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기저귀 관련 특허권을 둘러싸고 8년간 벌여 온 수백억 원대의 소송에서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지난 28일 미국 킴벌리 클라크와 유한킴벌리(주)가 LG화학과 LG생활건강, (주)엘지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금지 등 소송 상고심(2005다77350)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LG화학 등이 제조한 기저귀에 부착돼 있는 ‘플랩’의 특허침해여부와 관련, 킴벌리 클라크 측이 특허발명한 ‘유체투과성’의 의미는 통상 사전적 의미에서의 유체투과성과는 달리 ‘액체를 투과시키는 성질’에 제한되는 것으로 액체투과성 플랩의 보호범위는 발명자가 특허명세서에서 명확히 개시한 것에 한정돼야 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들 제품의 플랩은 소수성 폴리프로필렌 부직포 재질인데 이는 친수처리라고 하는 별도의 처리공정을 거쳐야 액체투과성인 라이너 재질로 사용될 수 있고 그러한 특수처리가 없는 그 자체로는 액체를 투과시키지 않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며 “피고들 제품에 플랩을 설치해 달성하려는 효과는 원고들의 이 사건 기저귀 특허발명이 플랩을 유체투과성 재질로 만듦으로써 달성하려고 하는 효과와도 달라 피고들 제품이 원고들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한킴벌리 등은 LG생활건강이 플랩(용변이 새지 않도록 기저귀 안쪽에 붙인 샘 방지용 날개)이 달린 기저귀를 생산하자 특허를 침해했다며 지난 2001년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LG 측에 566억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2심 재판부는 “특허침해로 보기 어렵다”며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