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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다문화 자녀, 국적 취득 절차 진행하지 않았어도… "주민등록증 발급돼 국적 보유 신뢰했다면 국적 인정해야"
사실혼 관계인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 국내에서 생활하고 성인이 되기까지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표 등에 등재됐다면 대한민국 국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국 국적을 보유했다고 믿고 있던 원고들에 대한 신뢰보호의 원칙이 위배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지난달 12일 A 씨와 B 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비보유판정 취소 소송(2022두6001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1998년 10월, B 씨는 2000년 4월 대한민국 국적인 아버지와 외국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이들이 출생한 당시 부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남매의 부모는 1997년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읍사무소에서 모친의 호구부 원본을 분실했고 중국대사관이 호구부 재발급을 거부하면서 혼인신고를 제때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아버지는 2001년 6월 A,B 씨에 대한 출생신고를 했고 이들은 각각 17세가 되던 해인 2015년과 2017년에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다. 이들에 대해 한국 국적이 인정된다는 것이 전제로 이뤄진 행정 처리였다. 그런데 2008년 12월 이들의 부모가 혼인신고를 행정청이 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행정청은 남매의 어머니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를 작성하면서 A,B 씨에 대한 출생신고가 '외국인 모(母)와의 혼인외 자(子)의 출생신고'에 해당해 정정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09년 2월 A,B 씨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폐쇄했다. A,B 씨의 아버지는 2009년 5월 자녀에 대한 인지신고를 했지만 아버지의 기본증명서에만 인지신고 내역이 기록됐고 남매의 가족관계등록부는 작성되지 않았다. A,B 씨는 2019년 1월 법무부에 국적법 제20조에 따라 국적보유판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2019년 10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 사이 사실혼관계에서 출생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음에도 출생신고가 수리돼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됐으나, 2009년 2월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된 자로서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국적비보유 판정을 했다. 이에 남매 측은 소송을 냈다. 1심은 남매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복수의 행정청이 원고들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문서인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표에 등재한 후 수년간 계속 관리해온 것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취지의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들의 부모가 관할 행정청의 가족관계등록부 폐쇄 통보, 인지신고 결과 안내 등을 통해 A,B 씨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사실 등을 충분히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B 씨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들의 신뢰에 반해 이뤄진 법무부의 판정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부모에게 남매에 대한 국적 취득이 필요하다는 점이 안내됐다고 하더라도, 남매에 대한 주민등록이 계속 유지된 이상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공적인 견해표명도 계속 유지됐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의 판정으로 A,B 씨는 평생 동안 보유했다고 여긴 대한민국 국적이 부인되고, 그 국적의 취득 여부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등 평생 이어온 생활의 기초가 흔들리는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가 적절하게 친권을 행사하지 않은 결과 귀책사유가 없는 A,B 씨가 성인이 된 직후 국적 보유 여부가 불안정한 상황에 내몰리는 것은 미성년자의 이익을 우선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정대리인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적 견해표정을 신뢰한 이들의 부모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법무부의 판정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의 결과게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적
다문화
주민등록증
한수현 기자
2024-04-10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위법한 파면·정직 징계로 9년간 현역 복무 못하고 정년으로 전역… "연령정년 연장돼야"
[대법원 판결] 위법한 파면·정직 등 징계처분과 현역복무 부적합 전역명령 등으로 약 9년 동안 복무의 기회를 박탈 당한 후 정년 전역명령을 받게 된 경우, 복무하지 못한 기간만큼 기존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는 대법원 판결.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 다만 대법원은 진급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그를 전제로 진급된 지위에서의 현역 지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0두53545(2023년 3월 16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현역의 지위 확인 등 청구의 소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중 예비적청구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군인사법상의 계급별 연령정년이 예외적으로 연장되는 경우 및 그 경우 연장되는 기간의 범위 [사실관계와 1,2심] 2000년 제14회 군법무관임용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의 수료 후 2003년 4월부터 군법무관으로 재직해 2008년 10월 당시 소령이었던 A 씨는 같은해 7월 국방부가 일부 도서를 불온서적이라고 정한 데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A 씨 등은 2009년 3월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내 군 기강을 문란케 했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A 씨는 파면처분을 받고 제적 및 보충역 편입됐다. 