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승 이하 자동차를 전방조종자동차와 비전방조종자동차로 구분해 세금을 달리 부과해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방조종자동차'는 자동차의 가장 앞부분과 조향핸들 중심점까지의 거리가 자동차 길이의 4분의 1 이내인 자동차를 말한다. 즉 보닛(bonnet, 일명 본네트)이 전혀 없는 차량으로 버스나 트럭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방조종자동차 여부는 자동차관리법에서 자동차의 종류를 분류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자동차세 등의 적용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최근 카니발 운전자 이모(52)씨가 "7~10인승 자동차를 승용차로 보고 자동차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세등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2008구합10022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에서는 종래 승차인원이 6인 이하인 자동차를 '승용'자동차로 7인 이상 자동차를 '승합'으로 규정하다 96년12월9일 개정되면서 10인 이하인 자동차를 '승용'으로, 11인 이상인 자동차를 '승합'으로 분류하는 내용으로 변경됐다"며 "종전 규정에 따라 승합자동차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규칙의 시행일인 96년12월9일 이전에 등록한 자동차여야 하므로 2001년6월26일에 등록된 이씨의 자동차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자동차세는 매년 6월과 12월1일을 기준으로 자동차등록원부상 자동차를 등록, 소유하고 있는 자에게 부과하는 재산세의 성격이 강한 지방세이므로 매 과세분기마다 납세의무가 각각 새로이 성립하게 된다"며 "과세기준일을 기준으로 승용 또는 승합 자동차 인지를 따져 그 당시 새로운 법령을 적용한다고해서 헌법규정에 위반된 소급과세라거나 재산권의 부당한 침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10인승 이하 전방조종자동차를 다른 승용차와 달리 승합자동차의 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전방조종자동차 대부분이 오래 전에 출시돼 단종된 상태이거나 구청에 등록된 차수도 97년 1,706대에서 2006년 472대로 줄어들었다"며 오히려 "저가의 생계형인 전방조종자동차에 대해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것은 담세능력이 빈약한 자에게 과도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 되므로 다른 승용차와 달리 취급하더라도 조세평등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카니발 LPG 9인승 자동차를 구입하고 2001년6월26일 자신을 소유자로 신규등록까지 마쳤다. 이후 서초구청에서 11인 이상 자동차가 아니면 승용자동차로 분류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 및 그 시행규칙에 따라 승용자동차에 해당하는 자동차세 등을 부과하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