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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몇 차례 조사 진행해 과세처분하고 같은 기간 중복세무조사로 세금 부과했다면
조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처분을 하고, 추후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기간 같은 대상에 대해 재차 중복세무조사를 통해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을 했다면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이승한·심준보 부장판사)는 7일 변호사인 A 씨가 반포세무서장과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021누378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공군 비행장 인근 주민들을 원고로 모집해 국가를 상대로 소음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소송과 한국전력공사의 고압선 경유지 소유자들을 원고로 모집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선하지(토지위에 고압선이 가설되어 있는 토지) 무단 점유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한 집단소송을 수행했다. A 씨는 이들 소송 원고들에게 소송 결과에 따라 승소판결금을 자신의 계좌로 수령한 후,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승소한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소음소송 57건과 선하지소송 41건에 대한 승소판결금을 지급받았다. A 씨는 이 승소판결금 중 11%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에 해당하는 성공보수금(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은 것을 전제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및 2011년 제1기 및 제2기 귀속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은 2017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소음소송과 관련해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사범에 대한 고발을 의뢰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1월 A 씨에 대해 2개월 가량의 기간을 두고 2011 사업연도에 대한 개인통합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은 2018년 2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집단소송 관련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다며 추가 고발을 의뢰했다. 그러자 서울지방국세청은 당초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조사 결과 △A 씨가 소음소송의 성공보수를 승소판결금의 16.5%로, 선하지소송의 성공보수를 임차료의 33%와 지연손해금으로 약정했음에도 허위로 작성된 약정서 및 입금증 등을 근거로 집단소송에 대한 현금 매출의 신고를 누락하고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등을 통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50억여 원 및 부가가치세 13억여 원을 포탈했다는 혐의로 서울고검에 A 씨를 고발하고 해당 과세자료를 반포세무서와 세초세무서에 통보했다. 두 세무서는 과세자료를 통보받고 집단소송 관련 A 씨의 2011년 귀속 매출신고 누락액을 합계 126억여 원으로 산정해 총 136억여 원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처분했고,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2년 7월에 A 씨에 대한 개인제세 통합조사(1차 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서초세무서는 선하지소송 성공보수금과 관련해 탈세 제보를 받고 2014년 9월 원고의 부가가치세에 대한 적정신고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확인 조사(2차 조사)를 비롯해 이미 3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조사에 대해서는 매출신고 일부를 누락했다며 2009년~2011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에 대한 과세처분이 이뤄졌고, 2014년 9월 조사에 대해서는 A 씨가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세 번째 조사가 시작됐을 때 A 씨가 서울지방국세청에 “1·2차 조사와 동일한 세목 및 과세기간에대한 것이어서 중복조사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권리보호요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조사가 중단됐다.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조사가 진행되자 A 씨는 재차 같은 취지로 중단해달라며 권리보호요청을 했으나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기각 의결됐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한정적으로 열거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러한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때에는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A 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중복조사가 허용되는 다른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아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조사 결과, A 씨의 수입금액 신고 누락 금액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작성한 검토서에는 '조사청은 1차 및 2차 세무조사를 통해 A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음이 명백하다'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은 늦어도 제3차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엔 이미 상당한 양의 검찰 수사기록을 확보해 검토했음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기록에 A 씨 직원들의 참고인 진술조서 등 A 씨가 약정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이를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새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해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최초 세무조사를 부실하게 시행했더라도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한 사실에 관한 일부 자료만이라도 추후 보완된다면 재조사를 몇 번이고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며 "이는 과세관청의 부실한 세무조사를 조장할 우려가 있고 재조사를 금지하는 입법 취지에도 반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중복
