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일부를 주거지로 사용했더라도 건물의 주된 용도가 식당이라면 국민주택 특별공급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유모(53)씨가 "국민주택 특별공급자에서 제외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 강서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2009두1029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익사업법상 이주대책제도는 건물 및 부속물에 대한 손실보상 외에는 별도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주거용 건물의 철거에 따른 생활보상적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부상 '건물용도란'의 기재는 건물소유자의 필요에 의한 신청을 전제로 건물의 이용현황에 관계되는 법령상 규율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이뤄지는 것으로 현실적 이용상황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며 "공부상 기재된 용도를 원칙적인 기준으로 삼아 이주대책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의 사업시행자의 재량권 행사가 현저히 불합리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공부상 용도가 주거용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상업용 시설로 주로 이용해 왔고, 그에 대한 영업보상까지 이뤄진 건물을 국민주택 특별공급대상에서 배제한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며 "비록 건물이 식당영업에 부수해 주거용으로도 일부 사용돼 온 일이 있더라도 기준적용을 예외적으로 배제할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98년부터 강서구 가양동의 주택에서 살아온 유씨는 2001년 건물을 식당으로 개조하고, 구청에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신청을 했다. 그러던 2007년3월께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시설 변경결정에 따라 유씨의 식당이 있는 지역이 '겸재정선기념관 건립사업부지'로 포함됐다. 이후 유씨는 11월 강서구청에 "주거용으로 사용한 건물"이라며 국민주택 특별공급을 요구했지만 구청측은 "건축물관리대장에 주거용으로 등재된 주택이 아니므로 특별공급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거절하자 유씨는 강서구청장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냈다.
1심은 "건축물관리대장상의 용도가 근린생활시설로 돼 있지만 98년부터 지금까지 건물에 거주하며 영업활동과 동시에 주거생활을 영위해왔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건물의 주된 용도가 식당이고, 건축물관리대장상에 근린생활시설로 기재돼 있는 이상 주거용 건물로 볼 수 없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