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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공동주택 발코니 벽 맘대로 철거했다가 위층에서 소송… "집합건물 구분소유자도 원고적격 있다"
아랫집 주인이 공동주택의 발코니에 설치된 벽을 해체해 분쟁이 일어난 사건에서 위층 집 주인도 벽체 해체 행위 승인 처분을 다투는 원고적격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벽체의 해체가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기에 윗집 사람도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로서 관련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할 자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A 씨가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대수선허가처분 취소소송(2021두58998)에서 A 씨에게 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해 각하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에 따르면 서울의 한 공동주택 402호의 집주인 B 씨 등은 구청의 허가 없이 발코니에 설치된 벽을 2009년경 철거했다. 504호의 구분소유자인 A 씨는 그해 8월 "402호의 벽체가 건축법령을 위반해 해체됐다"며 민원을 제기했고, 강남구청은 다음날 B 씨 등에게 벽체를 원상복구하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두 달 뒤 구청은 다시 B 씨 등에게 벽체 해체 행위가 사용승인 처리됐고 건축법령 위반 사항이 종결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A 씨는 이러한 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철거된 벽이 내력벽이 아니어서 A 씨에게 원고적격이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내력벽'이란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하중을 견디거나 전달하기 위한 벽체를 뜻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건물의 구분소유자인 A 씨에 대하여도 해당 벽체의 해체에 관한 허가와 사용승인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벽체는 하중을 견디기 위해 견고한 형태를 갖췄고, 그 아래층인 402호에도 동일한 구조의 벽체가 시공돼 있을 뿐 아니라 벽체가 5층 베란다 바닥을 구성하는 슬래브의 하중을 견디고 전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벽체의 구조와 설계·시공상의 취급, 벽체에 미치는 하중의 방향과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당 벽체는 건축법과 그 시행령에서 내력벽에 해당하고, 벽체를 해체한 행위는 집합건물인 이 사건 건물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변경한 행위로서 공용부분을 변경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합건물에서 건물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지주, 지붕, 외벽, 기초공작물 등은 구조상 구분소유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부분으로서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되지 않으며 건물의 골격을 이루는 외벽이 구분소유권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지 여부는 그것이 1동 건물 전체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인지 여부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그 외벽의 바깥쪽 면도 외벽과 일체를 이루는 공용부분이라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해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건축법 규정은 구분소유자들이 공유하고 각자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공용부분의 대수선으로 인해 그 공용부분의 소유·사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구분소유자의 개별적 이익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대수선과 관련한 행정청의 허가, 사용승인 등 일련의 처분에 관하여는 그 처분의 직접 상대방 외에 해당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에게도 그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공동주택
원고적격
수선허가
구분소유
박수연 기자
2024-04-1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서울고법 "CJ대한통운, 택배노조와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와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행정6-3부(재판장 홍성욱, 황의동·위광하 고법판사)는 24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항소심(2023누34646)에서 CJ대한통운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는 중노위의 결정을 적법하다고 본 1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헌법상 노동3권은 소극적으로 국가의 부당한 침해를 배제하는 데 직접 법규범으로써 효력을 발휘할 뿐 국가가 아닌 사인에 대해선 곧바로 단체교섭요구에 응할 의무를 부과한다고 볼 수 없고, 단체교섭거부라는 부당노동행위의 주체에 원청 사용자를 포함시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도 위배된다"는 CJ대한통운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동3권은 국가공권력에 대해 근로자의 단결권 방어를 일차적인 목표로 하지만, 노동3권의 보다 큰 헌법적 의미는 근로자단체라는 사회적 반대세력의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의 형성에 있어 사회적 균형을 이뤄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간 실질적 자치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며 "그중에서도 중심적 지위를 갖는 단체교섭권은 그 개념상 노조와 사용자라는 사인 사이 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노조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할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다. 