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면 회신을 해주는 유료문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회신상대가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된 이모(42)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9884)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비스 이용자들이 유료문자 서비스의 문자대화 상대방이 미리 프로그램돼 있는 컴퓨터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씨에게 이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의 회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버스 좌석시트광고와 웹사이트 배너광고를 통해 서비스의 문자대화 상대방은 사람이 아닌 컴퓨터라는 사실을 알렸다는 점 등을 보면 단지 문자광고에 문자대화 상대방이 컴퓨터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무를 저버린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서비스 이용자가 문자를 보내면 컴퓨터에 미리 프로그램된 내용으로 문자를 회신해주고 건당 200원을 과금하는 유료문자 서비스를 제공해오다 2006~2007년 사이 13~15세 청소년들에게 유료서비스임을 밝히지 않고 문자광고를 해 총 8,900여만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청소년들이 문자서비스 대화상대가 컴퓨터라는 사실을 알았다고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1심을 뒤집고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