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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다문화 자녀, 국적 취득 절차 진행하지 않았어도… "주민등록증 발급돼 국적 보유 신뢰했다면 국적 인정해야"
사실혼 관계인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 국내에서 생활하고 성인이 되기까지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표 등에 등재됐다면 대한민국 국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국 국적을 보유했다고 믿고 있던 원고들에 대한 신뢰보호의 원칙이 위배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지난달 12일 A 씨와 B 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비보유판정 취소 소송(2022두6001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1998년 10월, B 씨는 2000년 4월 대한민국 국적인 아버지와 외국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이들이 출생한 당시 부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남매의 부모는 1997년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읍사무소에서 모친의 호구부 원본을 분실했고 중국대사관이 호구부 재발급을 거부하면서 혼인신고를 제때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아버지는 2001년 6월 A,B 씨에 대한 출생신고를 했고 이들은 각각 17세가 되던 해인 2015년과 2017년에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다. 이들에 대해 한국 국적이 인정된다는 것이 전제로 이뤄진 행정 처리였다. 그런데 2008년 12월 이들의 부모가 혼인신고를 행정청이 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행정청은 남매의 어머니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를 작성하면서 A,B 씨에 대한 출생신고가 '외국인 모(母)와의 혼인외 자(子)의 출생신고'에 해당해 정정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09년 2월 A,B 씨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폐쇄했다. A,B 씨의 아버지는 2009년 5월 자녀에 대한 인지신고를 했지만 아버지의 기본증명서에만 인지신고 내역이 기록됐고 남매의 가족관계등록부는 작성되지 않았다. A,B 씨는 2019년 1월 법무부에 국적법 제20조에 따라 국적보유판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2019년 10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 사이 사실혼관계에서 출생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음에도 출생신고가 수리돼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됐으나, 2009년 2월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된 자로서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국적비보유 판정을 했다. 이에 남매 측은 소송을 냈다. 1심은 남매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복수의 행정청이 원고들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문서인 호적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표에 등재한 후 수년간 계속 관리해온 것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취지의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들의 부모가 관할 행정청의 가족관계등록부 폐쇄 통보, 인지신고 결과 안내 등을 통해 A,B 씨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사실 등을 충분히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B 씨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들의 신뢰에 반해 이뤄진 법무부의 판정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부모에게 남매에 대한 국적 취득이 필요하다는 점이 안내됐다고 하더라도, 남매에 대한 주민등록이 계속 유지된 이상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공적인 견해표명도 계속 유지됐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의 판정으로 A,B 씨는 평생 동안 보유했다고 여긴 대한민국 국적이 부인되고, 그 국적의 취득 여부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등 평생 이어온 생활의 기초가 흔들리는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가 적절하게 친권을 행사하지 않은 결과 귀책사유가 없는 A,B 씨가 성인이 된 직후 국적 보유 여부가 불안정한 상황에 내몰리는 것은 미성년자의 이익을 우선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정대리인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적 견해표정을 신뢰한 이들의 부모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법무부의 판정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의 결과게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적
다문화
주민등록증
한수현 기자
2024-04-10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한미 정상 통화유출' 관련 감독자 감봉 1개월은 과도"
2019년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부하 직원을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봉 처분을 받은 외교부 직원이 이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A 씨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감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8611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6년 2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미국대사관 정무공사 및 차석으로 근무한 A 씨는 2019년 5월 공사참사관 B 씨가 3급 비밀 친전에 포함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 관련 내용을 강효상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누설한 것을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중앙징계위원회에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위원회는 A 씨가 친전 배포범위를 대사 등 5명으로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했음에도, 