이후 다음달께 A 씨는 파면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8월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됐다. 다음달 복직한 A 씨에게 육군참모총장은 그해 10월 판결 결과를 반영해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 씨는 해당 정직 처분 등을 이유로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에 회부돼 같은해 12월 부적합자임이 의결됐다. 국방부장관은 이듬해 1월 전역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A 씨에 대해 전역 명령을 했고, A 씨는 국방부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정직 처분과 최초 전역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에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의한 처분이 아니라 위법하다며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에서 두 처분 모두를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돼 2018년 8월 확정됐다. A 씨의 최초 전역 명령이 취소되자 국방부장관은 약 20일 뒤 'A 씨가 2015년 7월 22일 군인사법 제8조의 소령 계급 연령정년인 4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로 2015년 8월 31일자 정년 전역 및 퇴직 명령을 했다. A 씨는 "위법한 파면처분과 전역 명령으로 중령 진급기회를 상실했는데,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을 도과했다는 이유로 국방부장관의 정년 전역과 퇴역 명령은 위법해 취소돼야 하며 △그 효력이 없는 이상 국가를 상대로 현역 지위 확인을 구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가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지만 정년전역 및 퇴역명령 취소에 대한 청구는 각하했다. 2심은 A 씨가 2심에서 추가한 주위적 청구인 중령 지위확인 청구 및 현역 지위확인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주위적 청구(정년 전역 명령을 받을 당시 소령 계급이었던 A 씨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 "군인사법에 따른 진급심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A 씨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리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가 제공됐다면 당연히 중령으로 진급되었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하기 어려워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에 잘못이 없다." △예비적 청구(현역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 "대법원은 구 국가정보원직원법 제2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계급정년이 문제된 사안(2005두7273)에서 '계급정년의 적용을 받는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직권면직처분에 의해 면직됐다가 직권면직처분이 무효임이 확인되거나 취소돼 복귀한 경우, 직권면직처분 때문에 사실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승진 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은 계급정년기간에 포함될 것이나, 직권면직처분이 법령상의 직권면직사유 없이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러한 직권면직처분으로 인해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당해 공무원이 상위 계급으로 승진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직권면직기간을 계급정년기간에 포함한다면 헌법 제7조 제2항 소정의 공무원 신분보장 규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므로예외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이 계급정년기간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군인이 임용권자로부터 파면 등 징계, 전역명령 등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받았으나 그것이 확정판결에 의해 위법한 것으로 확인돼 복귀하는 과정에서 연령정년의 경과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로서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군기를 중시하고 집단적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법령상 정당한 근거 없이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해당 계급에서 상위 계급으로 진급함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당한 기간에 걸쳐 실질적으로 침해·제한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며 △이를 용인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러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한 손해배상의 방법으로 그 위법성을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앞선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때 '연령'이라는 기준의 불가역적인 성질에 비춰 이러한 경위로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봐야 한다. A 씨는 파면처분 등에 관한 재판 결과로 중대·명백하고 위헌적인 부당함이 거듭 확인된 신분상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상당 기간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처했다. 이처럼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진급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했고 그 결과 해당 계급이 예정한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급별 연령정년에 이르러 결국 진급할 수 없게 됐다. 앞선 재판 결과에서 확인된 임용권자의 거듭된 불이익처분의 위법성과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춰 A 씨의 귀책 없이 초래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도래한 계급별 연령정년을 A 씨에게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에 A 씨는 군인사법에 따른 공식적인 정년 전역 및 퇴역 처리에도 불구하고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계급정년이 연장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대법원 판결(2005두7273)의 법리가 군인사법상의 계급별 연령정년에 관하여도 적용 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점 및 예외적으로 계급별 연령정년이 연장되기 위한 요건과 그 연장 기간의 범위에 관하여 밝힌 최초의 사례이다."
