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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지각 피하려 계단 뛰어오르다 사망한 간호조무사... "업무상 재해"
직장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급하게 계단으로 뛰어올라갔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8부(재판장 김유진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9누66295)에서 최근 원고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진료보조로 일하던 간호조무사 A씨는 2016년 12월 아침에 출근한 다음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다. A씨의 사망 당시 나이는 26세였다. A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했으나, 공단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질병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의 유족은 소송을 냈다. A씨의 유족은 "A씨가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게 된 이유는 사업주가 정식 출근 시간보다 30분 이른 8시 30분 출근을 지시했기 때문"이라며 "A씨는 비후성심근병증을 앓고 있었는데 지각에 대한 중압감 아래 계단을 황급히 올라가는 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부담을 받아 사망에 이르게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전 8시 30분 조회에 불참하는 경우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았기 때문에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의 A씨에게 지각에 대한 정신적 부담은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A씨가 출근하면서 상사의 질책을 면하기 위해 계단을 급히 올라가는 행위 또한 A씨의 사망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사망 당일 출근하면서 지각으로 인한 상사의 질책을 면하기 위해 계단을 급하게 뛰어 올라가다가 지병인 심장질환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되거나 심실빈맥 등의 증상이 비로소 발현해 갑자기 사망에 이르렀다"며 "그 과정에서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지각에 대한 정신적 부담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행위로 인한 신체적 부담, 지각에 대한 정신적 부담의 정도는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수준"이라며 "오전 8시 30분이라는 출근 시각이 특별히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간호조무사
직장
지각
사망
업무상재해
박미영 기자
2020-09-28
행정사건
[판결](단독)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담당병원 간호사와 회식 뒤 사망… “업무상 재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자신이 담당하는 병원의 간호사들과 회식을 가진 후 사고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1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9누38900)에서 원고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제약회사 영업 사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6년 2월 동료들과 자신이 담당하는 병원 간호사 2명과 함께 저녁 회식을 했다. 저녁 식사 후 인근 술집에서 2차를 가진 A씨는 노래방으로 이동했다가 집에 가기 위해 대리기사를 불러 기다리던 중 노래방 입구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A씨가 친목도모 또는 사적으로 과다하게 음주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유족은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사적모임으로 못 봐” 재판부는 "A씨의 업무는 자사 제품 정보를 의사들에게 전달해 의사들이 자사 제품을 처방하도록 의사들을 상대하는 것이 주된 영업 업무였다"며 "이를 위해 의사들 뿐만 아니라 간호사들과도 유대관계를 가져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사건 당일 회식자리에서 간호사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고 대화 주제도 해당 병원, 의사들의 개성 등에 관한 것이었다"며 "회식 자리에 A씨와 다른 팀 소속인 직원이 참석했다고 하더라도 당시 회식의 성격을 사적·임의적 성격의 모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회식 직후 사고로 인한 A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당시 회식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업무상재해
회식
제약회사
사망
사고
박미영 기자
2020-02-03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대프리카' 땡볕 건설현장서 일하던 미장공 사망… "산재"
'대프리카'의 뜨거운 땡볕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근무 하루 만에 열사병으로 사망한 바닥미장공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대프리카는 아프리카만큼 폭염의 기세가 등등한 대구를 일컫는 말이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자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누6650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사망 당일 대구 지역 최고 온도는 37℃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었고 공사현장 온도는 모르타르(콘크리트) 양생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외부온도보다 높아 최소 40℃는 됐을 것"이라며 "사망한 지 4~5시간 후에 측정한 A씨의 직장 체온이 38.1℃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사망 당시 신체온도는 상당히 더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사망원인이 불명이긴 하지만 경험칙에 비춰볼 때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고체온증이라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안의 역시 고온의 작업환경이 A씨의 심혈관 병을 급격히 악화시킨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으며, 진료기록감정의 또한 열사병이 가장 가능성 높은 사인이라 판단했다"면서 사망과 업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2015년 7월 대구에 있는 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바닥미장공으로 일하던 A씨는 일한 지 하루 만인 이튿날 공사현장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의 자녀인 B씨 등 2명은 2016년 9월 근로복지공단에 아버지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보상일시금과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인불명이고 업무상 과로나 열사병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B씨 등은 "37℃를 웃도는 폭염속에서 바닥 미장 작업을 하다 사망한 것"이라며 "아버지는 고혈압 증상 외에는 별다른 질병 없이 건강했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이 사건에서는 유족보상일시금 등 유족급여 수급권자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도 쟁점이 되었다. 