정작 친전 배포의 실태 등을 점검하거나 관리·감독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의회과에까지 친전 사본이 무단 배포돼 국회의원에게 누설되는 보안사고의 원인을 제공해 국내정치 문제로 비화됨은 물론 대통령 방한에 관한 외교협상에도 중대한 차질을 야기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 의무 등을 위반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A 씨는 법원에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2021년 1월 법원은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A 씨에 대한 징계처분을 취소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외교부는 해당 판결의 취지에 따라 중앙징계위원회에 A 씨에 대한 경징계의결을 요구했고, 위원회는 "A 씨의 비위 정도가 약하다고는 하더라도 과실은 중하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한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감봉 1개월의 징계양정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교부는 A 씨의 비위 정도가 약한 점 등을 들어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내렸지만, A 씨의 비위행위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의 징계기준을 적용하면 '견책' 처분의 대상에 그친다"며 "설령 외교부 측의 주장처럼 A 씨의 과실이 중대하다는 가정 하에 징계기준에서 감봉 처분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더라도, A 씨가 수상한 홍조근정훈장은 시행규칙상 상훈감경 대상으로 규정한 공적이므로 A 씨에 대한 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외교부
징계
한수현 기자
2023-01-09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김도현 前 베트남 대사, '해임 취소소송' 항소심서 승소
청탁금지법을 위반하고 공관직원에 폭언을 했다는 혐의로 문재인 정부 시절 해임된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가 징계 불복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성수제, 양진수, 하태한 판사)는 지난 16일 김 전 대사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등 취소소송(2020누6728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 전 대사는 2018년 10월 베트남의 한 골프장 개장 행사에 가족 동반으로 참석해 베트남 기업으로부터 왕복 항공권과 숙박비, 기념품 등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공관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사적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외교부는 2019년 3월 주베트남 대사관을 감사한 결과 해당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가 모두 인정된다면서 김 전 대사를 해임하고, 징계부가금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김 전 대사는 인사소청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김 전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서 일하다 2012년 삼성전자 글로벌협력그룹장으로 영입됐다. 2017년 11월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원으로 재직하다 2018년 4월 주베트남 대사로 발탁됐다. 1심은 "고위공직자에게 부여된 신뢰와 임무를 저버린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김 전 대사에 대한 외교부의 해임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가족들을 위한 왕복 항공권을 수수한 행위는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청탁금지법의 목적에 비춰 부적절한 행위"라면서도 "그러나 김 전 대사가 가족들과 동행해 참석한 해당 행사는 외교를 위한 공식적 행사라고 볼 여지가 있고,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대사가 2012년 이전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는 청탁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였음에 비춰 보면, 해당 행위 당시에 청탁금지법의 요건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고위공직자에게 부여된 신뢰와 임무를 저버린 것으로서 그 비난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그 비위사실이 해임에 이를 정도로 중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사에 대한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은 그 대상이 되는 '비위행위의 금액' 산정을 잘못한 것으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애 해당해 위법하다"며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하고 전부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사
베트남
청탁
해임
한수현 기자
2022-09-19
행정사건
[판결](단독) 인사검증 관련 정보공개청구 거부 정당
외무공무원 고위직에 대한 대통령비서실과 외교부의 인사검증 내용은 정보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A씨가 대통령비서실장과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21구합8757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통령비서실은 2018년 1월 주일본국대사관 공사참사관(총영사) A씨에 대해 인사검증을 실시했다. 이후 외교부는 같은 해 6월 A씨를 주독일연방공화국대사관 본(Born)분관장으로 내정하는 인사공지를 했다. 그런데 대통령비서실은 한달여 후인 7월 A씨에 대해 다시 인사검증을 실시했고, 이후 외교부는 A씨에 대한 본분관장 인사내정을 철회했다. 인사내정철회 관련 내용은 비공개대상 정보 해당 이에 A씨는 정년퇴직 후인 지난해 9월 대통령비서실과 외교부에 △자신에 대한 2017년 및 2018년 공관장, 고위공무원단 임용 관련 심사서류를 제출받았는지에 대한 정보 △자신에 대한 심사내용과 심사자료, 심사결과에 관한 정보 △대통령실의 고위공무원단 심사와 관련한 근거 규정에 대한 정보 △1차 심사와 2차 심사 사이에 심사기준이 바뀐 것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 등을 공개해 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대통령비서실과 외교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2017년 및 2018년 공관장, 고위공무원단 임용 관련 심사서류를 제출받았는지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선 국가공무원법 제28조의6 제3항에 따라 '고위공무원(단) 임용심사'는 인사혁신처에서 실시하는 절차로서 대통령비서실의 소관에 해당하지 않아, 각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봤다. 