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고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 가해자 배모(26)씨의 어머니 서모(52)씨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받아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재판장 하현국 부장판사)는 16일 피해 여학생에게 인격장애가 있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배포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서씨와 배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2012노2910).
성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확정됐던 아들 배씨는 2년 6월의 실형을 살게 될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배씨는 최근 보석허가를 받아 풀려난 상태다.
재판부는 "잘못된 행동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배씨의 용기 없는 행동과 이를 덮으려는 어머니의 그릇된 사랑이 합쳐져 이뤄진 범행"이라며 "다만 피해 여학생과 합의했고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는 등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고려해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배씨는 지난해 5월 피해자와 경기도 가평으로 여행을 갔다가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을 다른 의대생 2명과 함께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이 확정됐다(2012도2631).
배씨와 서씨는 강제추행사건에서 유리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에게 인격장애가 있어 사건이 부풀려졌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돌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서씨 모자가 인터넷 신문사에 강제추행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게재해, 피해자와 피해자의 부모가 성추행 사건으로 어떤 상황에 처하게 돼도 안중에 없다는 태도를 보여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며 두 사람에게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