세무조사
조세
한수현 기자
2023-03-23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영업비밀 유출에 따른 합의금에 '용역의 공급대가' 전제 부가세 부과 처분은 위법"
영업비밀 유출에 따른 합의금을 '지적재산 사용료'로 판단해 용역의 공급대가로서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2일 A 사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1구합6030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실리콘제품의 제조, 판매 등을 하는 A 사는 미국에 본점을 두고 있는 B 사의 자회사다. B 사는 그곳에서 15년 간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C 사 실리콘영업부 부장으로 영입된 D 씨가 B 사 서버에 저장된 주요 자료 파일들을 임의로 반출하면서 C 사와 실리콘 제품 제조 관련 영업비밀 등 침해 관련 분쟁을 겪게 됐다. 이 과정에서 A 사와 B 사는 C 사에 지적재산 침해 등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고, 수차례 협상 과정을 거쳐 전직 직원 채용 및 영업비밀 등 침해와 관련한 C 사와 임직원의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면책하고 그 대가로 C 사는 A 사와 B 사에 각 1700만 달러 씩 총 34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C 사는 2015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A 사에게 4회에 걸쳐 해당 금액을 지급했고, 이를 '지급수수료(기술자문료)'로 회계처리한 후 사용료소득으로 15%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했다. 한편,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 C 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는데 해당 합의금은 지적재산 사용에 따른 사용료에 해당해 지적재산 사용기간에 안분해 손금산입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C 사의 관할세무서에 통보하면서 역삼세무서에도 부가가치세 매출누락 자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역삼세무서는 해당 합의금이 A 사의 사용료 매출 누락임을 전제로 2020년 6월과 8월 A 사에 부가가치세 합계 30억여 원을 부과했다. 이 처분에 불복한 A 사는 같은해 9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지만 기각결정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A 사는 "부가가치세법 제4조 제1호는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을 사업자가 행하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으로 규정하고, 손해배상금이나 위약금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대가가 아니어서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에 포함될 수 없다"며 "해당 합의금은 C 사의 지적재산 침해라는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금일 뿐,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어 역삼세무서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해당 합의금은 지적재산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단순히 지적재산에 대한 장래의 사용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일 합의서가 '지적재산 사용료'에 관한 것이었다면 그 전문에 당사자 사이의 분쟁 존재 사실과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피하기 위한 취지가 기재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합의금은 실제 합의 이전에 발생한 영업비밀 등 침해 행위로부터 C 사와 그 임직원을 면책하기 위해 지급된 돈"이라며 "'용역의 공급대가'라는 전제에서 이뤄진 역삼세무서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합의금
조세
부가가치세
한수현 기자
2023-03-13
조세·부담금
형사일반
[판결] '500억대 탈세 혐의' 클럽 아레나 실사업주, 1심서 징역 9년·벌금 550억
다수의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500억 원대에 달하는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된 클럽 아레나의 실사업주 강모 씨에게 1심에서 징역 9년과 500억원대의 벌금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 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550억 원을 선고했다(2019고합326). 함께 기소된 클럽 명의 업주 겸 탈세 현금 보관자 임모 씨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220억 원이 선고됐다. 서울 강남 소재 클럽 '아레나'의 실사업주로 알려진 강 씨는 클럽 2개와 유흥주점 13개를 운영하며 업소를 위장하거나 업소별로 사업자를 차명 등록하는 방식으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세금 약 541억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또 유흥주점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돼 영업정지 위험에 처하자 수사 담당 경찰관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하며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도 있다. 임 씨는 강 씨의 지시로 조세포탈 의도를 알면서도 현금 매출을 누락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조세포탈 범행은 국가의 조세 부과와 징수를 어렵게 해 조세 질서를 어지럽히고 조세수입의 감소로 일반 국민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조세정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강 씨는 업종을 위장하거나 차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직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현금매출 누락, 인건비 허위계상 등의 방법을 통해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포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씨는 선고기일에 여러 차례 불출석했고 변론이 재개돼 이뤄진 공판 절차에도 장기간 불출석해 보석이 취소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강 씨가 유흥주점 운영을 통해 발생한 이익 전부를 취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조세포탈로 실제 취득한 이득은 포탈세액보다는 적어 보이는 점,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 씨에 대해선 "강 씨가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포탈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도 범행에 가담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임 씨는 강 씨가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사건 무마를 위해 뇌물을 공여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에 가담했을 뿐만 아니라 4년이 넘도록 합계 58억4000여만 원 상당의 인터넷 도박을 했다"며 "다만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에 대해선 자백하고 있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임 씨가 조세포탈 범행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조세포탈