공개한다면 임용권자의 재량권 무색하게 만들어 재판부는 나머지 정보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법이 규정하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용권자는 승진후보자 및 최종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 기준 및 그 밖의 여러 고려사항들을 폭넓게 선택하고 적용할 권한이 있다"며 "특히 외무공무원을 고위공무원단 직위로 승진시키는 경우 절차의 구체적인 진행 경위나 승진대상자의 선정 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정한 규정이 없는 점을 보더라도 임용권자의 인사재량권을 두텁게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검증 및 인사내정의 철회에 관한 경위 또는 기준을 담고 있는 정보를 공개한다면 임용권자의 승진임용권한에 대해 관련 법령에서 예정하지 않은 사후적인 통제 절차를 신설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향후 임용권자는 승진임용을 결정할 때마다 결정의 근거가 공개될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므로 임용권자에게 부여된 광범위한 재량권을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위공무원 중 특히 외무공무원의 임용에 관한 것은 국가안보와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공개될 경우 자칫 외교안보상의 비밀이 누설돼 국익에 해가 될 염려가 있다"며 "더욱이 A씨는 이미 정년퇴직을 했으므로 인사내정 철회에 대해 실질적인 권리구제절차를 밟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정보 공개를 통해 얻는 실익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정보공개
인사검증
공무원
한수현 기자
2022-06-16
행정사건
[판결] '한·미 정상 통화유출' 연루 외교관, 감봉 징계 "적법"
2019년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 의혹 사건에 연루돼 감봉 처분을 받은 외교관이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소송(2019구합8928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하던 2019년 5월 다른 참사관 B씨가 당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내용을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같은 달 외무공무원징계위원회는 "A씨가 정상 간 통화 내용이 담긴 친전을 열람 권한이 없는 직원들에게 무단으로 배포·전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외교기밀을 공개적으로 누설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다"며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 결정을 받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지시·승인에 의한 친전의 복사본 배포가 이뤄졌기 때문에 B씨에 의한 누설행위가 가능했고, 그 누설행위로 인해 심각한 정치문제가 비화되는 등 초래된 결과가 너무도 중대하다"고 밝혔다. 또 "특히 이 사건은 한·미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통화 내용이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누설됨으로써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되거나 우리 정부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던 문제여서 엄중히 다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해당 열람제한 문건에 따른 친전 열람 접근 권한의 제한이 단지 온라인상 친전 열람 접근 권한에 국한된 것으로 오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보면 A씨의 비위행위는 고의·중과실에 의한 행위로 보기는 어렵지만, 징계기준에 따르더라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감봉'을 제시하고 있어 A씨에 대한 징계처분은 징계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징계
감봉
통화유출
외교관
한수현 기자
2022-01-17
행정사건
[판결]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 무효확인소송 "각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으나 각하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10일 경실련과 A씨 등 서울시민 2명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무효확인소송(2020구합86699)에서 "이 사건 소송을 각하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는 2020년 9월 약 8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실시계획을 발표한 뒤 같은 해 11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광화문광장의 서쪽 편도 6차로 도로를 모두 제거해 광장으로 편입하고, 주한미국대사관이 위치해 있는 동쪽 도로를 7~9차로로 확장해 양방향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으로서 현재까지 전체 공정의 약 34%가 마무리돼 전체 예산 중 250여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 등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법률상 규정된 각종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고, 광장을 사용할 수 없게 돼 헌법상 자유가 침해됐다"며 2020년 12월 소송을 냈다. 경실련 등은 재판과정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상위 도시기본계획인 '2030서울도시기본계획'에 없던 사업이고, 서울시가 '실시계획인가 고시'도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며 "광화문광장은 민의가 표출되는 공간인데, 공사가 진행돼 집회 및 시위 행위가 전면 금지되는 등 표현의 자유와 환경권을 침해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원고들은 공사 취소를 요구할 법률적 지위가 없다"면서 "공사가 관련 규정을 준수하며 진행되고 있고, 광화문광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재조성될 뿐"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서울특별시고시 제2019-260호로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 등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 환경상 이익이 침해되므로 해당 고시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고시는 지구단위 계획으로서 