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가 법무사 아닌 자에게 자신의 사무실과 명의를 대여, 법무사업무를 하게하고 돈을 받았다면 변호사법위반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심준보 부장판사)는 21일 법무사 아닌 자에게 자신의 사무실 일부와 명의를 이용해 개인회생 및 파산신청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도록 하고 그 대가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27) 법무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2005노1588)에서 벌금 1000만원 및 추징금 3750만원을 선고했다.
A(27)법무사는 B(36)씨에게 자신의 사무실과 명의를 대여, 그로 하여금 '개인회생 및 파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대가로 이익금의 절반을 받기로 했으며, B씨는 2004년11월부터 2005년10월까지 99차례에 걸쳐 8,683만원을 받고 파산 및 면책에 관한 대리를 비롯하여 법률상담과 법률관계 문서작성 등 법률사무를 취급해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군산지원은 지난해 11월 A 법무사에게 변호사법위반죄를 적용, 벌금 1000만원 및 추징금 3,756만원을 선고했으며 B(35)씨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3,2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 법무사는 "B씨에게 개인회생 및 파산업무만을 독립채산 방식으로 운영하게 한 것이 위법하다 하더라도 이는 법무사법 제21조제2항 자격증대여금지에 해당할 수는 있을망정 변호사법 제109조제1항 위반죄가 아니다"며 항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른바 소극적 신분을 가진자가 그러한 신분을 갖지 아니한 자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경우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므로 법무사인 A씨가 직접 개인회생 및 파산 서류를 작성하거나, 적법하게 채용한 사무원으로 하여금 이를 작성케 하는 행위는 법무사법에 따른 것으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가 변호사도 법무사도 아닌 B씨와 공모해 이 같은 행위를 한 이상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소극적 신분자가 비신분자의 범죄에 교사범 또는 종범으로 가담한 때에는 공범이 된다는 이론을 적용시켰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