. 그는 "강간죄 구성요건 중 '부녀'개념에 법률상 처가 포함되느냐의 문제는 형법 해석의 문제이지 입법 정책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부강간이 인정된다면 대부분의 이혼사건에서 강간이 주장될 것이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부강간의 특성상 남녀 진술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실체적 발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형사통계에서 사기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민사의 형사화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런 맥락에서 부부강간죄가 인정되면 형사통계 수위를 강간죄가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이 부부간 강간죄 인정을 위해 실질적 혼인관계를 요구한 것은 이러한 고민에 의한 것인데, 60년간 법률조항 변경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부부강간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참고인인 윤 교수는 2009년 부산지법에서 부부강간을 인정하자 자살한 피고인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이 사안은 구성요건을 확장할 문제가 아니라 치료와 교육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초기에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가 형법이 모든 걸 떠맡게 된다면 형법 이전에 사회정책을 찾는 노력없이 처벌이 강화돼 신 응보형주의라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일영 대법관, '처벌 불균형 문제' 우려도=당사자와 참고인 진술이 끝난 후 대법관들의 질의와 답변이 이뤄지면서 대법정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이 사건 주심인 신영철 대법관은 "남편으로부터 야만적인 성행위를 당한 부인이 수사기관에 신고한 다음, 자식들이나 자기 장래를 생각해 가정을 유지해야 하겠다고 생각이 바뀌어서 가정을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에도 남편을 처벌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 공판송무부장은 "가정폭력 사건을 일반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다루는 방법이 있으므로, 반드시 피고인을 구속하거나 가정을 해체하는 쪽으로 강간죄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가정폭력 사건에서 사건의 성질과 동기, 행위자의 성향 등을 고려해 형사처벌이 아닌 접근제한, 친권제한, 사회봉사와 수강명령 등의 보호처분을 통해 가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보호사건'제도를 두고 있다. 이상훈 대법관도 "그릇이 금간 경우 새로 떼워서 쓸 것인지, 버리고 새로 사서 써야 할 것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폭력있는 가정은 회복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좀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개별사안에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는 있고, 배우자를 강간하는 가정이 실질적으로 건강한 가정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가정유지를 원한다면 보호조치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강간죄의 객체에서 배우자를 배제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신 변호사는 "현재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은데, 국가에게는 혼인 파탄을 막아야 할 의무도 있다"며 "부부강간의 현상이 존재한다고 해서 형벌이 부부 침실에 들어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양창수 대법관이 "부부강간죄가 인정되면 형사사건을 통해 가사나 민사 사건에서 유리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얘길 많이 한다"고 하자 김 교수는 "이혼을 원하는 부부가 있다면 강간 성립 이전에 폭행·협박만으로도 이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혼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고,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악용될 소지가 있겠지만 강간죄는 강압적인 성교에 불법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민사상 문제가 불거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부작용이라고 보는 시각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민일영 대법관은 부부강간죄를 인정할 경우 처벌의 불균형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내도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고 이게 침해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처벌돼야 한다는 것이 부부강간을 인정하자는 입장인데, 친족간 성폭력은 가중처벌하도록 돼 있어 처를 강간하면 일반 형법조항이아닌 성폭력특례법이 적용돼 양형상 심한 불균형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이 부분에 대해 답변을 머뭇거리자 재판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은 "국회에서 할 일을 참고인에게 물을 수는 없다"며 질의 응답 순서를 마쳤다. 양 대법원장은 공개변론을 마치며 "대법원은 오늘 나타난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해 최선의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공개변론은 가정 내 부부관계의 특수성, 부부간 성의 의미와 기능, 배우자 강간죄가 인정될 경우 부부와 가족관계에 미치게 될 변화와 영향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부부강간
동거의무
특수강간
부녀
보호의무
실질적혼인관계
좌영길 기자
2013-04-22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아이 데리고 간 외국인 아내 처벌해야 하나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포함해 공개변론을 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어린 자녀를 공동양육하는 부모 중 일방이 다른 일방과 협의하지 않고 자녀를 데리고 출국한 것을 미성년자 약취로 처벌할 수 있는가가 쟁점입니다. 공개변론은 생중계되고 있습니다.”(양승태 대법원장)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졌다. 곳곳에서 방송용 조명이 켜지고, 공중에서는 지미집(Jimmy Jib, 크레인을 이용해 공중촬영이 가능한 장비)카메라가 떠돌며 대법관들의 면면을 비췄다.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법정 공개변론이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순간이었다. 공개변론이 열린 사건은 13개월 된 자녀를 남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데리고 출국한 혐의(국외이송약취 등)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의 여성 A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4328)이었다. 이날 변론내용은 사법부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한국정책방송(K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대법원은 당초 인터넷 중계만을 고려해 20분 지연중계할 예정이었으나, 방송사가 중계에 참여하면서 생중계하기로 했다. 장내에는 300여명의 청중과 기자들이 방청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공판검사인 이건리(50·사법연수원16기)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미성년자 약취를 형법에 범죄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그 적용 여부를 임의로 선택한다는 것은 법치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실력 행사로 미성년 자녀를 임의로 데리고 나가 보호감독권을 침해하고 자녀 복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묵인한다면 사법부의 존재 이유도 무너지게 되므로 무죄를 선고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바로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A씨의 국선변호인인 김용직(58·12기) 변호사는 “아버지가 직장에 나가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13개월 된 아이를 그대로 두고 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A씨가 아이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았으므로 약취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측 참고인으로 곽민희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피고인 측 참고인으로 오영근 한양대로스쿨 교수가 출석해 각각 의견을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가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형법이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과 