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신청자가 재산을 기록할 때 친족의 재산상태를 허위기재했더라도 본인소유의 재산이 아닌 이상 이를 이유로 면책을 불허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김모(48)씨가 낸 면책허가소송 재항고(☞2009마78)에서 면책불허가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26일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1항 제3호는 '채무자가 법원에 재산상태에 관해 허위의 진술을 한 때'를 면책불허가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 재산상태'란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채무자의 재산에는 채무자 명의의 재산뿐만 아니라 차명으로 보유하는 재산도 모두 포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재산으로서 채무자의 친족 등이 보유하는 재산은 채무자의 재산이라고 볼 수 없고, 채무자가 친족 등의 재산상태에 관해 허위의 진술을 했다고 해서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또 부친이 부동산을 처음 취득할 당시 김씨의 나이는 18세에 불과해 달리 이 부동산의 실질적인 보유자라고 볼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면서 부친이 소유한 부동산과 주택 등을 신고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의 채권자 중 하나인 금융기관이 이 사실을 찾아내,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1·2심은 "김씨가 모친의 재산처분자료까지 제출했으면서 부친의 재산은 기록하지 않고 부모의 재산이 없다고 기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채무자에게 면책불허가사유가 존재하므로 면책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