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정하도록 한 지방세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3일 배기량 2902CC의 9인승 LPG 자동차 소유자 이모씨가 지방세법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사건(2010헌바85)에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자동차세는 재산세 성격도 있지만, 도로이용 및 파손에 대한 사용자부담금의 성격과 교통혼잡과 대기오염을 발생시키는 행위에 대한 부담금으로써의 성격도 있다"며 "자동차세의 올바른 산정을 위해서는 자동차에 대한 재산으로서의 평가 뿐만 아니라 도로이용 내지 교통혼잡, 대기오염 유발에 대한 사회·경제적 평가 등 다양한 변수와 조건을 고려해 가변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방세법이 자동차세의 과세표준을 오로지 배기량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함으로써 동일한 배기량의 차종에 대해서는 자동차 가액이나 연료의 종류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동일한 세액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가액은 배기량에 비례하므로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정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경유 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대기오염을 일으킬 여지가 크지만 경유 자동차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률을 통해 환경개선비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으므로 지방세 부과단계에서 경유 자동차에 대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인 것으로 수긍이 된다"며 "법률조항이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과세한다고 해서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9년 서초구가 자동차세 17만4290원과 지방교육세 5만2280원을 부과하자 서울행정법원에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방세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하자 2010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