가정에 형법이 개입하지 않으면 인권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김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형법이 가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다만 지나치게 흉포하거나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벗어난 행위까지 놔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양창수 대법관이 “A씨가 약취죄로 기소됐는데 평화롭게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부 중 일방이 아이를 데리고 간 것을 과연 약취에서 요구하는 법이 허용하지 않는 유형력 행사라고 볼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곽 교수는 “A씨는 의사능력이 없는 영아를 데리고 갔으므로 사실상 힘의 행사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변론은 양 대법원장이 “제출된 모든 근거자료와 변론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 추후 기일을 정해 판결하겠다”고 선언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대법원을 방문한 나승철(36·35기)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그동안 공개변론이 일반인에 공개돼 있어도 선뜻 찾아가 방청하기가 여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며 “변론과정이 생중계돼 사법부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결혼
베트남여성
자녀약취
공개변론
인터넷중계
외국인아내
좌영길 기자
2013-03-2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행정사건
국정원 직원 급여는 비공개 정보 해당
국가정보원 직원의 급여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정보에 해당해 직원의 배우자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최근 국정원 직원인 남편의 급여와 퇴직금 내역을 공개하라며 오모(46)씨가 국정원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결정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14800)에서 "급여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는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우공제회가 적립해 지급하는 직원의 퇴직금 관련 정보에 대한 공개청구까지 거부(각하)한 것은 위법하다고 봐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단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정보원법이 국회에서도 국정원의 예산내역 공개를 제한하는 것은 정보활동의 비밀보장을 위한 것으로 그밖의 관계에서도 예산내역을 비공개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국정원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현금급여 및 월초수당은 국정원 예산집행내역의 일부로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고, 이는 현금급여 및 월초수당이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거나 정보공개 청구인이 해당 직원의 배우자라도 해도 달리볼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2008년 5월 남편과 이혼 소송을 하면서 국정원에 남편의 급여 및 퇴직금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국정원이 "급여에 대한 사항은 국가정보원법에 따라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국정원
직원급여
비공개정보
퇴직금내역
예산내역공개
이혼소송
정수정 기자
2010-12-30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단독친권자 사망때 다른 일방 친권부활은 문제"
이혼시 단독친권자로 정해진 부모의 일방이 사망했을 경우 생존한 부모의 친권이 자동으로 부활하도록 하고 있는 일명 '친권자동부활론'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상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사실상 부모일방의 친권자동부활을 관행처럼 인정하고 있는 법원 판결태도는 '자녀의 복리'와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 '친권 자동부활', 자녀를 부모 소유물로 본 것= 김상용 중앙대 법대 교수는 지난 9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열린 '친권법 개정방향 토론회'에서 "'친권자동부활론'은 결국 자녀를 여전히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관념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친권이 부활한다'고 말하기에 앞서 '친권의 부활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자녀 양육권을 가진 부모의 일방이 사망했을 경우 생존친의 의사를 묻지 않고 자동으로 친권을 부활시켰을 때 생존친이 실제로 친권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실제로 자녀를 보호·양육하고 있는 사람(조부모 등)이 후견인이 되는 것이 자녀의 복리라는 관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자동친권부활을 인정할 것이 아니라 생존친이 친권자가 되기를 원할 경우 민법 제909조6항의 친권자변경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고 후견인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미화 변호사도 "친권을 자동부활하고 있는 주요국가는 미국 정도 밖에 없다"며 "민법 제912조에서 정한 기준에 의해 친권행사의 제한 또는 정지를 받은 생존친에 대해 별다른 심판을 거치지 않고 친권을 자동부활시키는 것은 구체적 근거없는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 친권문제, 지나치게 재산과 결부돼 문제= 우리나라의 친권부활문제는 지나치게 자녀재산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지적 또한 제기됐다. 즉 자녀의 재산을 노리고 친권을 얻으려는 생존친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얼마전 아버지 일방이 사망해 재산을 상속받은 자녀의 부동산을 노린 어머니에 대해 대구지법이 친권상실판결을 내리기도 했다(☞2008느단2630, 본지 11면 참고). 이명숙 변호사도 "20년 넘게 이혼전문 변호사로 일해오면서 가난한 자녀, 부유하지 않은 자녀에 대해서는 친권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 너무 특정사건에 치우쳐 판단=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친권의 자동부활론이 불가피하며 그 외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다양한 의견들은 자녀복리를 완전히 만족시킬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홍창우 가정법원 판사는 "재판상 이혼이든 협의이혼이든 이혼시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를 정하는 방법이 통일돼 있지 않고 법원의 개입정도도 다양한 실정인데 이혼시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일방의 친권이 일률적으로 영구소멸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타당성과는 별개로 이혼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판사는 이어 "현재 친권당연부활설에 대한 비판은 故 최진실씨 사건과 같은 특정한 경우에만 너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현실과 법제 전반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결국은 자녀복리= 이명숙 변호사는 "부모보다 더 좋은 보호자는 없다는 기본전제에서 이런 자동부활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부모야 말로 가장 선량한 최선의 보호자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여러 갈등이 불거진 상태의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최선의 보호자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또 "가정법원의 친권자동부활에 대해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답습해오지는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입법으로 정해진 바도 없고 자녀의 복리에도 전면으로 배치되는 관행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되며 친권과 관련된 법을 전부 다 개정하고 그 과정에서 자녀의 의견청취규정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제기된 의견 및 개정방안은 좀 더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 입법안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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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권당연부활설
류인하 기자
200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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