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할인 중단 결의를 한 서울영화상영관협회에 대해 담합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이인복 부장판사)는 지난달 14일 서울영화상영관협회가 "과다한 요금할인 경쟁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한 결의를 담합으로 보고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2008누18122)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영화상영관협회는 지난 2006년12월 이사회를 개최해 할인과대경쟁에 대해 논의했다. 협회는 서울을 포함해 전국 영화상영관 274개 스크린을 가진 38명의 경영자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형 복합상영관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다. 협회는 2007년2월 임시총회를 개최해 4월부로 신용카드할인을 포함한 모든 요금할인경쟁 중단을 결의하고 3회에 걸쳐 회원사에게 공문을 발송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지난해 6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6조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자 협회는 7월 과징금부과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국영화산업 전반의 위기상황에서 협회는 영화상영시장에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 단체로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영화요금할인 중단을 결의하고 이를 구성사업자에게 통지했다"며 "이로써 각 영화상영관 영화관람료 등의 결정과 같은 사업활동을 방해했고 이는 사업자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영화산업구조가 마케팅 출혈경쟁과 스크린수 확보 과당경쟁으로 인한 스크린 독과점으로 이어져 산업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정 등이 있다 해도 협회의 결의에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협회의 결의가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점을 중심으로 한 독과점의 폐혜 억제, 중소 영화관의 경쟁력 강화 등의 잇점이 있다 해도 독점규제법 제26조의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공정위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협회와는 별개로 영화관람료할인 중단 담합을 이유로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 등 7개 영화배급상영업자에 대해 지난해 6월 6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