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업무를 위임받은 법무사사무장이 일정지분만 소유권을 인정한 판결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전체 지분에 대한 이전등기를 경료하고 소유자가 그 토지를 팔아 대금을 편취한 경우, 법무사는 매수인에 대한 손배책임을 져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0부(재판장 閔日榮 부장판사)는 14일 박모씨(52) 등 5명이 "법무사의 등기업무 과실로 토지를 잘못 매수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심 모법무사(89)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3나22273)에서 "피고는 박씨에게 7천1백여만원, 조씨에게 6천6백여만원, 전씨와 김씨에게 각 3천3백여만원, 이씨에게 5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사무소의 사무장 신모씨가 송모씨로부터 판결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면서 토지의 일정지분만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해야 하는데도 판결문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아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잘못이 있다"며 "피고는 신씨의 사용자로 직무상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95년10월 원 소유주인 송모씨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추모씨에게서 토지를 분할매수했는데 지난해 9월 국가가 이 토지 일부지분의 소유권을 주장, 소송에서 승소해 일부지분의 소유권이 이전되자 "법무사가 한 등기를 믿고 땅을 사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