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담사 보조원이 고객 계좌를 이용, 임의 옵션거래를 하다 손해를 끼쳤다면 증권사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2부(재판장 윤우진·尹又進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최모씨(39)가 투자상담사보조원 윤모씨(33)와 G증권사를 상대로 "윤씨가 허락도 없이 본인의 계좌로 선물·옵션을 거래해 입힌 손해 3억1천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1가합3806)에서 "윤씨는 1억6천여만원을 배상하고, G사는 이 중 9천6백여만원에 대해 부진정연대책임이 있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G사는 윤씨가 자사의 직원이 아니어서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윤씨에게 자사명의의 명함과 사무용품을 제공하고 매매주문단말기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거래실적에 따라 투자상담사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일정비율 윤씨에게도 준 사실이 인정된다"며 "G사는 윤씨가 자사의 정식 직원인 듯한 외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만큼 정식 직원은 아니더라도 사실상 사용관계에 있었던 만큼 윤씨가 발생시킨 손해에 대해서도 사용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명의 계좌에 남아 있는 거래 미수금은 G사의 사실상 피용자인 윤씨의 임의옵션거래로 인해 발생한 만큼 최씨에게 변제를 요구할 수 없다"며 G사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하지만 "투자자인 최씨도 윤씨에게 계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윤씨의 임의 옵션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G사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최씨는 지난해 1월 G사의 투자상담사보조원인 윤씨가 자신명의의 계좌를 이용, 총 9차례에 걸친 임의옵션거래로 1억7천여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자 윤씨와 G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