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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황산 테러… "남편 회사는 책임 없어"
이혼을 요구했다가 남편으로부터 황산 테러를 당한 40대 여성이 남편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했다. 대기업 화학실험실에서 일하는 남편이 회사 황산을 몰래 빼내 일을 저질러 회사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성식 울산지법 민사3단독 판사는 지난 5일 윤모(49)씨가 남편 김모(53)씨의 직장인 대기업 H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2가단3139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민법 제760조2항이 교사자나 방조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긴 하지만, 이 경우의 과실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사가 직원인 김씨에게 화학실험실에서 황산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생길 수 있는 모든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당연히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고, 적어도 김씨가 화학실험실에서 취급하던 황산을 이용해 윤씨에게 상해를 가하리라는 점을 알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에 비로소 H사에 주의의무가 발생한다"면서 "H사가 이를 예측했거나 미리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집 화장실 변기가 막히자 이를 뚫기 위해 자신이 일하던 화학실험실에서 회사 몰래 황산 100㎖를 가져 나와 반을 변기에 부어 사용하고 나머지는 물에 희석해 등산용 물통에 담아 보관했다. 아내 윤씨가 김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김씨는 두달여 뒤인 같은해 6월 늦은 밤 우유배달을 하고 나오던 아내 윤씨에게 보관하고 있던 황산을 뿌려 눈과 얼굴, 머리와 허벅지 등에 전치 6주의 화상을 입혔다. 당시 김씨에게는 아내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윤씨는 H사가 황산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지 못해 사건을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1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한편 윤씨에게 황산을 뿌린 남편 김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윤씨가 김씨의 선처를 바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해 항소심에서 형이 징역 1년6월로 깎였다. 김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윤씨와 이혼하고 재산을 분할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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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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