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과 법무부의 징계에 이의가 있는 경우 곧바로 대법원에 즉시 항고토록 되어 있는 변호사법 제100조4·5·6항은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지난 2000년 6월29일에도 이번 헌재 결정과 같은 취지로 구 변호사법(2000.1.26. 개정 전) 제81조4·5·6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있었다.
그러나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 국회와 법무부 등은 이 법 조항을 개정치 않아 2000년 7월28일부터 시행된 현 변호사법 제100조4·5·6항도 변호사가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이의절차를 밟은 후 곧바로 대법원에 즉시 항고토록 된 변호사징계절차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변호사징계에 대한 변호사법 규정을 개정치 않고 있던 국회 등은 다시 한번 변호사징계에 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변호사법 제100조4·5·6항의 개정 의무를 지는 한편 그동안 이 법 조항을 개정치 않은 것에 대한 질책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또 변호사들은 대법원에 대한 즉시 항고만으로 징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앞으로는 징계에 대한 불복절차로 행정소송을 밟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한대현·韓大鉉 재판관)는 지난달 28일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변협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서 이의절차를 밟은 후 행정법원이나 고등법원의 심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에 즉시항고토록 하고 있는 변호사법 제100조4·5·6항은 '위헌'이라고 결정(2001헌가18)했다.
현행 변호사법 제100조4항은 법무부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불복이 있는 징계혐의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이내에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며 변호사의 징계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은 사실심 법원인 행정법원 및 고등법원의 심리를 받을 수 있음에 비하여 변호사징계에 대한 불복만은 이를 거치지 아니한 채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곧바로 법률심인 대법원으로 올라가 판단을 받도록 하고 있는 이 사건 변호사법 규정들은 헌법에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 청구인 이모 변호사는 99년 3월 의뢰인과 사이에 분쟁을 야기하는 등 변호사로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과태료 5백만원의 징계를 받고 불복,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2000년 6월 대법원에 즉시항고 하는 한편 서울행정법원에 징계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직권으로 이 사건의 전제가 된 변호사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