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경식 특별검사팀이 '스폰서 검사' 사건과 관련해 향응을 접대받은 혐의로 기소한 전직 검찰수사관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패배를 맛 본 특검이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이들의 유죄를 입증하려 했지만 재판부는 추가 혐의마저 무죄를 선고, 특검팀은 다시한번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최규홍 부장판사)는 12일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사건처리 편의청탁과 함께 수천만원대 술접대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서울고검 전직 수사관 서모씨에 대해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2011노514). 재판부는 또 서씨와 함께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고검 전 수사관 강모씨에 1심과 같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향응을 제공한 혐의의 박모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여러차례 술자리를 갖고 여행을 한 것은 호형호제했던 사이였기 때문으로 서로 나눈 대화나 술자리 횟수 등을 종합해볼 때 (업무를 위해) 접대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맞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특검이 알선수재혐의도 추가했는데 알선이 인정되려면 본인이든 타인에 대한 것이든 '직무대가성'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특검이 지적한 타인직무에 대한 알선 역시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씨 등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에 근무하던 중 사기혐의 등으로 조사받던 박씨로부터 '사건이 잘 처리되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관할지역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수 십차례에 걸쳐 5,000만원 상당의 술접대 등 향응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향응받을 당시 서씨, 강씨 모두 청탁내용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지 않아 직무연관성 및 뇌물수수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강씨도 이 같은 주요혐의에 대해 무죄판결 받았지만, 박씨가 연루된 형사사건의 수사상황을 알아봐주고 관련 서류를 건넨 혐의(공무상비밀누설)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특검은 지난해 스폰서검사파문에 연루됐다고 판단해 전현직 검사 4명을 기소했지만 1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