군법무관
파면처분
연령정년
박수연 기자
2023-04-06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고용보험 가입기간 몰랐던 임기제 공무원, 사후 가입 가능"
별정직·임기제 공무원이 임용 3개월 이내에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기간이 지났다면 뒤늦게라도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A 씨가 제주특별자치도 고용센터소장을 상대로 낸 고용보험 가입 불인정처분 취소소송(2019두6323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2013년 제주도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A 씨는 2015년부터 계약 기간을 2년 단위로 하는 임용 약정을 체결해 근무해왔다. A 씨는 2013년 10월 계약직 공무원으로 처음 임용됐는데, 소속기관장은 그에게 고용보험 가입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 A 씨는 2016년 6월경 고용보험법에 따라 임기제 공무원도 본인이 원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가입을 신청했으나, '임용일부터 3개월이 지나 신청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자 소송을 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3조의2 제2항은 '소속 기관장은 고용보험 가입 의사가 있는 공무원이 임용된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입을 신청해야 하며, 가입대상 공무원이 원하면 해당 기간에 직접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고용보험법 시행령에서 신청 기간을 임용 후 3개월 이내로 정하고 있어 이 기간에 가입 신청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가입 대상 공무원의 귀책사유 없이 임용 후 3개월이 경과해 단서 조항에 따라 스스로 신청할 기회가 박탈되는 경우에는 대상 공무원이 그러한 사유를 안 날부터 다시 3개월 내 가입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신청 기간을 임용 후 3개월 이내로 정한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기관장이 공무원에게 고용보험 가입 의사가 있는지 확인할 의무를 이행한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임용 후 3개월이 지난 공무원은 이 같은 사실을 안 날부터 다시 3개월 안에 가입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공무원
고용보험
계약직
박수연 기자
2022-11-21
행정사건
[판결](단독) 연구책임교수가 학생연구원 인건비 회수해 총괄관리 했더라도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교수가 학생 연구원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회수해 총괄관리했더라도 사익을 전혀 추구하지 않았다면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처분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처분 등 취소소송(2020구합7839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공동관리 계좌 운영 개인적 용도로 사용 흔적 없어 대학 교수인 A씨는 2015년 9월~2021년 6월, 그리고 2017년 3월~2020년 2월, 2017년 4월~2020년 3월 각각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해 단백질 치료제 개발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과기부는 2020년 7월 A씨가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각 과제의 학생 연구원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돌려받아 일괄관리하고, 학생 인건비를 추가 계상해 초과된 금액을 반납받는 형식으로 공동관리금액을 조성(학생인건비 공동관리)했으며 2016년 4월부터 같은 해 5월까지 제2과제의 해외학회 출장비 중 참여연구원의 국외여행비 일부를 현금으로 수령해 공동관리금액으로 조성(연구활동비 부적정 집행)함으로써 연구비를 용도 외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A씨에 대해 15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처분을, A씨가 참여한 산학협력단에 대해 합계 1억6000여만원의 연구비 환수·제재부가금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공익목적 침해·위법성의 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려워 재판부는 "(과학기술기본법상 참여제한 사유는) 개별 과제의 성격과 내용, 위반행위의 성격과 내용, 부과된 개별과제와 위반행위 사이의 관련성과 밀접성의 강약, 위반행위자의 귀책사유와 인식의 정도, 다른 형태의 참여제한처분 양정 수준과의 형평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산된 최종적 처분의 양정을 정해야 한다"며 "여러 개의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 사실상 무한정으로 제재기간이 병산될 여지가 크므로 과잉금지원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관련 참여제한처분 양정 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교수 승소 판결 이어 "각 처분의 사유가 된 공동관리금액은 대부분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나 등록금, 연구실의 통상 운영경비 등 연구실 소속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용됐다"며 "A씨가 공동관리계좌 운영을 통해 학생인건비를 유용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법령에서 학생인건비의 공동관리를 금지하는 공익 목적을 침해하는 정도나 위법성의 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위법성, 비난가능성의 정도와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아무런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은 A씨에 대해 운영금액 전액에 대한 환수처분과 합계 15년의 참여제한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결국 각 처분은 공익과 사익의 형량을 현저하게 그르친 것으로서 비례원칙을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교수