탈세
유흥주점
이용경 기자
2022-10-28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명의신탁자에 증여의제 증여세 등 연대납세의무 부담시키려면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차명주식 의혹으로 내려진 증여세 등 897억 원의 과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원심 판결이 파기됐다. 대법원은 증여의제로 인한 증여세에 관해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선 그 무신고와 관련해 본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5일 조 회장이 서울강남세무서장 등 48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연대납세의무자 지정·통지 처분 등 취소소송(2018두3775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의 원고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임직원 등의 명의로 효성의 주권상장법인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3년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명의신탁자인 조 명예회장의 차명주식 보유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차명주주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또 조 명예회장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증여세 및 부당무신고가산세 합계 644억 원 가량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와 별도로 조 명예회장이 차명주식을 보유하면서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 약 30억 원과 양도소득세 약 223억 원 등을 부과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조 명예회장은 향후 세무조사 가능성 등을 고려해 명의수탁자의 등급을 분류해 다수의 차명계좌를 사용했고,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양도소득세 신고를 누락하는 등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통해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했다"며 조 회장에게 부과된 증여세 및 무신고가산세 약 640억여 원과 종합소득세 25억 여원, 양도소득세 191억 여원 부과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주식에 대해선 실제 임직원들이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조 명예회장의 주식이라는 전제에서 증여세 부과처분이 이뤄져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주식담보대출의 대출금으로 취득한 주식의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에 기존 담보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그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라면, 기존 담보 주식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주식의 명의개서가 이뤄진 것이 아니어서 기존 담보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명의개서한 경우와 같이 볼 수 있다"며 연대납세의무자 지정처분 중 반복과세에 해당하는 부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증여세 및 무신고가산세 약 167억여 원과 종합소득세 25억 여원, 양도소득세 191억 여원 등 380여억 원의 부과 처분에 대해서만 정당하다고 봤다. 상고심에서는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했으나, 그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해 그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의 중복적용을 제한하는 대법원 판결(2011두10232)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대법원은 "명의신탁자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했으나 그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해 그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했다면,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한 경우와 그 실질이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른 증여세의 납세의무자는 명의수탁자와 연대해 해당 증여세를 납부할 연대납세의무를 부담할 뿐"이라며 "따라서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른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신고할 의무는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에게 있다. 부당무신고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로 법정신고기한까지 세법에 따른 국세의 과세표준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 부과된다"고 밝혔다. 이어 "명의수탁자에게 해당 규정에 따른 증여세에 관해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이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선 그 무신고와 관련해 본래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증여세 무신고와 관련해 부정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심리하지 않고, 명의신탁자인 조 회장의 행위만을 이유로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명의신탁자에게 증여세 무신고 가산세를 부과하려면 명의신탁자의 부정행위 여부가 아니라 임직원 등 명의수탁자의 부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관계자는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를 무신고한 행위에 대해 명의수탁자에게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이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선 그 무신고와 관련해 본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를 기준으로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했다.