노조법상 사용자 개념의 해석은 헌법합치적 해석을 통한 법규의 공백 보충으로서 법관에 의한 법형성의 일환일 뿐, 행정입법에 관한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권력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사용자 개념의 해석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 노조법이 규정하고 있는 단체교섭 절차 및 과정과 관련된 개별 규정들에 온전히 포섭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사정이 기본권으로서의 단체교섭권의 행사 범위를 제한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6가지 의제에 대해 온전히 집배점주의 재량에 달려있고, CJ대한통운의 지배·결정권한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CJ대한통운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CJ대한통운 167개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를 포함한 약 1200명의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020년 3월 6가지 의제를 가지고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서브터미널에서 배송상품 인수시간 단축 △서브터미널에서 집화상품 인도시간 단축 △서브터미널 작업환경 개선(택배기사 1인당 1주차장 보장, 우천시 상품 보호 시설 설치) △주 5일제 실시 △급지수수료 인상·개선 △사고부책 개선 등이 있었다. 그러나 2020년 4월 CJ대한통운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노조는 다시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같은 취지로 거부당했다. 노조는 같은해 9월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지노위는 이 신청을 각하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가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노조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불복한 CJ대한통운은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CJ대한통운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노조는 해당 구제신청 이전에도 CJ대한통운에 동일·유사한 의제에 대해 단체교섭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CJ대한통운은 노조에 가입한 직계약 택배기사는 물론 집배점 택배기사들에 대한 관계에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했다"며 "2020년 4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자 같은해 5월 두 차례 동일한 내용으로 재차 단체교섭을 요구했음에도 같은 취지로 거부했으므로 노조 측의 구제신청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단체교섭거부
택배노조
부당노동행위
CJ대한통운
한수현 기자
2024-01-25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판결] "토지 수용 때 시설물도 가격보상 받았다면 철거 의무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사업으로 인해 토지를 수용당한 원소유자가 해당 토지에 지어진 시설물까지 토지보상법에 따라 가격보상을 받았다면 철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5월 12일 두양주택과 두양엔지니어링(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혜안 공대호, 이인석, 신동훈, 곽정훈, 명광재, 최병천, 임재혁, 김현익, 박효영 변호사)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행정대집행비용 납부명령 무효확인소송(2021구합8363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 노원구 내 토지를 매수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운영하던 두양은 동북선 경전철 차량기지 사업으로 인해 2019년 9월경 자진 폐업했다. 서울시가 이 토지를 포함한 지역에 동북선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두양은 1999년 이후 3년마다 개발행위허가를 연장하면서 해당 토지 위에 학원 운영과 관련된 가설건축물 및 가로등, 옹벽 등 시설을 설치했다. 개발허가에 따른 가설건축물의 존속기간은 2019년 9월 1월이었고, 이에 두광은 기간만료 전 가설건축물 존치기간 연장신고를 했으나 노원구청장은 연장신고 처리불가로 통보했다. 한편, 두양은 해당 토지와 가설건축물, 지장물에 관해 보상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재결신청을 했고 서울특별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20년 11월 수용 및 사용개시일을 이듬해 1월 15일로 정해 해당 토지를 수용·사용하고, 손실보상금을 508억여 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재결을 했다. 이에 대해 두양은 이의신청을 했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21년 7월 손실보상금을 514억여 원으로 증액하는 이의재결을 했다. 노원구청장은 해당 토지에 대한 수용재결이 이뤄지자 두양에게 가설건축물에 관해 수용개시일까지 자진철거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 서울시는 2021년 2월 두양에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3조 및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해당 토지 지상에 설치된 가설건축물과 기타 지장물을 자진철거(이전)할 것과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집행 할 예정임을 3번에 걸쳐 계고했으나 두양이 응하지 않자 행정대집행영장통지를 했다. 결국 서울시는 같은 해 7월 강제철거를 하고 두양에게 지장물 철거 공사와 건설폐기물 처리에 관한 행정대집행 비용 등 5081만 원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불복한 두양 측은 "토지보상법에 따라 이전비가 아닌 물건의 가격으로 손실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철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두양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철거 대상 지장물을 포함한 해당 토지 지상에 설치됐던 지장물에 대해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하는 내용을 재결 및 이의재결이 이뤄진 사실이 인정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두양에 대해 그 철거 등을 요구할 수는 없고 시행사가 직접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철거 대상 지장물에 대해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하기로 하는 재결이 이뤄진 이상 두양은 더 이상 지장물에 대해 철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바, 그 이후에 이뤄진 서울시의 철거명령 및 계고처분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에 대해 발해진 것으로 위법하다"며 "그 하자의 정도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볼복해 항소했다. 내달 18일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다.
