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성기문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판·검사에게 로비해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속여 구속 피의자 가족으로부터 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된 변호사 장모(37)씨에 대한 항소심(2011노2495)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6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씨는 받은 돈의 성격을 성공보수금이라고 주장하지만,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성공보수 약정서와 6억원을 수령했다는 성공보수 예치서를 작성했고, 그러한 중요 서류마저도 잃어버려 (피해자 가족이 낸)민사재판에 제출하지 못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동 수임한 변호사에게도 6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사건을 수임할 당시 약정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지급받은 6억원도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7회에 걸쳐 수시로 받은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할 공익적 지위와 의무가 있는 변호사가 의뢰인의 궁박한 처지를 악용해 거액을 편취했다"며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법조계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일으킨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씨는 2009년 10월 사기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로부터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담당 재판부에 부탁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 "판결문을 작성할 때도 내가 참여해 작성할 것이니 아무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말로 속여 김씨의 동생으로부터 7 차례에 걸쳐 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김씨의 동생은 기소된 형이 징역 8년을 선고받자 지난해 6월 장씨에게 돈을 돌려달라며 민사소송을 냈다가 올해 1월 장씨가 4억원을 돌려주자 소를 취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