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무효가 돼 처음부터 특허권이 없었던 상태가 되더라도 그전에 맺은 특허 사용 계약에 따라 특허를 이용한 사람들은 특허 무효가 확정될 때까지 특허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최근 이모씨 등 2명이 A사를 상대로 낸 계약무효 확인소송 상고심(2012다426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허 계약이 처음부터 지속하기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거나 특허 계약 자체를 무효로 볼만한 별도의 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가 특허 계약이 유효하게 인정되는 동안 특허 사용자로부터 이미 받은 사용료는 특허를 사용하며 지불한 대가이기 때문에 특허가 무효가 됐다고 해서 돌려줘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면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되지만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기 전에 있었던 특허권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효력에 의해 제3자의 특허발명은 사실상 금지돼 온 것"이라며 "다만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점이 확정되면 그 때부터 특허를 인정하는 계약은 계속 유지하기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A사의 특허에 대해 사용 계약을 맺은 이씨 등 원고들은 특허가 무효로 되자 특허 계약도 해지돼야 하고 이미 지급한 특허기술 사용료 1억3300여만원도 돌려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특허 사용료는 특허가 무효로 되기 전이나 특허 계약 해지 전까지 유효하게 존속되는 특허 계약에 따라 정당하게 받은 것"이라며 "이씨 등은 특허가 무효가 될 때까지 특허를 배타적으로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고 손해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특허권자인 A회사는 이미 받은 특허 사용료를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