철거의무
토지수용
토지보상
한수현 기자
2023-07-24
행정사건
[판결] '섬유유연제' 문제 등으로 성능 떨어져 평가 기준 미달된 신형 군용 장비
방위사업청이 신형 군용 장비 개발에 연이어 실패한 업체의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장비의 평가기준 중 세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결함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면 업체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1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정원, 조희태 변호사)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447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사는 2014년 10월 방위사업청과 2018년 2월까지 신형화생방보호의를 연구·개발해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신형화생방보호의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2017년 4월 육군 시험평가단은 방위사업청에 해당 제품에 대한 운용시험평가 과정에서 저장수명 시험항목에 대한 평가결과 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운용시험평가 중단을 통보했고, 방위사업청은 A 사로부터 원인분석과 기술보완계획을 제출받은 뒤 같은해 7월 재시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육군 시험평가단은 재시험에서도 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방위사업청에 재차 운용시험평가 중단을 통보했고, 이에 방위사업청은 A 사에 해당 결과를 통보함과 아울러 결함원인 분석 및 보완계획 등이 포함된 세부적인 기술검토서의 작성·제출을 요청했다. 이후 방위사업청은 A 사로부터 결함원인에 대한 기술검토서를 제출받아 세 차례 기술검토회의를 진행해 사업관리분과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해당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결정이 이뤄지면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A 사는 2019년 10월 방위사업청에 해당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방위사업청은 2019년 12월 운용시험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 발생 및 성능 미충족을 이유로 사업의 중단 결정을 통보했다. 한편, A 사는 2014년 8월 방위사업청과 2019년 10월까지 다른 연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했는데 해당 연구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공급계약 해제를 통보받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 11월 A 사에 대해 두 차례 공급계약을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6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A 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A 사는 "신형화생방보호의 사업의 기준미달 원인은 시험과정에서 사용된 군 내 세탁기에 잔류된 섬유유연제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적극적인 기술보완을 통해 보호성능을 개선했고 자체시험 결과 방호성능 충족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했다"며 "각 계약의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자로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A 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신형화생방보호의 사업 운용시험평가계획서에는 세탁성 평가기준의 근거로 미 국방규격을 명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군의 신형화생방보호의가 미군의 신형화생방보호의와 세탁방법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방위사업청이 세탁성 평가기준으로 미 국방규격을 기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세탁 시에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할 것임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사는 섬유유연제 사용, 세탁기의 크기 차이 등 다양한 결함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에 따른 개선 작업을 계속해서 시행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A 사의 귀책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운 사정이 있어 보인다"며 "결함 원인에 대한 분석 및 그에 대한 대처 경과 등에 비춰 보면 처분 당시까지 A 사가 연구·개발한 결과물의 내용이 향후 방위산업청이 요구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라 판단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입찰참가자격
국가계약
방위사업청
한수현 기자
2023-02-07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CJ대한통운, 택배노조와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
<사진=연합뉴스>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와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CJ대한통운이 노조법상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12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7174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J대한통운 167개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를 포함한 약 1200명의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020년 3월 6가지 의제를 가지고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의제로는 △서브터미널에서 배송상품 인수시간 단축 △서브터미널에서 집화상품 인도시간 단축 △서브터미널 작업환경 개선(택배기사 1인당 1주차장 보장, 우천시 상품 보호 시설 설치) △주 5일제 실시 △급지수수료 인상·개선 △사고부책 개선 등이 있었다. 그러나 2020년 4월 CJ대한통운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노조는 다시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같은 취지로 거부당했다. 