사익추구
연구원
인건비
한수현 기자
2022-03-24
행정사건
[판결] SH "266억여원 법인세 취소하라"…4년 소송 끝에 패소
266억원 상당의 법인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SH에 대해 법원은 기각 판결을 내렸다. 2018년 소송을 제기한지 4년 만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정상규 부장판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2018구합550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3년 1월부터 5월까지 SH에 대해 법인세 정기 통합조사를 실시해 △B시로부터 위탁받은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의 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B시로부터 수취한 사업비를 법인세 과세표준에 포함하고, 해당 사업비를 공급가액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며 △SH와 C사간 용지매매계약에 따른 분납채권의 4회분 분납금액에 대한 2011 사업연도 연부이자 90억여원의 이자수익 채권을 계상 누락한 것으로 보고 이를 익금산입하는 등 6가지 사유로 인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과세자료를 삼성세무서에 통지했다. 이에 삼성세무서는 통지내용에 따라 2013년 6월 SH에게 2008 내지 2012 사업연도 법인세 479억여원을 경정·고지했다. SH는 2013년 12월 조세심판원에 해당 부가가치세 및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심판청구를 했는데, 조세심판원에서는 일부만 받아들여졌고 나머지에 대해선 기각 결정하면서 당초 처분세엑에서 212억여원을 제외한 266억여원을 부과 처분했다. 이에 불복한 SH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법인세 부과처분에 대한 적법 여부를 각각 판단했는데, 각 사항에 대한 SH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B시장으로부터 승인 받은 시행계획에 따라 수탁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관해 지도·감독을 받도록 정한 관련 규정들은 지방공사인 SH가 위탁받아 수행하는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의 사업비 지출 및 업무 수행에 대해 B시의 통제를 받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며 "해당 사업비와 용역 공급과의 대가관계 또는 사업비가 SH의 책임과 계산으로 지출된 점을 부정할 만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SH는 이 사건 처분이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을 신뢰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해당 용역이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임을 전제로 매출세액을 거래징수하지 않았고 매입세액을 공제받지도 않았던 SH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SH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과세관청이 처분의 전제가 되는 과세표준 산정에 있어 SH에게 어떠한 공적인 견해표명을 했거나, 이를 신뢰한 SH에게 귀책사유가 없었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
세금
서울주택도시공사
법인세
한수현 기자
2022-03-07
행정사건
[판결](단독) 집합건물관리인, 업무중단·사업장등록 휴업신청 이력 있다면
집합건물의 관리인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건물관리 업무를 중단한 뒤 사업자등록 휴업 신청을 했다면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최근 A사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1누3159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05년 8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지하 4층, 지상 11층 규모 건물의 관리를 목적으로 구성된 관리단의 공동관리인 3개 회사 중 하나로 선임됐다. A사 등 공동관리인으로 선임된 회사들은 같은 해 10월 건물 지하에 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공동사업자로 등록했다. 이후 관리인 지위를 놓고 A사와관리단, 다른 공동관리인 사이에 분쟁이 생겨 건물에 대한 관리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등 여러 소송이 있었다. A사는 2014년 6월 관리단으로부터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당했는데, 2015년 3월 법원은 "A사는 건물의 관리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위반 시 1일당 200만원을 관리단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A사는 건물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 A사는 다만 임대료에 대해서는 부동산임대사업자의 지위에서 개별적으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A사는 관리업무에서 배제됨에 따라 2017년 10월 영등포세무서에 사업장등록에 대한 휴업 신고를 했으나, 영등포세무서는 "건물관리 용역이 계속 제공되고 있어 휴업상태로 볼 수 없고, 다른 공동사업자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수리하지 않았다. 이후 관리단도 영등포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신청했으나, 영등포세무서는 A사 명의로 기존 사업자등록이 돼있어 중복신청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A사는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휴업 신고 수리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2019년 6월 영등포세무서는 이 확정 판결의 취지에 따라 관리사무소의 상호를 관리단으로 정정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한편, 관리단은 사업자등록 명의가 변경되기 전인 2018년 제1기까지 종전 사업자등록 명의인 A사 등의 명의로 부가가치세 관련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고, (A사 등의 명의로) 부가가치세를 확정신고했으나 그 신고세액을 납부하지 않았다. 