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근 전 제주관광공사 사장에게 사업 청탁과 함께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건설업체 대표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 전 사장이 민간인 신분일 때 금품을 전달했고, 이후 공무원이 된 후 추가로 새로운 이익을 뇌물로 제공하지 않았다면 뇌물공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7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최모(59)씨에 대한 재상고심(2016도5980)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무상으로 빌려준 물건을 사용하고 있던 중 공무원이 된 경우 물건을 준 자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빌려주는 것이라고 뇌물공여의 뜻을 밝혔더라도, 이후 새로운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뇌물공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건설업체 대표 최씨는 2011년 5월 당시 제주도 민자유치위원회 위원이던 양영근 전 사장에게 "추진하는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신축 아파트를 무상임대 형식으로 제공했다. 최씨는 양 전 사장의 요구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양 전 사장의 아들은 이 아파트에 2014년 3월까지 거주했다.
양 전 사장은 2011년 7월 준공무원인 제주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는데, 최씨는 "제주관광공사 사장으로 계속 도와달라"고 했다. 이후 최씨는 뇌물공여죄로 재판에 넘겨져 1심과 2심에서 각각 벌금 1000만원과 60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