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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SK케미칼, 패치형 치매치료제 특허침해로 120억여 원 배상해야
SK케미칼이 노파르티스 아게(노바티스)의 패치형 치매치료제인 '엑셀론 패치(리바스티그민)'에 대한 특허권을 침해해 노파르티스 아게에 120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특허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허법원 25-1부(임영우, 우성엽, 김기수 고법판사)는 18일 노파르티스 아게가 SK케미칼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SK케미칼은 노파르티스 아게의 특허권을 침해했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 등 120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2021나1787). 패치형 치매치료제인 '엑셀론 패치(리바스티그민)'에 대한 특허권자인 노파르티스 아게는 1997년 8월 29일에 등록한 특허의 만료를 앞두고 2012년 4월 특허청에 존속기간 연장승인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노파르티스 아게는 특허청을 상대로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해당 판결에 따라 특허청은 2018년 12월 존속기간 연장을 승인(873일)했다. 문제는 해당 존속기간 연장승인처분이 있기 전, SK케미칼이 엑셀론 패치의 특허발명을 침해하는 의약품을 생산해 유럽 각지로 수출했다는 점이다. 이에 SK케미칼은 특허청의 노파르티스 아게에 대한 존속기간 연장 승인이 나오자 특허청장을 상대로 연장승인 처분을 무효 또는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기각했고 이는 그대로 확정됐다. 노파르티스 아게가 반격에 나섰다. SK케미칼을 상대로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노파르티스 아게 측은 "SK케미칼이 해당 제품을 생산한 행위, 그 제품을 유럽 국가에 수출한 행위, 국내에서 판매한 행위는 특허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SK케미칼이 특허 존속기간 연장 이전에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허법상 존속기간 연장승인처분은 당초 존속기간 만료일에 소급해 효력을 가지므로, 연장승인처분에 의해 노파르티스 아게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연장됐다고 봐야 한다"며 "SK케미칼이 연장된 존속기간 만료일 이전에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케미칼의 제품은 노파르티스 아게의 제네릭으로서 주성분, 함량, 제형, 효능·효과, 용법·용량이 동일한 의약품"이라며 "노파르티스 아게 제품의 대체품임이 명백하고 SK케미칼이 이를 유럽에 수출함으로써 노파르티스 아게 제품의 매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러한 노파르티스 아게의 손해는 SK케미칼의 국내에서의 특허권 침해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SK케미칼이 노파르티스 아게로부터 특허침해행위를 경고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송달받기 이전까지의 기간에 대해 특허법 제130조의 과실추정이 깨진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내용증명 송달 이후의 기간에만 특허침해행위에 대한 SK케미칼의 주의의무위반이 인정된다"고 했다. 손해배상액은 총 113억여 원이 인정됐다. SK케미칼의 해당 제품에 대한 국내 생산과 유럽 판매 매출이 특허침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해당하지만, 특허청의 존속기간 연장불승인 처분을 신뢰했다는 등의 사정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또 "SK케미칼은 내용증명을 송달받기 전까지 제품을 생산해 특허권자인 노파르티스 아게로부터 허락을 받은 바 없이 특허를 무단으로 실시해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을 얻었고, 이에 따라 노파르티스 아게는 손해를 입었다"며 7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SK케미칼이 노파르티스 아게에게 25억 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
엑셀론패치
특허권
특허침해
SK케미칼
한수현 기자
2024-01-27
기업법무
지식재산권
[판결]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 장난감 기업 레고와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 확정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 사이언스가 덴마크 장난감 기업 레고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6일 레고 쥬리스 A/S(소송대리인 법률사무소 김·장 법률사무소 강경태, 장현진, 김동원, 지민경 변호사)가 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2020후1194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덴마크에서 설립된 레고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장난감 회사로, 조립식 블록 완구 등에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해 왔다. 레고켐바이오는 의약품 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법인이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11월 'LEGOCHMEPHARMA' 상표를 출원했다. 그러자 레고는 이의신청을 했고, 이에 따라 특허청 심사관이 상표등록 거절결정을 했다. 레고켐바이오가 거절결정에 대해 불복심판을 청구하자, 특허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여 거절결정을 취소한 다음, 특허청 심사관이 다시 심사하도록 했다. 이에 2018년 9월 'LEGOCHMEPHARMA'에 대한 상표등록이 이루어졌다. 레고 측은 해당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판청구를 했다. 특허심판원은 2020년 2월 "해당 등록상표에 등록 무효 사유가 없다"며 원고 청구 기각 심결을 했다. 결국 레고 측은 한달 뒤 특허법원에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심은 레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은 "완구류 등에 사용된 '선(先)사용상표들(레고)'는 등록상표 출원 당시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장난감 레고의 출처 표시로 널리 알려진 저명한 상표에 해당한다"며 "선사용상표들과 'LEGOCHMEPHARMA'의 요부인 'LEGO'는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양 표장에 대한 상품 출처의 혼동 가능성이나 경쟁 관계와는 상관없이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한 'LEGOCHMEPHARMA'가 사용됨으로써 저명상표주인 레고 측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 구축한 선사용상표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광고선전력, 고객흡인력 등이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되거나 희석될 것"이라며 "'LEGOCHMEPHARMA'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므로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LEGOCHMEPHARMA'가 