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이나 실용신안권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는 진보성이 없더라도 그 권리범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0일 H사가 김모씨를 상대로 낸 권리범위 확인소송 상고심(☞2012후416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특허는 일단 등록이 되면 비록 진보성이 없어 특허를 무효로 할 수 있는 사유가 있더라도 특허무효심판에 의해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다른 절차에서 특허가 무효임을 전제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심판청구인이 그 청구에서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객관적인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을 가진 절차이기 때문에 특허발명의 진보성까지 판단하는 것은 제도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특허발명 또는 등록고안이 신규성은 있으나 진보성이 없는 경우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당연히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판결(90후823등)은 변경했다.
김씨는 사료 운반차량용 사료 반송장치 실용신안권자로, 2012년 H사의 고안이 자신의 등록고안 범위에 속한다며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이후 H사는 2012년 7월 "김씨의 등록고안은 진보성이 없어 무효이므로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소송을 냈다. 특허법원은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진보성이 없는 경우라도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