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왕의 남자'의 영화필름, DVD등의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이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서울고법 민사4부 (재판장 주기동 부장판사)는 16일 희곡 '키스'의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윤영선씨가 '왕의 남자'가 '키스'의 대사를 표절했다며 영화 배급·제작사와 감독을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신청(☞2006라503)에서 "가처분을 발령해야 할 만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청인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대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창작성 있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희곡에서는 대사가 '소통의 부재'라는 주제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됐지만 영화에서는 관객으로 하여금 다소 무거운 이야기에서 벗어나 웃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므로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주인공들의 장님놀이 장면에 쓰인 '나 여기있고 너 거기있지'라는 대사가 자신의 희곡에서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됐던 대사를 그대로 썼다며, 그로 인해 자신의 희곡이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돼 관객들부터 외면당할 위로기에 있다고 가처분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