그 지정상품인 의약품류에 사용될 경우, 저명상표인 선사용상표들이 가지는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취지는 출처의 오인·혼동 염려는 없더라도 저명상표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의 등록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저명상표에 화체된 고객흡인력이나 판매력 등의 재산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는 '타인의 저명상표가 가지는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손상시킬 염려'를 의미하고, 그 여부는 등록상표와 저명상표의 동일·유사 정도, 저명상표의 인지도와 식별력의 정도,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등록상표와 저명상표 사이의 연상 작용을 의도하였는지 여부, 등록상표와 저명상표 사이에 실제 연상 작용이 발생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선사용상표들은 저명상표에 해당한다며 "레고켐바이오가 선사용상표들과 연상 작용을 의도하고 등록상표를 출원했다고 볼 여지가 크고, 'LEGOCHMEPHARMA'와 선사용상표들 사이에 실제로 연상 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등록된 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타인의 저명한 상표가 가지는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해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본 첫 사례"라며 "해당 조항의 취지와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의 의미에 대해 명시적으로 설시하고,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승소를 이끈 장현진(48·사법연수원 33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014년 개정 상표법에서 희석화 조문이 명시적으로 도입된 이후, 해당 조문을 적용하거나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단은 없었는데 이 사건은 상표법에 '희석화 조문'이 최초로 도입된 이후 희석화를 인정한 첫번째 대법원 사건"이라며 "희석화 적용의 기준을 제시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상표권
레고
선사용상표
저명상표
박수연 기자
2023-12-08
노동·근로
지식재산권
형사일반
[판결] 이직 대가로 경쟁사 영업비밀 유출 제안한 삼양인터내셔날 임원, 1심 실형
이직을 시켜주겠다며 경쟁사 직원을 회유해 영업비밀을 빼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GS그룹 계열사 삼양인터내셔날 임원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18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 비밀 누설)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삼양인터내셔날 임원 A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2022고단6399).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삼양인터내셔날 법인에는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경쟁사인 세스코의 법인영업팀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삼양인터내셔날에게 내부 자료를 넘긴 B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양 판사는 "A 씨가 취득한 마스터 데이터와 해약 고객 리스트 등은 모두 영업비밀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A 씨는 B 씨에게 영업비밀 유출을 지시하고, 실제 영업비밀을 사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매우 비정상적인 형태로 경쟁사의 비밀을 얻으려 했고, 범행이 발각되자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며 "재판을 받으면서도 영업비밀을 폄하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B 씨에게 세스코 내부 영업비밀에 관한 자료를 유출해오는 대가로 삼양인터내셔날로의 이직을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영업비밀
영업비밀누설
세스코
한수현 기자
2023-08-18
기업법무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판결] "R2M, 리니지M 저작권 침해"…엔씨소프트 승소
게임업체 웹젠의 'R2M'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재판장 김세용 부장판사)는 18일 엔씨소프트(소송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손천우, 김원, 박종욱, 이수용, 안영재 변호사)가 웹젠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2021가합543715). 재판부는 "웹젠은 'R2M'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 복제, 배포, 전송, 번안해선 안 된다"며 "웹젠은 엔씨소프트에게 10억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R2M은 2020년 8월 중견 게임업체인 웹젠이 출시한 다중접속 임무수행 게임(MMORPG)이다.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이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2021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일부 시스템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게임 속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유기적 연결 요소까지 따라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 웹젠 측은 게임 규칙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웹젠 측은 "리니지M의 기반이 된 시스템 등은 1987년 나온 초창기 컴퓨터 역할 수행게임(RPG)의 규칙을 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을 근거로 엔씨소프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날 선고 직후 엔씨소프트 측은 "이번 판결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지적재산과 게임 콘텐츠의 저작권, 창작성이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게임산업 저작권 인식 변화에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침해
엔씨소프트
게임콘텐츠
한수현 기자
2023-08-18
지식재산권
형사일반
[판결] 삼성 '엣지패널' 기술 중국에 넘긴 톱텍 전 대표, 징역 3년 확정