그러자 노조는 같은해 9월 CJ대한통운 집배점 택배기사에 대한 단체교섭 거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지노위는 이 신청을 각하했고, 불복한 노조는 2021년 1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가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노조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불복한 CJ대한통운은 소송을 제기했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 측의 구제신청은 단체교섭 거부가 사측에 도달한 2020년 4월로부터 노동조합법 제82조 제2항에 따른 3개월의 제척기간 경과가 명백한 2020년 9월 이뤄진 것으로서 구 노동위원회규칙상 각하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조는 해당 구제신청 이전에도 CJ대한통운에 동일·유사한 의제에 대해 단체교섭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CJ대한통운은 노조에 가입한 직계약 택배기사는 물론 집배점 택배기사들에 대한 관계에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했다"며 "2020년 4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자 같은해 5월 두 차례 동일한 내용으로 재차 단체교섭을 요구했음에도 같은 취지로 거부했으므로 노조 측의 구제신청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집배점 택배기사들과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지도 않으므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아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CJ대한통운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며 "같은 항 제4호의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해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화 및 배송업무가 CJ대한통운의 사업에서 차지하는 역할 및 비중, 집배점 간의 관계, 집배점의 역할, 택배업무에 종사하는 집배점 택배기사들의 수, 택배사업의 규모, 통일적인 근로조건의 설정 필요성 등에 비춰 보면 집배점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에 대한 CJ대한통운의 지배는 사업특성상 구조적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배력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계속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서브터미널에서 배송상품 인수시간 단축 등은 CJ대한통운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반면, 집배점주는 사실상 그러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고부책 개선 등은 집배점주와 집배점 택배기사의 합의로 손해배상책임 분담 비율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CJ대한통운과 집배점주가 중첩적인 지배·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집배점 택배기사들에 대한 관계에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단체교섭 거부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이날 선고 후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당노동행위
택배노조
CJ대한통운
한수현 기자
2023-01-13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판결] "자금계획 수립·공고없는 지자체 부동산 수용은 위법… 취소돼야"
구체적인 자금계획을 수립·공고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수용은 절차적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강동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A 씨가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도시계획시설사업(공원) 실시계획 인가처분 취소소송(2020구합77787)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서울 종로구 삼청공원 인근 토지 및 지상건물과 수목을 소유하고 있는 자로, 해당 토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도시지역 중 자연녹지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공원으로 지정돼 있었고 해당 건물은 1957년경 적법한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신축돼 현재 미등기 상태다. 해당 토지는 1940년 3월 조선총독부 고시에 의한 도시계획시설(공원)에 포함돼 있었는데, 1986년 12월 건설교통부 고시로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일부가 공원에서 해제됐다가 2013년 4월 서울시 고시로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그 이전 상태인 공원으로 환원됐다. 한편, 서울시는 2020년 1월 종로구에게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보상사업 추진계획'이 담긴 공문을 발송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용지 중 도시계획시설(공원)로 유지되는 토지를 2020년 6월 이전 실시계획 작성 및 인가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같은해 6월 서울시 고시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등을 통해 삼청공원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유지하되 일부 면적을 변경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종로구는 삼청공원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고시를 했고, 그 내용에는 A 씨의 부동산을 수용하는 부분이 포함됐다. 그러자 A 씨는 "종로구는 고시할 때 국토계획법에서 정하고 있는 계획평면도 등을 자세히 밝히거나 첨부하지 않았고, 개발제한구역 등에 대해 근린공원 조성 인가처분을 하는 등 인가 처분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결정의 일몰제 시행과 맞물려 이뤄지는 실시계획인가처분을 할 때는 해당 부지를 최종적으로 공원부지로 만들어야 할 시행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크고 분명한지, 해당 부지에 대한 실시계획인가가 이뤄짐에 따라 발생하게 될 재산권 박탈로 인한 사익 침해 정도 등을 특별히 중하게 고려해 재량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A 씨는 해당 건물을 제3자에게 임대해 현재 갤러리나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종로구의 인가처분으로 인해 해당 부동산이 수용돼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므로, A 씨는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제약을 받게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군다나 종로구는 해당 부동산에 공원을 조성할 세부적인 계획은 마련하지 않은 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 위기에 대응해 서울시의 지침을 받아 인가처분에 이르렀을 뿐"이라며 "공원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자금계획을 수립하거나 공사설계도서를 준비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로구의 인가처분은 국토계획법 제88조 제5항에 위반되고, 비례의 원칙에 준수하지 못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함으로써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원
도시계획시설
부동산수용
한수현 기자
2022-07-25
행정사건
[판결] 前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상대 '명예퇴직수당 소송'서 승소