공단이 "이혼한 A씨가 어머니인 C씨와 함께 거주하며 사망할 때까지 생계를 같이 했기 때문에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 하더라도 수급권자는 C씨이기 때문에 자녀인 B씨 등이 유족급여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으로 나뉘는데, 유족보상연금의 수급권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 △부모 또는 조부모 △19세 미만 자녀·손자녀 등이다. 유족보상일시금의 수급권자는 △사망 당시 생계를 같이하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를 우선순위로 정하고, 후순위로는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않던 배우자·자녀·부모 순으로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A씨의 유족으로 B씨 등 성년인 자녀와 A씨의 어머니 C씨 그리고 A씨의 형이 있는데, 유족 중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다면 자녀들이 다른 유족에 우선해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을 갖게 된다"며 "A씨의 어머니 C씨는 A씨와 함께 거주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 등을 지급받아 생계 대부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형은 A씨의 자녀인 B씨 등이 장례를 치르지 않자 괘씸하게 여겨 (조카인 B씨 등이) 유족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A씨가 어머니 C씨와 함께 살았다는 등의 확인서를 받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며 "따라서 C씨가 A씨와 함께 생계를 같이하던 유족이 아니기 때문에 법 규정에 따라 자녀인 B씨 등이 다른 유족에 우선해 유족보상일시금을 수령할 수급권자"라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근로복지공단
열사병
경험칙
손현수 기자
2018-08-30
금융·보험
행정사건
[판결] 소방관, 24년전 허리디스크 악화도 “산재 대상”
구조활동 중 허리 디스크에 걸린 소방관에게 24년이 지나 척추관협착증이 생긴 경우에도 디스크와 연관성을 인정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송방아 판사는 안산소방서 소방대원 이모(55)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추가상병 및 기간연장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5구단5466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송 판사는 "이씨가 1989년 10월 화재를 진압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로 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고 추간판제거술을 받았다"며 "이씨는 수술 석달 뒤 다시 현장에 복귀해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활동을 했는데 그 활동에는 들것을 이용해 사람을 들어 올리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허리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았고, 사다리를 타고 고지대에 올라가거나 줄에 매달리는 등 불안정한 자세로 작업이 이뤄져 요추 부위를 긴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추간판을 제거하면 요추부가 불안정해지고 추간판의 높이가 감소됨은 물론 후관절에 미치는 압력이 증가되고 일반인에 비해 퇴행성 질환의 발생 속도를 높이게 된다"며 "이씨는 업무상 요추 부위를 긴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퇴행의 속도가 가속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척추관협착증이 추간판 수핵탈출증 및 공무수행과 관련이 없다는 전제에서 이뤄진 공단의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1989년 10월 화재 진압 중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디스크 진단을 받고 추간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석달 뒤 곧바로 현장에 복귀했다. 그런데 24년이 지난 2013년 말 이씨는 허리에 큰 통증을 느꼈다. 병원은 이씨의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마비 증상이 오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내렸다. 이씨는 2014년 2월까지 치료를 받고 같은해 7월 공단에 추가상병 신청과 공무상 요양기간 연장신청을 냈다. 공단은 "척추관 협착증은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라며 "24년 전 사고가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이씨는 소송을 냈다.
구조활동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업무상재해
안산소방서
공무원연금공단
이장호
2017-02-16
행정사건
[판결] 법원, '박근혜 퇴진' 집회 청운동주민센터까지 행진 허용
법원이 30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민단체의 청운동주민센터까지의 행진을 또 허용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약 100m 떨어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까지는 행진은 허용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30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 집행정지신청(2016아12502)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내용으로 한다"며 "집회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기능, 집회에 대한 허가 금지를 선언한 헌법정신, 옥외집회 및 시위에 관한 사전신고제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개인이나 단체가 계획한 집회 및 시위가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것 자체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인근 주민들의 주거의 평온과 시민들의 통행권 국가중요시설 방호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청운동주민센터까지의 집회와 행진을 허용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세종문화회관 계단까지 행진을 한 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다시 청운동주민센터를 지나 청와대 약 100m 떨어진 분수대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금지통고를 하자 주최 측은 서울행정법원에 옥외 집회 금지 통고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박근혜퇴진집회
집회의자유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집행정지신청
통행권
행진
이장호
2016-11-30
행정사건
[판결] 한 건물에 병원·약국… 출입구 다르면 문제없다