효성
증여세
차명주식
조세회피
한수현 기자
2022-09-1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스위스에 재산 숨긴 한국타이어 총수일가… 법원 "45억 과세 정당"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가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고 금융 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40억 원대 세금을 부과받자 불복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1구합5040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조 명예회장과 조 고문은 1990년 스위스의 한 은행에 입출금 계좌를 개설한 후 2014년 5월까지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의 은행에 개인 또는 공동명의로 총 5개의 계좌를 만들고 자산관리계약을 맺어 자금을 이체·관리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스위스 은행 등에서 계좌 개설 후 금융소득이 발생했음에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누락한 것은 해외은닉자금을 관리한 비밀계좌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을 적극적으로 은닉한 것으로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은 조 명예회장에게 19억 8000여만원을, 조 고문에게 26억 1000여만원 등 총 45억 9000여만원을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조 명예회장 부자가 냈어야 할 종합소득세에 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를 더한 금액이다. 이에 불복한 조 명예회장 부자는 2019년 8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2020년 10월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 부자는 거래상대방, 사용처, 금액 등에 있어 스위스 또는 룩셈부르크 현지와의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고, 조세 회피의 목적을 제외하고는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국내 은행 또는 지점이 아닌 해외 소재 은행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4월 달러화에 대한 스위스를 관리점으로 하는 자산관리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본 소재 은행 도쿄지점을 방문했고, 2016년 3월경까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은밀히 사용한 바, 사회통념에 비춰 상당히 이례적인 행위"라며 "예치된 기간 및 자산규모에 비춰 금융소득의 규모 또한 신고가 필요한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은 당연히 알 수 있었음에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고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볼 때, 조 명예회장 부자가 해당 계좌의 금융소득 발생과 사용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행위는 적극적 은닉의도를 가지고 한 국세기본법상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며 "과세당국이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고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한국타이어
해외은닉자금
부당과소신고
한수현 기자
2022-07-15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판결](단독) 실거래가격대로 수입신고 했으나 과세관청이 과세가격 달리 적용했다면
납세의무자가 실제 거래가격대로 수입신고를 했으나 과세관청이 과세가격 결정방법을 다르게 적용해 관세를 부과했다면 세법상 과세가격 결정방법 중 '과세가격의 일부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5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사가 부산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21두6044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사는 국외 관계사인 B사 등으로부터 장난감을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인데, 싱가포르 법인인 C사가 A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미국 본사인 D사가 C사 지분 100%를 소유하면서 A사는 C사의 자회사, D사의 손자회사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과세과격의 일부신고 하지 않은 경우 해당 안 돼 A사와 수출자인 B사는 모두 미국 본사의 100%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서 공동으로 미국 본사의 지배를 직·간접으로 받는 관세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특수관계에 있었고,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밴더 업체들로부터 생산 물품은 수출자인 B사가 아시아 시장 판매를 위해 완성품 보관 목적으로 운영하는 중국 소재 물류창고에 입고됐다. 이에 A사의 주문내역에 따라 물류창고에서 제품을 선적해 A사에 운송하면 수출자인 B사가 A사에 송장을 발행하고, A사는 송장에 기재된 대금을 B사에게 지급했다. 한편, 부산세관은 2016년 1월부터 A사에 대한 기업심사를 실시해 A사가 2010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수출자 B사로부터 물품들을 수입하면서 부산세관에 신고한 물품의 수입가격과 관련해 A사와 B사 사이의 특수관계가 거래가격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A사의 거래가격을 부인하고, 각 물품의 국내 판매가격을 기초로 한 과세가격 산정방법에 따라 과세가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산세관은 2016년 7월 A사가 수입한 물품들의 수입신고에 대해 관세, 부가가치세, 관세가산세 등을 부과했고 이후 세액 결정의 오류 등을 이후로 세액경정 통지를 통해 합계 54억여원을 부과했다. 특히 A사의 관세법 제30조에 따른 수입신고가격(제1방법)이 저가로 신고돼 가격 중 일부를 누락한 것으로서 5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보고 관세법 제33조에 따른 해당 품목(바비인형)의 국내 판매가격을 기초로 한 과세가격 산정방법(제4방법)에 따라 과세가격을 결정해 부과했다. 