전직 부장판사가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법원행정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전 부장판사 A씨가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명예퇴직수당 부지급결정 취소소송(2020구합5726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모 지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중 2020년 2월 한 지방자치단체 제2부시장 채용에 지원하면서 소속 지원 지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A씨는 이틀 뒤 법원행정처에도 이메일을 보내 사직과 명예퇴직 신청 의사를 밝혔고, 그 다음 날 지원장에게 자신의 명예퇴직원을 첨부한 명예퇴직수당 신청서를 냈다. 그런데 법원행정처는 앞서 2019년 11월부터 법원 내부 전산망에 명예퇴직 신청과 관련한 안내를 하고, 퇴직수당 신청기간도 전국 법원에 공문으로 통보한 상태였다. A씨의 명예퇴직수당 신청은 그 신청기간에서 한 달이 지난 뒤에 제출된 것이었다. 이후 대법원장은 A씨에 대한 퇴직 인사발령을 하면서도 '명예퇴직' 인사발령은 하지 않는 방식으로 A씨의 명예퇴직수당 지급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법원행정처가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 제5조에 따라 신청기간 등 명예퇴직수당 지급에 관련된 사항을 각급 기관에 통보하고, 소속 직원 전원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신청기간 내에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은 이상, 지급규칙 제6조 1항에서 정한 정기명예퇴직의 신청요건 등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의원면직과 명예퇴직 신청이 동시에 이뤄졌는데 그 중 의원면직만을 받아들이는 처분이 이뤄진 경우에는 그 신청자에 대해 의원면직을 허락한다는 의사표시 속에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을 거부한다고 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법원행정처는) 관련 규정이 정하는 통지의 절차를 모두 준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 사무에 관해 관계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소속 지원장이 이 사건 규칙 제5조 2항에 따른 통보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에는 마땅히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에 관한 사항을 소속 직원 전원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통보할 것을 지휘·감독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법원행정처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지급계획에서 정한 명예퇴직수당 신청기간 내에 신청을 하지 않은 불이익을 A씨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명예퇴직수당 신청기간 내에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 외에는 명예퇴직수당 지급요건 등을 갖췄다"며 "신청기간을 넘어서 비로소 명예퇴직수당 신청서를 제출했더라도 A씨는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린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부장판사
명예퇴직수당
법원행정처
이용경 기자
2021-07-27
행정사건
[판결](단독) 이사회 1주일 전 개최 날짜 미통지 이유… 서울시, 복지관 대표 해임은 부당
이사회 1주일 전에 미리 이사회 개최 날짜를 통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서울시가 복지관 대표를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사회 소집절차 미준수는 사회복지사업법상 임원해임명령을 할 수 있는 '현저한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소송(2019구합7672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의 I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시로부터 해임 처분 통보를 받았다. 서울시가 실시한 감사 결과 이사회 소집통지 절차를 5회 미준수 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A씨는 "사전에 조율을 거친 최종 일정만 이사회 개최에 임박해 공문으로 통지한 것"이라며 "공문을 통한 소집통보일이 이사회 개최일로부터 7일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통지기간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회복지사업법 제22조 1항 2호는 '회계부정이나 인권침해 등 현저한 불법행위 등이 발견됐을 때' 임원해임명령을 발령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는 사회복지법인이 범한 모든 위법 및 부당행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위법 및 부당행위로 인해 법인의 임원을 해임하지 않고서는 그 법인의 유지와 목적사업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집절차 미통지 ‘현저한 불법행위’ 해당 안돼 이어 "소집통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 수차례 반복됐다 한들, 그로 인한 이사회 결의의 효력이 다투어져 I법인의 유지 및 목적사업의 수행이 어려워졌다는 사정 등을 확인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한 이를 두고 '현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지적하는 세 번의 이사회의 경우 그 소집통지기간이 법정기간보다 하루에서 이틀 정도 단축됐을 뿐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사회 결의의 효력이 무효로 돌아갈 만한 중대한 위법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A씨에 대한 해임처분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는 서울시가 제시한 근거 법률이 정하는 임원해임명령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사회
해임
사회복지사업법
박미영 기자
2020-05-04
행정사건
[판결] “변리사회 가입 않고 변리사 업무… 변호사 징계는 정당”
특허청에 변리사 등록은 했지만 대한변리사회에 가입을 하지 않고 변리사 업무를 하는 변호사에게 특허청이 징계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변호사업계와 변리사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변호사의 변리사회 의무 가입' 문제에서 법원이 변리사업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변호사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A변호사 등 7명이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무효확인소송(2018구합9032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특허청은 2018년 11월 A변호사를 비롯해 대한변리사회에 가입하지 않은 변호사 125명에 대해 '변리사법 제11조에 따른 참가인 가입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내렸다. 변리사법 제11조는 변리사업무를 하기 위해 특허청에 등록한 변리사와 특허법인은 변리사회에 가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변호사 등은 "특허청장은 변리사법에 따라 변호사가 아닌 변리사에 대한 징계 권한이 있을 뿐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에 대한 징계 권한은 없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다. 