약국이 병원과 한 건물에 입주해 있더라도 출입구가 서로 다르다면 약국 개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병원 구내 약국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병원과 약국이 담합해 불필요한 약을 처방하고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약분업 제도를 시행한 이후 병원 구내 약국 개설은 금지돼 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약사 A씨가 대구 달서구 보건소장을 상대로 낸 약국개설등록 불가처분 취소소송(2014두4431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13년 8월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의 1층에 약국을 개설하려고 했다. 이 건물의 2~7층에는 B병원이 있었고, 1층에는 C내과와 커피숍 등이 입주해 있었다. 그러나 달서구 보건소장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에는 약국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한다'는 약사법 제20조 5항 2호를 근거로 A씨의 약국 개설 등록 신청을 반려했고,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A씨가 운영하는 약국에 출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건물 남쪽 대로변과 인도 쪽에 있는 출입문을 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동쪽 전면에 설치된 B병원의 외부출입문이나 계단 및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며 "약국을 통해서는 B병원으로 출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B병원에서 약국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도 북동쪽 출입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나가 인도를 지난 후 약국 출입문을 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의 외벽, 입구, 주차타워 상단에 B병원 간판 외에 C내과 간판도 부착돼 있어 어느 방향에서 보든지 건물에 2개의 병원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특히 B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가 주된 진료과목인데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원내처방이 이뤄지고 있고, 전문의가 1명 있는 가정의학과에서 원외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나 환자가 하루 평균 3.3명에 불과해 약국이 개설되더라도 B병원의 구내약국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약국은 B병원과 독립적인 별개의 공간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의료기관 이용자와 일반인들도 약국을 B병원의 시설 안 혹은 구내로 인식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달서구 보건소장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해 약국을 의료기관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두고자 하는 의약분업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A씨에게 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약국
병원
약국개설등록불가처분
구내약국
의약분업
신지민 기자
2016-08-10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상가건물 증축, 구분소유자 전원 동의 필요
상가건물을 증축할 때는 구분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주택의 경우에는 구분소유자의 다수결에 의해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이 가능하지만, 상가건물 증축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논란이 돼 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4일 서울 신당동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인 고모씨 등 37명이 서울시 중구청을 상대로 낸 건축허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3두259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제15조1항은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집회에서 구분소유자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의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공용부분의 변경이 다른 구분소유자의 권리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때에는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도록 한다. 이번 소송에서는 상가건물을 증축하는 것이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구분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합건물 중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해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정한 취지는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소유권이나 대지사용권 기타 권리관계에 별다른 변동을 일으키지 않는 공용부분의 용도·형상의 등 단순한 변경에 관해 구분소유자 전원의 동의나 대지사용권자 전원의 승낙이 없어도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따르도록 해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관해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이용관계를 설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달리 공용부분에 집합건물을 증축해 전유부분을 새로 만듦으로써 증축된 전유부분에 관한 대지사용권의 성립으로 구분소유자들의 기존 전유부분에 관한 대지사용권에 변동을 초래하거나 구분소유자들에게 증축된 전유부분에 관한 지분을 새로 취득하게 하고 관련 공사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과 같이, 공용부분의 용도·형상의 변경이 그 이용관계의 단순한 변화를 넘어서서 집합건물의 구조를 변경해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의 범위 및 대지사용권의 내용에 변동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해서는 민법상 일반적인 공유물의 처분·변경과 마찬가지로 구분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씨 등은 서울 중구 신당동의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이다. 같은 건물 다른 구분소유자들은 2012년 2월 서울 중구청에 상가에 지상 4~6층을 증축하고, 1~3층 계단실을 특별피난계단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서울 중구청에 건축허가신청을 했다. 이들이 구청에 제출한 상가건물 증·개축 건축주 연명부에 따르면 상가 구분소유자 120명 중 100명(83.33%), 전유지분 1931.92 중 1657(85.76%)이 증축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청은 같은해 3월 '증축은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고, 구분소유자의 동의가 있다'며 허가했다. 고씨 등은 "증축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지 않고, 이를 허가하기 위해서는 상가의 구분소유자 전원의 대지사용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며 소송을 냈다.