삼성디스플레이의 엣지 패널 기술을 중국 업체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는 톱텍 임직원들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톱텍 전 대표 A 씨 등 9명의 상고심(2023도4058)에서 피고인들(변호인 법무법인 율우 이정석·이정민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박병대·이윤식·이완형·이석희 변호사, 변호사 박성수)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였는데 A씨 등은 삼성에서 받은 엣지 패널 기술 관련 영업 비밀을 자신들이 설립한 업체에 유출한 뒤 일부를 중국 업체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엣지 패널은 휴대전화의 화면 모서리를 곡면 형태로 구현한 기술로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에 적용된다. 사건의 쟁점은 영업비밀을 누설한 경우 그 행위가 다른 영업비밀 공동보유자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되는지, 일부 공지된 정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도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등이었다. 앞서 1심은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삼성이 톱텍에 건넨 정보도 많지만 톱텍이 삼성에 건넨 기술 정보도 많다"며 "톱텍이 삼성의 영업비밀을 누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정보에는 동종 업계에 널리 알려진 일반적인 기술 정보도 많다"며 "어떤 것이 영업비밀인지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영업비밀을 공동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상대방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유출한 것은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기술 정보는 이를 구성하는 개개 단위의 정보가 모여 전체로서 하나의 유용한 정보를 구성하는 종합정보"라며 "단편적인 개개 단위의 정보로 보더라도 독자성이 있고 경제성이 있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이 포함된 유체물 역시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보호하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심은 A 씨에게 징역 3년, 톱텍 임원 2명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른 직원들도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았다. 양벌규정에 따라 톱텍 등 업체 2곳에도 각각 벌금 1억 원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자유심주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삼성
영업비밀
톱텍
기술유출
안재명 기자
2023-07-13
지식재산권
행정사건
"특허법상 발명자는 자연인"…AI 특허출원무효처분 취소소송 낸 AI 개발자, 패소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신청한 특허 출원을 인정해달라며 미국의 AI 개발자가 특허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30일 미국의 AI 개발자 테일러 스티븐 엘이 특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출원무효처분 취소 청구소송(2022구합8952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허법 문헌 체계상 발명자는 발명자 한 사람으로 표시돼 있고, 이는 자연인만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법령상 자연인이 아닌 AI는 물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독자적 권리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인간의 어떠한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발명할 기술적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AI를 발명자로 표시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해서 관련 발명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고,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는 것이 우리 사회 기술이나 산업 발전에 반드시 기여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이 사건 발명을 총 16개국에서 출원했으나 무심사 주의를 채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외 모든 국가에서 거절됐다"며 "그에 대해 제기한 취소소송 역시 현재까지 모두 기각됐다. 향후 AI를 독자적 발명자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정책적·기술적 고려에 따라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허청이 발명자를 자연인으로 보정하도록 제시한 후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보정명령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테일러 측의 특허출원이 특허법에서 정한 방식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특허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테일러 스티븐 엘은 2020년 3월 자신이 개발한 AI인 '다부스(DABUS)'가 발명한 2건에 대해 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다부스가 출원한 특허 2건에 대해 무효처분 결정을 했다. 특허출원의 주체를 자연인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AI는 자연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허청은 지난해 2월 특허출원자를 AI가 아닌 자연인으로 바꾸라는 내용의 보정 요구서를 보냈지만 테일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특허청은 특허출원에 대해 무효 처분했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인 AI 개발자 테일러 측은 특허청의 출원무효 처분에 대해 "실체 심사를 전혀 거치지 않고 형식적 단계만 진행된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테일러 측 대리인은 "(특허청의 처분은) 출원인을 사람으로만 적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 같다"며 "이는 기술 발전에도 부합하지 않고, 근본적으로 특허법이 AI의 발명 행위를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규정을 근거로 삼고 있더라도 법률 공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법률 공백은 특허법 취지 등을 고려해 실체 판단을 통해 채워야 한다"며 "발명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는 실체적인 판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체) 판단을 하지 않는다면 책임 회피인 것"이라고 했다. 반면 특허청 측은 "한국 법상 특허권은 헌법적,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AI에까지 독점권을 줘야 한다는 법률 근거가 없는 이상 입법 취지와도 반한다"며 "2014년 개정 특허법은 특허권자를 발명한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는 발명자를 자연인으로 적지 않아 (특허청에서) 보정명령한 것이고, 이에 응하지 않아 이뤄진 처분은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연인만 발명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같은 소송 및 특허출원은 '다부스 프로젝트'로 불리면서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 등에서 진행 중이다.
