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주채권자의 채권이 전액 기재돼 있고 채무자가 개인회생절차에 따른 변제계획을 모두 이행해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았다면, 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채무자의 연대보증인의 구상금채권에도 면책 효력이 미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채무자가 연대보증인을 채권자로 염두에 두지 않아 개인회생채권자목록을 작성할 때 실무에서 누락돼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법원이 이에 대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5조2항 1호는 '면책받은 채무자는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한 것을 제외하고 개인회생채권자에 대한 채무에 관해 책임이 면제되는데,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청구권에 대해선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연대보증인으로부터 구상금채권을 양도받은 ㈜웰스링크가 주채무자 김모씨를 상대로 "구상금채권은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서 빠져 있었기 때문에 구상금 채권액 1억4000만원을 돌려달라"며 낸 양수금 청구소송(2014가합58786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씨는 2002년 한국씨티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았고 ㈜엠디하우스가 연대보증했다. 엠디하우스는 2009년 1억4000만원을 한국씨티은행에 대위변제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구상금채권을 웰스링크에 양도했다. 김씨는 2004년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했는데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대출금 주채권자인 한국씨티은행의 채권은 전액 기재됐으나, 연대보증인 엠디하우스가 김씨에 대해 장래 가질 수 있는 구상금채권은 기재되지 않았다. 김씨는 개인회생절차에 따라 변제계획을 모두 수행하고 2010년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았다. 돈을 받지 못한 웰스링크는 "김씨가 면책됐다 해도 구상금채권은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서 빠져 있었기 때문에 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주채권자가 채권 전액에 대해 개인회생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등 개인회생절차에 참가하면 연대보증인은 목록에 기재돼 있어도 개인회생절차에 참가할 수 없는 반면, 연대보증인이 채권 전액을 대위변제하면 목록 기재 여부와 무관하게 주채권자의 개인회생절차상 권리를 취득해 절차에 참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하면 목록에 주채권자가 기재돼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장래의 구상권자인 연대보증인이 목록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해도 면책의 효력이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주채권자인 한국씨티은행이 채권 전액에 대해 권리를 행사했으므로 연대보증인은 개인회생채권자로 참여할 수 없다"며 "따라서 엠디하우스의 구상금채권을 양도받은 웰스링크는 면책된 채권을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김씨에 대해 구상금채무의 이행을 소구할 수 없으므로 각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