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공무원 중 지난해 연말까지 5급이상의 직에 있었던 사람들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해 1월1일부터 특허청 공무원에게 변리사자격을 자동적으로 부여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개정된 변리사법 부칙3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국세관련 경력공무원에 대해 올해부터 세무사자격을 제한토록 개정된 세무사법에 대해서도 동일한 취지의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宋寅準 재판관)는 지난달 27일 특허청 공무원 장모씨 등 4백2명과 세무공무원 최모씨 등 2백48명이 낸 헌법소원사건에서 이같이 결정했다(2000헌마208·2000헌마501, 2000헌마152).
재판부는 우선 변리사법에 대해 "청구인들이 특허청에서 장기간 종사키로 결정한 것은 변리사자격 부여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고 할 것"이라며 "시험의 일부과목이 면제돼 일반응시자에 비해 유리한 지위에 있다 할지라도 변리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반드시 시험에 합격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신뢰이익의 침해정도는 중대하다"고 밝혔다.
또 "선발인원의 제한없이 절대평가제로 시행 예정인 변리사시험제도 아래에서는 그것이 곧바로 일반응시자에 대한 직접적 불이익을 야기한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개정 세무사법 부칙3항에 대해서도 변리사법과 동일한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이 개정되기 전에 5급이상직에 있었던 공무원들은 두 법이 헌재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개정될 때까지 일정 경력을 갖추기만 하면 변리사·세무사 자격을 자동적으로 취득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