수입회사 승소 원심 확정 이에 불복한 A사는 조세심판원에 과세처분 및 경정통지에 대해 심판청구를 했으나, 조세심판원이 이를 기각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2012년 7월 이후에 수입신고가 이뤄진 수입물품에 관해 동종·동류비율에 의해 이윤 및 일반경비를 산정해야 함에도 부산세관은 물품 전부에 관해 2012년 2월 개정된 관세법 시행령에 따라 이윤 및 일반경비를 산정했다"며 "결과적으로 A사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론 관세법령 위반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조세법규는 문언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납세의무자가 실제거래가격대로 수입신고를 하고 자료도 제출했으나 과세관청이 사후에 과세가격의 결정방법을 달리 적용해 물품의 과세가격 및 관세액 등을 달리 산정하는 경우엔 과세가격의 결정방법에 '과세가격의 일부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1심과 마찬가지로 A사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관세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부과제척기간을 2년으로 규정한 관세법 제21조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춰 부과처분 중 2013년 8월 이전에 수입신고된 물품에 대한 부분은 관세법에서 정한 2년의 부과제척기간이 도과한 후에 이뤄진 것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A사를 대리한 조성권(55·사법연수원 23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납세의무자가 실제거래가격대로 수입신고했음에도 세관장이 이를 부인하고 과세가격의 결정방법을 달리해 산정된 과세가격으로 과세하는 경우 납세의무자가 일부미신고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장기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최초의 사례"라며 "관세법상 장기부과제척기간 적용기준을 명시적으로 세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과세가격
장기부과제척기간
한수현 기자
2022-05-12
공정거래
조세·부담금
[판결] 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표시행위가 이뤄진 경우 제척기간 산정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등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부당한 표시행위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은 제척기간 도과로 위법하다고 본 원심 판결이 파기됐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2012년 3월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 전후에 걸쳐 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표시행위가 이뤄진 경우 제척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위반행위 종료일'은 해당 상품을 수거하는 등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완료된 '위법상태가 종료된 때'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SK케미칼·SK디스커버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소송(2019두5840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도 애경산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2019두3597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같은 이유로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는 SK케미칼 등이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등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면서 '천연성분', '산림욕 효과' 등을 제품에 표시하고 인체 안전과 관련된 정보들을 은폐·누락했다는 이유(부당한 표시행위 혐의)로 2018년 3월 시정·공표명령과 함께 과징금 납부를 명령했다. 이에 SK케미칼 등은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일에 대해 제재 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공정위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SK케미칼·애경 등 부당표시 혐의 1,2심은 제척기간과 관련해 개정 전 공정거래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해당 표시행위는 SK케미칼 등이 제품 생산을 중단한 2011년 8월 31일 또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수거하기 시작한 2011년 9월께 종료됐다고 보고 2018년 3월 19일에야 이뤄진 공정위의 제재 처분은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의 제척기간이 지난 뒤 이뤄져 위법하다면서 SK케미칼 등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적용되는 법령은 원고들의 '위반행위 종료일'이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 이전인지 아니면 그 이후인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위반행위 종료일이 시행 이전이면 개정 전 공정거래법이 적용돼 제척기간이 경과됐고, 위반행위 종료일이 시행 이후면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적용돼 제척기간이 경과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개정 전 공정거래법상 제척기간은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상 제척기간은 '조사개시일부터 5년 또는 행위종료일부터 7년'이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시점 전후에 걸쳐 위반행위가 계속된 때에는 그 위반행위가 종료된 시점에서야 비로소 '최초로 조사하는 사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경우 공정거래법 부칙 제3조에서 정하는 조사개시일은 그 '위반행위 종료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표시와 함께 해당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이상 부당한 표시행위로 인한 위법 상태는 계속되는 것이므로 상품을 수거하는 등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완료된 때(위법상태가 종료된 때)를 '위반행위의 종료일'로 봐야 한다"며 "'공정위가 조사를 착수한 시점 전후에 걸쳐 위반행위가 계속된 경우'에는 표시광고법 제16조 2항 전단에 의해 준용되는 개정된 공정거래법 제49조 4항 1호에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정한 '조사개시일'은 '위반행위 종료일', 즉 '위법상태가 종료된 때'라고 해석된다"고 판시했다. 