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을 산 기아자동차 전면의 '호랑이코 그릴' 디자인은 저작권 침해가 아닌 것으로 최종 결론 났다.
원고 스케치(왼쪽), 피고들 디자인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6일 백모씨가 "기아차의 호랑이코 그릴 디자인은 자신의 스케치를 도용한 것"이라며 기아차와 디자인팀 직원 이모씨, 기아차와 공동디자인 등록권자인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5506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호랑이코 그릴'은 기아차 앞부분 라디에이터 그릴에 적용된 디자인이다. 그릴 가운데 부분이 위아래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어 마치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 코를 닮았다고 해 붙인 명칭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작물 침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해 작성된 점이 인정돼야 한다"며 "기아차의 백씨의 스케치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기아차의 디자인이 백씨의 스케치에 의거해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백씨의 스케치와 기아차의 디자인에 유사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백씨는 2005년 8월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던 마케팅 제안에 관한 웹사이트에 자신의 자동차 그릴 디자인을 게시했다. 기아차는 2006년 5월께부터 자사의 모든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차 그릴을 개발해 2008년 6월께부터 모든 차종에 같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백씨는 기아차가 자신의 스케치를 도용했다며 2009년 12월 2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