특허
AI
발명자
한수현 기자
2023-06-30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판결] BBQ, bhc 상대 '영업비밀 침해 소송' 항소심도 패소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너시스비비큐(BBQ)가 비에이치씨(bhc)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금지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 김선아, 천지성 고법판사)는 24일 BBQ가 bhc와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금지 등 청구소송(2021나204347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BBQ는 2018년 11월 "우리 내부 정보통신망에 bhc 관계자가 접속해 경영 기밀을 빼돌려 제품개발과 영업의 손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BBQ 측 주장과 증거들을 심리한 결과, BBQ 측이 제출한 특정 자료들이 법률이 정한 영업비밀 요건을 갖췄다는 측면이 부족하고, 민법상 불법행위 성립 요건도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bhc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고, 손해배상 책임의 성립이 인정되지 않은 이상 그 액수도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BBQ 측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bhc가 BBQ를 상대로 낸 상품공급대금 등 청구소송(2021나2006264) 및 물류용역대금 등 청구소송(2022나201117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BQ 측의 귀책사유로 인한 채무불이행으로 각 계약이 해지됐다"며 "BBQ는 bhc에게 상품공급대금 7억여 원과 해지 후 손해배상금으로 111억여 원을, 물류용역대금 5억여 원과 장래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75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bhc의 임직원이 BBQ의 정보통신망에 무단으로 접속하기도 했던 점, BBQ로서는 bhc의 위법·부당한 행위 또는 신뢰관계 파괴행위가 있었고 이로 인해 상품공급계약 및 물류용역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었다"며 BBQ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1심에서 선고한 배상액보다 줄었다. 재판부는 또 두 회사 간 물류용역계약의 종료일을 계약체결일로부터 10년의 기간이 경과한 이후라고 판단했다. 이들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을 체결일로부터 10년으로 하고, 상호 합의로 1회에 연장되며 당사자는 불합리한 사유를 들어 계약의 연장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1심에선 계약 기간을 5년이 연장된 15년으로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BBQ의 5년 계약 연장거부는 불합리한 사유에 의한 계약 연장 거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BQ의 자회사였던 bhc는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CVVI(현 로하틴 그룹)에 매각되면서 bhc가 향후 10년간 치킨소스와 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하고 물류용역을 처리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BBQ는 이 과정에서 bhc가 신메뉴 개발정보 등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2017~2018년 상품공급계약과 물류용역계약을 해지했고 두 업체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BBQ
영업비밀
bhc
한수현 기자
2022-11-24
지식재산권
[판결] 한국서 ‘大成 DENTONS’ 서비스표 등록 못한다
중국 대형로펌인 '따청(大成)'과 합병한 다국적 로펌 '덴톤스(Dentons)'가 우리나라에 서비스표를 등록하려 소송까지 냈지만 패소했다. 등록하려던 '大成 DENTONS'가 비슷한 업종으로 이미 선등록된 '대성'과 호칭 및 관념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허법원 특허2부(재판장 이제정 부장판사)는 다국적 로펌 덴톤스 그룹이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출원서비스 등록 거절 결정 취소소송(2018허810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덴톤스는 2015년 1월 '大成 DENTONS'를 법률서비스업으로 지정해 서비스표로 등록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2017년 "덴톤스가 출원한 서비스표는 2000년 법률연구조사업, 법무사업, 변리사업, 변호사업을 지정해 선등록된 '대성'과 호칭 및 관념이 유사하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덴톤스는 이에 반발해 특허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냈지만 기각당하자 "서비스표 중 'DENTONS' 부분은 선등록된 서비스표와 외관, 호칭, 관념이 다르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둘 이상 문자로 이뤄진 결합상표는 전체의 외관 등을 기준으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표 중 (일부분만으로도) 일반 수요자에게 인상을 심어주거나 그 부분만으로 독립해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있으면 해당부분을 가지고 상표의 유사여부를 대비·판단해야 한다"며 "'大成 DENTONS' 중 '大成'은 식별력을 가지는 중요부분"이라고 밝혔다. 특허법원, 원고패소 판결 이어 "일반 소비자들의 중국어 수준에 비추어 볼 때 '大成 DENTONS'는 '따청덴톤스'로 불리거나 5음절의 '대성덴톤스'로 불릴 가능성보다 앞 부분 한자의 한글 음역, 즉 대성(大成)으로 불리고 '크게 이루다'는 관념으로 인식할 여지가 많다"며 "덴톤스 그룹은 중국로펌 따청과 스위스 로펌 덴톤스가 합병한 것이므로 소비자들이 두 회사 상호를 결합한 세계 최대 다국적 로펌으로 인식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국내 일반 소비자들의 상식 수준 등에 비추어 외국 법률회사들의 이름이나 합병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大成 DENTONS'와 '대성'은 글자체와 글자수 등 외관이 다르지만, '大成'은 식별력 있는 중요부분에 해당하고 선등록된 '대성'과 호칭 및 관념이 동일·유사해 비슷한 서비스 업종에서 사용될 경우 수요자나 거래자에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따청