상가건물증축
집합건물법
공용부분의변경
공유물의처분변경
구분소유자전원동의
신소영 기자
2014-10-06
국가배상
행정사건
병역대체복무 의무소방대원 사망 손배소, 국가 아닌 소속 지자체 상대로 내야
병역의무를 대신해 소방업무를 보조하는 의무소방대원으로 근무하다 사망했다면 유족은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는 화재현장에서 불을 끄다 사망한 김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203030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유족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2012년 3월 군에 입대한 김모(당시 24세)씨는 소방학교에서 소방교육을 받은 뒤 같은해 5월 경기도 일산소방서에 배치돼 의무소방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같은해 12월 김씨는 소방공무원들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공장으로 출동했고, 소방공무원들을 도와 2층 계단 난간 사이에 끼어 있는 소방호스를 끌어 올리던 중 뒷편의 리프트 통로로 추락해 사망했다. 김씨의 부모는 "의무소방원이 화재현장 내부로 진입해 활동하는 것은 의무소방대설치법 시행령이 규정한 소방공무원 보조임무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며 소방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것과 같은 동일한 방화복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업무상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소방공무원들에게 사고를 발생하게 한 직무상 과실이 있다"며 "김씨의 유족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를 상대로 한 유족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있던 소방공무원들의 소속 지자체인 경기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데도 국가를 상대로 소를 잘못 제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시 사건 화재 현장에 있던 일산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들은 모두 지방소방공무원으로서 경기도지사가 임용하며 경기도로부터 보수를 받는다"며 "그 소방공무원들에게 직무상 과실이 있다면 소속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으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병역대체복무
의무소방대원
사망
국가배상
책임주체
직무상과실
지방자치단체
장혜진 기자
2014-09-22
기업법무
행정사건
약국 있던 건물에 병원 들어와도 '이럴 땐'
약국이 먼저 생긴 건물에 병원이 들어서자 지방자치단체가 의약분업을 이유로 기존 약국을 계속해서 운영하지 못하게 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약사 김모씨는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한 건물 1층에서 2008년 6월부터 약사인 아내와 함께 약국을 운영했다. 약국이 있는 건물의 나머지는 김씨가 이사로 일하고 있는 A의료원이 2008년 7월부터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김씨는, 아내가 사망하자 아내 이름으로 돼 있던 약국의 명의를 바꾸고 그 자리에서 계속 약국을 운영하기 위해 청주시에 약국개설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약국이 병원과 같은 건물 안에 있어 약사법에 위반된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약사법은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담합을 차단하기 위해 약국이 의료기관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있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약국이 병원과 내력벽으로 완전히 구분돼 있다"며 "아내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문제없이 약국을 운영했을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최병준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김씨가 청주시를 상대로 낸 약국개설등록신청반려처분 취소청구소송(2013구합500)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약국은 출입문과 간판 등이 건물 앞 대로변 인도 쪽으로 설치돼 있어 이 건물 병원의 환자가 아닌 일반인도 상비약 등을 사기 위해 얼마든지 약국을 이용할 수 있고, 병원과 외부출입문이나 계단, 엘리베이터 등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이 사건 약국과 병원과 유사한 구조적 특성이 있는 약국과 병원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김씨의 약국은 병원과 상호 독립적인 별개의 공간에 해당하고 병원의 시설 안 또는 구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병원이 건물에 들어서기 전에 약국이 이미 개설돼 있었고 소유주도 서로 달라 병원이 약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다"며 "처음 약국 명의를 김씨 아내가 아닌 김씨의 명의로 등록했거나 김씨의 아내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약국을 계속 운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므로 김씨에게 약국을 계속 운영하게 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목적을 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의약분업
약국
지방자치단체
구조적특성
약사법
홍세미
2013-06-1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지자체가 사유지 산책로에 벤치·나무계단 등 설치했다면 땅주인에 토지 사용료 지급해야
주민이 오가며 산책로로 사용한 사유지에 지방자치단체가 돌계단과 나무계단, 벤치 등을 설치했다면 지자체는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8부(재판장 김경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남양홍씨 대호군파 종중이 수원시를 상대로 낸 토지사용로 청구소송(2011가합2695)에서 "수원시는 종중에 그간의 사용료 2000여만원을 갚고 달마다 31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를 내렸다. 재판부는 "지자체가 타인 소유의 임야를 공원으로 지정하고 그 일부 위에 자신의 계획과 비용으로 시설, 간판 등을 설치해 유지·관리해 왔다면 시설의 부지가 되는 부분을 점유해 사용 이익을 얻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수원시는 산책로 주변에 배구장과 배드민턴장, 운동기구, 벤치 등을 설치해 주민이 이용하게 하고 산책로 진입로에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설치한 것에 대해 임대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수원시가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기 전부터 이미 인근 주민이 통행하던 산책로 자체는 수원시가 새로 조성하거나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했다고 볼 수 없어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1999년 4월 이전부터 영통구 주민이 이용하고 있던 산책로 주변에 운동기구 등을 설치해 공원을 조성했다. 산책로를 소유하고 있던 남양홍씨 종중은 수원시에 '토지 사용료 3000여만원과 매월 46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산책로
사유지
지자체
토지사용료
남양홍씨종중
시설부지점유
201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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