파기 환송심에서 위법상태가 종료된 때를 추가로 심리해 위반행위 종료일 및 제척기간 경과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과징금 처분 제척기간 도과로 위법’ 원심 파기 재판부는 아울러 "원고들은 종래 해당 표시행위를 해 제품을 생산·유통해오다가, 2011년 8월 31일경부터는 더 이상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해 생산·유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 후로도 해당 제품은 제3자에 의해 같은 표시를 한 상태로 유통된 적이 있어 제품의 유통이 종료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2011년 12월 30일 제품의 판매 등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고 하더라도 2012년 이후에도 이 사건 제품이 지속적으로 수거된 자료가 존재하고, 2013년 3월 무렵에도 제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진열되어 있었던 자료가 존재해 판매 등이 법적으로 금지되었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제품이 사실상 유통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 사건 표시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일인 2012년 6월 22일 이후에 완료되었다면 개정 공정거래법 제49조 4항의 제척기간 규정이 준용되고, 그러한 조치가 2013년 3월 19일 이후에 완료됐다면 그로부터 5년이 지나기 전인 2018년 3월 19일에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은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제품 판매 등이 법적으로 금지됐다고 해도 사실상 유통 가능성이 있다면 위반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완료됐다고 단정할 수 없고, 제품의 유통량과 유통방법, 이루어진 수거 등 조치의 내용과 정도, 소비자의 피해에 대한 인식 정도와 소비자에 의한 피해 회피의 기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표시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언제 완료되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소비자 보호를 강조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
과징금
부당표시
제척기간
박수연 기자
2022-04-11
조세·부담금
[판결] 예상 못할 임직원 부정행위로 법인세 과소신고… 가산세 부과는 부당
회사가 배임 등 임직원의 예상치 못한 부정행위로 법인세를 과소신고한 경우까지 40%의 가산세를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다만 이 경우 해당 회사에 10년간 장기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8일 A사가 서울마포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7두3895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 임직원인 B씨 등은 가맹점에 지원금 등을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약 20억원을 받았다. 그런데 B씨 등은 이 돈을 가맹점에 지급하고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편취했으며, 사기와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범행으로 A사의 사업연도 소득은 20억원 누락된 채 법인세 신고·납부가 이뤄졌다. 세무당국은 임직원의 부정행위를 법인(회사)의 부정한 행위로 보고,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한 법인세 본세에다 40%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등을 더해 법인세를 증액경정했다. [ 판결문 다운로드 ] 국세기본법은 '국세는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이 지나면 부과할 수 없다'고 정하면서, 다만 납세자가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을 10년으로 늘려 '장기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 납세자가 과세표준과세액을 과소신고한 경우 과소신고액의 10%에 해당하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면서, 부정한 행위로 과소신고를 하면 40%로 가중해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임직원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피해자 지위에 있는 회사에 △장기 부과제척기간과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이 경우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은 적용할 수 있지만 △40%에 달하는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40% 부당과소신고가산세'에 대해 "임직원의 부정한 행위가 납세자(회사)를 피해자로 하는 사기, 배임 등의 범행의 일환으로 행해지고, 거래 상대방이 이에 가담하는 등 납세자가 이들의 부정한 행위를 쉽게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이들의 배임적 부정행위를 부당과소신고가산세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까지 납세자에게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중과세율(40%)을 적용하는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 적용에 대해서는 "이런 경우에도 임직원의 부정한 행위로 포탈된 국세에 관해 과세관청의 부과권 행사가 어렵게 된 것은 분명하다"며 "납세자가 임직원 등의 부정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직원의 배임적 부정행위는 장기 부과제척기간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기택·김재형·박정화·안철상·노정희 대법관은 "납세자가 쉽게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없었던 임직원 등의 배임적 부정행위를 이유로 회사에게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 부과제척기간도 적용될 수 없다"는 별개 및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들은 "국세기본법의 의도 등을 고려하면 납세자에 대한 장기 부과제척기간과 부당과소신고가산세에 관한 해석·적용을 통일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동일한 문언을 요건으로 하는 두 제도에 대해 부당과소신고가산세에서는 납세자의 부정한 행위로 보지 않으면서, 장기 부과제척기간에서는 납세자의 부정한 행위로 보는 것은 국세기본법 전체의 체계와 통일성을 무시하는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2심은 "세무당국이 임직원의 부정행위를 법인의 부정행위로 보아 장기 부과제척기간 및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13634904991_165504.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법인세
배임
가산세
손현수 기자
2021-02-18
조세·부담금
형사일반