그런데 영등포세무서는 2018년 9월 관리사무소에 대해 관리단이 납부하지 않은 부가가치세에 납부불성실 가산세 29만원을 포함한 2300여만원을 A사에 고지했고, 같은 해 10월 2018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2300여만원을 예정고지세액으로 결정·고지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됐고,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관리인 지위에서 해임된 후 건물의 관리업무에 관여한 바 없다"며 "사업자등록 명의가 돼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내려진 처분은 실질과세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관리단이 A사 명의로 2018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를 확정신고한 것은 A사의 사업자등록 변경 등에 관한 귀책사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영등포세무서가 관리단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거부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A사로서는 장차 소송에서 승소하는 경우를 대비해 사업자등록에 대한 폐업 신고를 하기 어려웠고, 실질적으로 관리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명의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도록 용인하기도 어려웠던 상황에 처해 있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고려해 휴업 신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사와 관리단 사이의 분쟁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세무서로서는 분쟁의 성격을 반영해 관련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나마 관리단에 의한 부가가치세 신고를 허용하는 등의 적절한 세무행정을 했어야 하는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세무서가 A사의 휴업 신청 및 관리단 측의 공동사업자 명의 변경, 사업자등록 신청을 거부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A사 명의의 부가가치세 신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결을 통해 A사가 더 이상 관리인 지위에 있지 않다는 사실관계가 정리된 상태였으므로, 부가가치세 신고는 납세의무자가 아닌 자의 신고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부가가치세
집합건물
건물
관리인
가산세
한수현 기자
2021-11-25
행정사건
[판결] 수원지법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처분 효력 정지"
경기도의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2부(재판장 양순주 부장판사)는 3일 일산대교 주식회사가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사건을 인용했다(2021아4121). 일산대교 주식회사는 민간투자사업자로 지난 2003년 7월 경기도와 일산대교 건설에 관한 실시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2007년 12월 말 준공해 기부채납 후 이듬해 5월부터 이를 운영하며 통행료 수입을 얻어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26일 경기도지사직을 사퇴하기 전, 이른바 '통행료 무료화'를 명목으로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처분을 내렸다. 이에 일산대교 주식회사는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해당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내는 한편 '이 사건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지 아니할 경우 신청인이 제기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이 진행되는 상당기간 동안 신청인은 사업시행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됨에 따라 당장 아무런 수입이 없게 되어 채무상환 등 신청인의 기본적인 법인 활동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이 즉시 효력을 발생함으로써 신청인이 이 사건 처분의 당부를 본격적으로 따져볼 최소한의 기회조차 없이 신청인에게 기본적인 법인 활동에서 배제되는 희생을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해 보인다"며 "신청인이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입게 되는 손해는 사회관념 상 금전보상으로는 참고 견디기 어렵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무형적 손해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피신청인은 사업시행자의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공익상의 필요에 따라 사업시행자의 지정취소 등을 포함한 공익처분을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례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며 "이 사건 처분은 공익처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불가피한 사정 하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본안에서 상당한 다툼이 예상되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볼 때, 처분의 효력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 일산대교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처분은 1심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한 날까지 그 효력이 정지되게 됐다. 한편 경기도는 입장문을 내 "본안판결 전까지 잠정기간 동안 법원이 정하는 정당한 보상금액에서 최소 운령수입 보장금을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무료화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일산대교