변리사로 등록 한 이상 변리사법의 규율대상 된다 재판부는 "변호사법에 의한 변호사에 대한 징계사유와 변리사법에 의한 변리사에 대한 징계 사유가 다르므로, 변호사법의 징계에 관한 규정이 특허청장의 변리사법에 근거한 변호사 자격이 있는 변리사에 대한 징계 권한을 배제하는 취지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변호사 등은 '변호사는 변리사법에 따른 변리사 등록을 하지 않아도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특허 등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소송행위 등의 법률사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변리사 등록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허청장의 징계권이 인정될 수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변호사 자격과 변리사 자격은 서로 구분되는 별개의 전문자격으로서 근거 법령이나 감독청 등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행정법원 ‘징계처분무효확인訴’ 변호사 패소 판결 그러면서 "원고들처럼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의 경우에도 변리사법에 따라 변리사로 등록한 이상 변리사법의 규율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A씨 등이 변호사로서 변리사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특허청에 등록했음에도 대한변리사회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변리사법 제11조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 문제를 둘러싼 변호사업계와 변리사업계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변리사회는 2011년 7월 변리사 등록만 한 채 변리사회에 가입하지 않은 전국 변호사들에게 "1개월 내에 가입하지 않으면 특허청에 징계를 청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 변호사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대한변협은 당시 "변호사의 직무범위 내에서만 특허관련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경우에는 변리사회 가입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갈등은 변리사로 등록한 변호사 90여명이 대한변리사회에 가입하는 것으로 일단 봉합됐지만, 이후에도 업계간 마찰은 계속돼 왔다. 변호사 업계 큰 반발 예상 상급심 판결에 ‘기대’ 변리사회는 2012년 6월에는 특허청으로부터 변리사 등록 업무를 이관 받은 후 변리사회 의무 가입 조항을 근거로 '변리사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변리사 등록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변호사단체와 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후 2013년 12월 변리사회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제로 모 변호사의 변리사 등록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가 행정심판에 회부됐다. 이 사건을 심리한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2014년 6월 변리사회의 등록거부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결정해 변리사 등록과 변리사회 의무 가입 연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변호사단체와 변리사단체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이 밖에도 변리사회는 2016년 12월 김승열 전 대한특허변호사회장에게 제명 처분을 내려 변호사업계와 소송전을 벌였다. 변리사회는 김 전 회장이 특허변호사회 창립을 주도하고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부정하는 등 변리사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며 제명이라는 가장 강력한 징계처분을 내렸다. 변리사 자격을 가진 현직 변호사가 변리사회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제명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김 전 회장 등 변호사업계가 반발해 소송을 내 1·2심에서 김 전 회장이 모두 승소했으며, 현재 대법원이 심리 중에 있다.
특허청
변리사법
변리사
박미영 기자
2020-01-06
행정사건
[판결](단독) ‘담합알선’ 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에 공정위 과징금 5억 부과는 부당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동보장치 구매 입찰에서 담합을 알선한 혐의로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에 5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소송(2019누34274)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동보장치 구매 설치 입찰에서 투찰가격을 합의하는 등 담합행위를 벌인 7개 방송통신장비개발 사업자와 담합에 가담할 들러리 업체를 알선한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41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동보장치란 하나의 송신장치에서 여러 개의 수신장치로 동시에 같은 내용의 정보를 보내는 기기인데,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보 방송을 하는 데 사용된다. 전국의 지자체 등은 입찰을 통해 동보장치를 구매·설치하고 있다. “예산액 반영 등 재량권 일탈” 공정위는 조합 측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지자체 등이 발주한 140건의 동보장치 입찰과 관련해 지원요청 공문을 보낸 구성사업자가 입찰에서 낙찰받을 수 있도록 투찰금액 등을 전달하고 다른 구성사업자에게는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투찰금액을 알려줬다며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금지행위 최고액인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조합 측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조합은 특정 입찰에 관한 공문을 보낸 구성사업자를 낙찰 예정자로 미리 정하고, 유찰되지 않도록 다른 구성사업자에게 들러리 입찰을 종용했다"며 "그 결과 동보장치 구매 설치 입찰에 경쟁이 부당하게 제한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가 과징금 산정의 기초로 삼은 조합의 2015년도 연간 예산액은 동보장치의 사업을 영위하는 구성사업자 뿐 아니라 다중화장치, 데이터포트장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구성사업자가 납부한 가입비, 회비 전체로 이뤄져있다"며 "이 같은 방식대로 과징금을 산정할 경우 동보장치 사업과 무관한 조합의 구성사업자로 하여금 조합의 동보장치에 관한 행위의 책임을 함께 부담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징금 납부 명령은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연간예산액 반영에 잘못이 있거나 사실관계를 오인하는 등 공정위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해 전부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입찰
담합알선
과징금
박미영 기자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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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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