덴톤스
선등록
중국로펌
손현수 기자
2019-03-11
지식재산권
[판결] 대법원 전합 "특허실시권자도 특허무효심판 청구 가능"
특허권자로부터 특허권을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받은 실시권자도 특허발명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1일 아이벡스피티홀딩스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2017후281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이백스피티홀딩스의 영상 관련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가진 삼성전자는 특허심판원에 아이백스의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이 아이백스의 특허 중 일부가 무효라고 판단해 삼성전자의 청구를 인용하자, 아이백스는 "특허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구 특허법 제133조 1항은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특허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판과정에서는 특허권자로부터 특허권을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받은 실시권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가 '실시권을 허락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례들과 '실시권을 허락받은 자는 그 기간 내에는 권리의 대항을 받을 염려가 없어 업무상 손해를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으므로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례들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판결문 다운로드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관여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실시권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구 특허법 제133조 1항에서 말하는 이해관계인이란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말하고, 여기에는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제조·판매할 사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허권의 실시권자는 비록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고 하더라도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76후7 판결과 82후58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50735404837_165004.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특허법
실시권
특허권
이세현 기자
2019-02-21
지식재산권
[판결](단독) 특허심결 취소 판결 뒤 재심리… “방어 기회 줘야”
특허심판원의 기존 심결을 취소하는 확정 판결에 따라 특허심판원이 관련 사건을 재심리할 때에도 당사자들에게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주는 등 정당한 심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특허법원 판결이 나왔다. 특허법원 특허1부(재판장 김경란 수석부장판사)는 삼성전자가 엠앤케이홀딩스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2018허420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특허심판원에 특허발명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삼성전자의 청구를 인용했고, 상대방인 엠앤케이홀딩스는 불복해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런데 재판에서는 엠앤케이홀딩스가 승소했다. 특허심판원은 엠앤케이홀딩스의 승소를 확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올 3월 19일 삼성전자와 엠앤케이홀딩스 사건을 다시 심리하기로 하고 심판관 합의체를 지정했다. 특허법 제189조는 '심판관은 특허법원의 심결에 대한 소송·판결에 따라 (특허심판원의) 심결 또는 결정의 취소판결이 확정되었을 때에는 다시 심리를 하여 심결 또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특허심판원은 이튿날인 같은 달 20일 두 기업에 사건을 우선 심판하기로 결정했다고 통지한 다음 하루 만인 21일 심리를 종결했다. 특허심판원은 이어 22일 곧바로 "당사자로부터 새로운 주장과 증거 제출이 없으며 취소판결에서 심결취소 기본이 된 이유는 특허심판원을 기속하므로 법원 취소판결 이유와 같이 진보성을 부정한다"며 삼성전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삼성전자는 "새 사건번호 부여 및 심판부 구성 후 이틀 만에 심리를 종결한 후 다음날 심판청구 기각 결정이 났다"며 "이 때문에 새로운 주장를 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는데, 이는 우리의 방어권 또는 절차적 이익을 침해해 위법한 심결"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특허법원이 심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확정한 경우 기속력은 취소의 이유가 된 심결의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이 정당하지 않다는 점에 있어 발생하는 것"이라며 "특허법은 이 같은 경우 특허심판원이 다시 심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 청구인으로서는 심결 취소 판결의 결론을 번복하기 족한 증명력을 가지는 증거를 새로 제출할 기회를 부여 받야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특허심판원이 심결취소 판결 확정 이후 심판관 지정 통지, 우선심판 결정 통지, 심리 종결 통지를 하면서 상당한 기간을 부여하지 않아 심판 당사자들로 하여금 특허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증거제출 기회나 심판절차 진행이나 심리에 관여할 수 있는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도록 했다면 그 심결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등록무효소송
삼성
엠앤케이홀딩스
손현수 기자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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