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대여를 주된 사업으로 하지 않으면서도 관련 기업의 어음을 낮은 할인율로 매입했다면 부당행위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成百玹 부장판사)는 3일 삼성물산(주)가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2002구합40514)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금대여를 주된 수입사업으로 하지 않는 원고의 어음매입행위를 업무 관련성 있는 투자활동이나 사회통념상 정상적인 경영활동으로 보기 어렵다"며 "피고가 이에 대해 업무와 관련없이 지급된 가지급금으로 판단,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부채비율이 평균보다 100% 초과할 정도로 재무여건이 악화됐던 원고회사가 특수관계에 있는 삼성증권과 삼성종합화학, 삼성에버랜드의 후순위사채와 기업어음을 당시의 할인율보다 지나치게 낮게 매입한 것은 이들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모면케 하거나 시장지위 강화를 위해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부당행위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1997년11월부터 1998년2월까지 부채비율이 증가,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던 삼성증권 등 관계 회사로부터 시중 보다 2∼9% 낮은 할인율로 삼성증권 4백억원, 삼성종합화학 1천억원, 삼성에버랜드로부터 2백억원어치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각각 매입했다.
이에 대해 남대문세무서가 이를 부당행위로 보고 "매입자금이 업무와 관련없이 지급된 가지급금"이라며 98년 사업연도 인정이자 60억8천여만원을 익금산입하고, 97사업연도 지금이자 8억6천여만원과 98사업연도 지급이자 71억8천여만원을 손금불산입한 후 2001년5월 97년도 법인세 3억6천여만원과 98년도 법인세 40억2천여만원을 매기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