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 내용을 보고하지 않으면 공익활동을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옛 규정에 따라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과태료 징계처분을 받은 변호사들이 소송을 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문제가 된 규정은 2014년 삭제됐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공익활동 보고의무 등을 위반한 혐의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김관기(55·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 등 2명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결정처분 취소소송(2017누84121)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변회는 지난 2014년 8월 '2012·2013년도 공익활동 내역'을 보고하지 않은 김 변호사 등 소속 회원 8명에 대한 징계 개시를 대한변호사협회에 신청했다. 개인 변호사는 대한변협과 서울변회 회칙에 따라 매년 1월말까지 전년도 공익활동 내용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당시 서울변회 회칙인 '공익활동 등에 관한 규정' 제9조 4항은 공익활동 내용을 보고 하지 않은 회원은 아예 공익활동에 종사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다. 2000년 7월 변호사의 공익활동이 의무화된 이후 14년만에 처음으로 공익활동 보고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현직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법조계에는 파장이 일었다. 서울변회가 2014년 11월 이 간주규정을 삭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대한변협은 개정 회칙을 소급적용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계속 논의했다. 결국 김 변호사는 공익활동 보고의무 위반과 미등록 전문 표시 금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800만원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변호사법 제91조 2항 2호 및 변호사징계규칙 제9조 4호는 소속 지방변호사회나 변협의 회칙을 위반한 경우를 변호사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지만, 변협의 공익활동 등에 관한 규정 제9조는 공익활동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다"며 "같은 규정 제10조의 위임을 받은 서울변회 규정도 변호사가 공익활동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회장이 상응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이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 등 원고들 외에는 공익활동 보고의무 위반을 사유로 징계개시 신청이 이뤄진 전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익활동 보고의무 위반을 공익활동 수행의무 위반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서울변회 구 '공익활동 등에 관한 규정'이 2014년 11월 행정편의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반영해 개정·삭제된 것에 비춰볼 때 공익활동 보고의무 위반을 수행의무 위반과 동일시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보고의무 위반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