통행료
효력정지
정준휘 기자
2021-11-04
행정사건
[판결] 강제퇴역 무효 판결로 미지급 퇴역연금 받은 군인 유족에…
강요에 의해 강제로 전역한 후 퇴역연금을 받은 군인 유족에게 이자 부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환수처분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군인연금 기지급금 환수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918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남편 B씨는 1957년 6월 소위로 임관했고, 1972년 8월부터 6관구 사령부 작전참모로 근무해 같은 해 11월 대령으로 진급햇다. B씨는 1073년 4월 3~6일 사이 국방부장관에게 전역지원서를 제출했고, 국방부장관은 같은 달 16일 B씨에 대해 전역을 명했다. 이후 2016년 12월 B씨는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종전 전역명령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를 제기했고, 법원은 2017년 9월 "B씨의 전역지원서 작성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단 보안부대에서 3일간 감금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의 자유가 박탈될 정도의 강박상태에서 이뤄졌다"며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무효"라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은 같은 달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2017년 11월 국방부장관은 종전 전역명령을 무효로 하면서 1981년 11월 부로 전역을 새롭게 명했고,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의 복무기간을 26년 5개월로 보아 미지급 퇴역연금 15억6000여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가 2019년 2월 사망했음에도 B씨에게 기지급한 금액 중 이자 부분이 별도의 지급 규정이 없음에도 착오 지급됐다며 '군인연금 기지급금 환수안내 및 납부고지'를 했다. 이에 B씨의 부인 A씨는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는 2020년 10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결했다. 종전 환수처분의 상대방은 A씨가 아니라 B씨라는 이유에서다. 국군재정관리단은 A씨에 대해 같은 이유로 다시금 환수처분을 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구 군인연금법 제15조 제1항에 따른 환수처분은 '급여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만 할 수 있을 뿐, 급여가 지급된 후 급여를 받은 사람이 사망했더라도 상속인들에 대해선 환수처분을 할 수 없다"며 "A씨에 대한 환수처분은 근거 법령이 없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군재정관리단은 해당 이자가 포함된 퇴직연금을 지급함으로써 B씨나 A씨가 퇴역연금 전액을 수령할 권원이 있다는 등의 신뢰를 부여하는 공적 견해표명을 했다"며 "급여 등이 당초 지급되어야 하는 시기보다 늦게 지급되는 경우에 그에 따른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이 가산돼 지급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걸 고려하면, 퇴역연금을 수령하는 정당한 법적 권리가 있다고 믿은 데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역연금을 지급한 취지 자체에 불법·부당한 국가의 행위로 인해 강제로 전역하고 부당하게 퇴역연금을 지급받지 못한 B씨의 권리와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측면이 있을 뿐 아니라, 이자를 환수하지 않을 경우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해당 환수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강제퇴역
미지급
퇴역연금
군인
유족
한수현 기자
2021-10-18
행정사건
[판결](단독) 한국인 父·외국인 母 사이 혼인신고 않은 상태 태어났어도
우리 국민인 아버지와 외국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국내에서 생활하고 성인이 되기까지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 등에 등재됐다면 대한민국 국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A씨와 B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비보유판정 취소소송(2019구합8944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98년 10월, B씨는 2000년 4월 대한민국 국적인 아버지와 외국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이들이 출생한 당시 부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의 아버지는 2001년 6월 A씨와 B씨에 대한 출생신고를 했고, A씨와 B씨는 17세가 되던 해인 2015년과 2017년에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다. 행정청에서 공신력 있는 문서에 수년 간 등재·관리 그런데 2008년 12월 이들의 부모가 혼인신고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행정청은 혼인신고를 수리하면서 이들의 어머니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A씨와 B씨에 대한 출생신고가 '외국인 모와의 혼인외 자의 출생신고'에 해당해 정정대상이라는 이유로 2009년 2월 A씨와 B씨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폐쇄했다. A씨와 B씨의 아버지는 2009년 5월 자녀에 대한 인지신고를 했으나, 아버지의 기본증명서에만 인지신고 내역이 기록됐고 A씨와 B씨의 가족관계등록부는 작성되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2019년 1월 법무부에 국적법 제20조에 따라 국적보유판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2019년 10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 사이 사실혼관계에서 출생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음에도 출생신고가 수리돼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됐으나, 2009년 2월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된 자로서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국적비보유 판정을 했다. 