[판결] '100억 수임료' 최유정 변호사 파기환송심서 6개월 감형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원대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8·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개월 가량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19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 6개월과 추징금 43억1250만원을 선고했다(2018노2). 재판부는 최 변호사의 일부 조세포탈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형을 소폭 감형하면서도 "1,2심의 판단은 여러모로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며 "최 변호사는 재판의 청렴과 공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에도 청탁을 명목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형사사법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무너져 내린 것을 중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중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었을 원심의 양형을 큰 틀에서 유지한다"고 판시했다. 최 변호사는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정 전 대표를 2016년 12월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만나 "친분관계가 있는 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되도록 하고 재판부에 대한 교제·청탁 등을 통해 항소심에서 반드시 보석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착수금 20억원과 성공보수금 30억원 등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최 변호사는 또 2016년 6월 인베스트컴퍼니 투자사기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던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에게 "재판부에 청탁해 집행유예를 받게 해 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송 대표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항소심 재판부에 부탁해 보석으로 석방시켜 주겠다"며 같은 해 9월 10억원을 추가로 수수하고, 같은 달 이숨투자자문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20억원을 받아 챙기는 등 송 대표로부터도 총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총 5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65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누락해 6억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도 받았다. 최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2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3억1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최 변호사의 혐의 중 일부 조세포탈 부분은 무죄로 판단해 파기환송했다.
정운호
최유정
수임료
변호사법
조세포탈
손현수 기자
2018-07-19
조세·부담금
[판결](단독) 탈세 제보 후 자진납세… “포상금은 줘야”
탈세 제보가 세금 탈루 사실이나 액수 확인에 중요한 단초가 됐다면 기업이 탈루한 세금을 자진신고해 납부했더라도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탈세 제보 포상금 지급 거부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242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국세청에 "무역업체인 B사가 슬래브 매매 관련 수수료를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지급받고 이를 소득에서 누락해 소득세를 탈루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A씨는 제보를 하면서 관련 공문과 수수료 송금내역, 수수료 약정 등 서류를 첨부했다. 실제로 B사는 2011년 8월~2012년 5월까지 슬래브 매매를 알선해 약 43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였다. 과세당국은 A씨의 제보 등을 바탕으로 2013년 7월 내사에 착수한 데 이어 그해 8월 B사를 압수수색했다. B사는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수수료 소득 40억원을 자진신고하고 16억여원의 세금을 자진 납부했다. 이후 A씨는 삼성세무서에 포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세무서 측은 "B사가 세금을 자진 납부한 것을 제보에 따른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B사가 자진 납부를 해 실제 탈루한 세액도 없다"며 거부했다. 국세기본법과 그 시행령은 국세청장이 조세를 탈루한 자에 대한 탈루세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면서, 포상금 액수는 최대 30억원 내에서 탈루세액에 따라 일정비율(5~15%)을 적용해 계산한 금액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제보로 B사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고 자진 신고·납부도 제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포상금 지급 취지는 과세관청이 모든 납세의무자의 성실납세 여부를 조사할 수 없는 현실적인 여건 아래에서 조세 탈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받는다면 과세관청으로서는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용이하게 탈루세액을 추징할 수 있고 조세포탈 제보가 활성화되면 성실납세의 풍토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요건을 갖춘 정보제공자에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세기본법 등이 포상금 지급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 '중요한 자료'에는 과세관청이 조세탈루 사실을 비교적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가 포함돼야 한다"며 "제보가 과세관청이 탈루 사실 및 그 액수를 확인하는데 직접 관련되거나 상당한 기여를 했다면 제보 이후 납세의무자의 자진 신고 등이 있었다 하더라도 제보자는 포상금 지급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B사의 수수료 관련 약정과 지급 계좌 내역 등 정보를 제보했는데, 이는 국세기본법상 '조세탈루를 증명할 수 있는 거래처, 거래일 또는 거래기간, 거래품목, 거래수량 및 금액 등 구체적 사실이 기재된 자료'에 해당한다"며 "과세당국도 제보를 기초로 내사에 착수,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세무서
포장금
국세기본법
탈루
손현수 기자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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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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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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