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반의약품을 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보건복지부 고시에 대해 약사들이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약사 조모씨 등 66명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일반의약품 48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한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2011구합27452)을 냈다고 23일 밝혔다.
조씨 등은 소장에서 "약사법상 보건복지부장관이 의약외품을 지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은 의약품이 아닌 물품 중에서 선정해야 한다"며 "장관이 의약품에 해당하는 물품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한 것은 권한 없는 행위에 해당돼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가능토록 하면 일반인이 약사나 의사 등 전문가에게 상담받지 않고 구입해 복용하는 등 의약품의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어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약품을 슈퍼에서 팔면 거대 유통재벌에 밀려 영세한 동네약국들이 경영상의 문제로 폐업하게 되고, 이로 인해 국민의 약국 이용이 더 불편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난달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액상소화제 등 48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공포·시행했다. 이에 따라 박카스 등 일부 의약품들은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한편 조씨 등은 이달 초 복지부 고시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먼저 냈으나, 재판부는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근거를 행정소송법상의 '회복하기 어려운 개인적 손해'로 볼 수 없다"며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