이에 반발한 두 사람은 소송을 냈다. ‘대한민국 국적취득’ 공적 견해 표명으로 볼 수 있다 A씨와 B씨는 재판에서 "행정청은 우리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를 작성하고, 주민등록표를 창설하는 등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취지의 공적 견해표명을 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당연히 믿음으로써 성년이 되기 전 국적을 취득할 기회를 놓쳤다. 법무부 판정은 이 같은 공적 견해표명에 반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정한 것으로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행정절차법 제4조 1항은 행정청이 직무를 수행할 때 신의에 따라 성실히 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행정청의 직무 수행 전반에 걸쳐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복수의 행정청이 원고들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문서인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표에 등재한 후 수년간 계속 관리해온 것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취지의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이어 "특히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공신력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스스로 적법하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신뢰한 것에 대해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국가기관이 부여한 신뢰 때문에 이들이 미성년자이던 시절에 부모가 단순히 형식적 신고절차를 밟을 기회를 놓쳤을 뿐, 이들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지위인 '국적'을 사실상 빼앗는 것은 이들을 무국적자로 내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형식적·절차적 미비를 이유로 (이들을) 무국적 상태로 내모는 것은 결국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어떠한 기본적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자로 배제시키는 것"이라며 "국가공동체 내지 주권권력의 주체에서 배제함에 있어서는 헌법적 시야를 가지고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국적
호적부
가족관계등록
대한민국
주민등록
한수현 기자
2021-10-05
행정사건
[판결](단독) 허위 기록 2000세대 중 14세대 불과… 수도검침원 해고는 부당
2000개의 담당 세대 중 14개 세대의 검침 수치를 허위로 조작·입력했다는 이유로 수도검침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포항시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9누5713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03년부터 포항시와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상수도 계량기 검침원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포항시는 2017년 A씨가 검침 결과를 허위로 입력해 12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수용가(需用家)에 440만원의 상수도 요금을 초과 부과해 민원을 야기했다며 위탁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이 같은 계약해지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재심신청을 했고, 중노위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반발한 포항시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포항시와 A씨가 맺은 위탁계약은 A씨가 업무를 성실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약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에는 위탁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포항시의 다른 검침원이 A씨와 같이 계량기 검침을 하지 않은 채 검침 단말기 입력코드를 허위로 조작·입력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는 점 등까지 고려하면 A씨의 행위로 포항시와 A씨 사이의 신뢰간계가 어느 정도 훼손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의 검침 소홀 행위가 문제됐던 2016년께에는 약 2000여개에 이르는 검침 건수를 담당하기도 했는데, 그 중 문제가 됐던 것은 14개에 불과하다"며 "이는 그 무렵 다른 지방자치단체 소속 검침원의 평균 검침 건수인 1500~1700개를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포항시 소속 검침원 평균 검침 전수인 1962개보다도 많아 A씨의 검침 업무가 상대적으로 과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항시도 그 무렵 검침원들의 1인당 검침 건수가 과다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검침구역을 개편했다"며 "검침구역 개편 이후에는 A씨의 검침 소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귀책사유로 요금을 초과 부과해 민원을 야기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도 없다"며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A씨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업무과중
수도검침원
해고
박미영 기자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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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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