도시관리계획에 해당하고, 광장 등 기반시설의 설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도시계획시설 사업으로서 단계별로 수립된 집행계획에 따라 그 시행자에 의해 시행되고, 사업시행자는 실시계획을 작성해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 등은 이 사건 고시 후속의 실시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원고들의 표현의 자유, 환경상 이익의 제한은 그것을 초래한 직접적인 행위인 실시계획에 따른 것이지 그 이전의 이 사건 고시가 가져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경실련과 원고들 모두는 이 사건 고시에 따른 지구단위 계획구역 밖에 소재하거나 거주해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 등에 관해 국토계획법 등 근거 법령이나 관계 법령에 규정하는 환경상 영향권의 범위 내에 소재·거주한다거나 공사 등을 전후해 어떠한 환경상 이익의 침해나 침해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주장·증명이 없고, 공사로 인한 막연한 환경상 피해만을 주장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에게 근거와 관계 법령이 개별적으로 보호하는 직접적·구체적 이익으로서 환경상의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결국 이 사건 고시가 원고들의 표현의 자유나 환경상 이익의 침해를 직접 초래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그 침해나 침해 우려에 대해 주장·증명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들은 행정소송법 제35조에 따라 이 사건 고시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시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그 지속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 왔지만, 새로 취임한 오세훈(60·사법연수원 17기) 서울시장은 지난 4월 기존 사업안을 폐기하지 않고 보완·발전해 공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화문광장
서울시
이용경 기자
2021-06-10
행정사건
[판결] "멕시코서 체포된 국민 보호 소홀… 경찰 영사 징계 정당"
우리 국민이 멕시코 현지에서 체포됐는데도 정당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등 지원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 영사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부장판사 유진현)는 주 멕시코 대사관에 파견돼 경찰 영사로 근무했던 이모씨가 경찰청을 상대로 낸 감봉 처분 취소소송(2017구합8518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멕시코 여행을 하던 양모씨는 2016년 1월 현지의 한 노래 주점에서 멕시코 검찰에 붙잡혔다. 양씨가 검거된 주점은 멕시코에 사는 양씨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멕시코 검찰은 양씨를 '한인 마피아'로 지목하면서 인신매매 및 성 착취 혐의가 있다며 구속했다. 양씨의 구속은 현지 검찰 조사에서 문제가 된 주점의 한국인 여성 종업원 5명이 "우리들은 매춘부고 양씨는 중개인"이라고 진술했다는 내용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종업원들이 변호인이나 통역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한 위법한 진술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영사이던 이씨가 지원을 소홀히 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드러나면서 감사원은 이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고, 경찰청은 그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멕시코 당국이 양씨를 긴급체포한 뒤 12시간이 지나서야 이같은 사실을 대사관에 통지했는데도 이씨가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데다 멕시코 법원이 양씨 재판에 20차례나 영사 지원을 요청했는데도 3차례만 참석한 점 등이 이유였다. 그런데 징계 처분이 내려지자 이씨는 "경찰청이 사실관계와 현지 사정을 오인했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멕시코 검찰은 양씨를 체포한 후 12시간이 지나고서야 대사관에 통지하는 등 영사 지원을 즉각적으로 받을 권리를 침해했음에도 영사인 이씨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양씨의 구속이 장기화되는 등 자국민에 불리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종업원들이 진술서 내용을 부인하며 서명을 거부하고 멕시코 검찰은 서명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인데도 이씨는 멕시코 검찰의 부당대우·인권침해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특히 종업원 조사과정에서 멕시코 검찰은 이씨에게 입회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제가 꼭 입회할 필요가 없고 사건에 엮이고 싶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등 한국인 종업원에 대한 영사 입회 요청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등 영사 업무를 태만히 했다"고 판시했다.
업무태만
감봉
대사관
멕시코
손현수 기자
2018-08-06
행정사건
[판결] 수원지법, '기독교 개종' 이란인 불법체류자 '난민' 인정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란인 불법체류자를 난민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시아파(Al shi'a) 이슬람 외에는 일체의 개종을 허용하지 않는 이란의 종교적 환경을 고려할 때 송환될 경우 심각한 박해가 예상된다는 취지다. 수원지법 행정5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이란인 불법체류자 A씨가 화성외국인보호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결정취소소송(2017구합67316)에서 최근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상당한 기간 교회에 출석했고 다수의 이란인을 교회로 데려오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보아 신앙생활이 객관적으로 공표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부친이 사망했을 때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뤄 가족들이 시신 수령을 거부했고, 이란 대사관도 이를 알고있어 이란으로 시신을 운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이란 집에 종교 경찰이 찾아와 조사를 했으며, 미국과 영국, 유엔난민기구(UNHCTR)의 조사결과 이란의 기독교 박해가 심각한 수준인 점 등에 비춰 볼 때 A씨가 이란으로 귀국할 경우 신체적·정신적 위해에 노출될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버지와 함께 2000년 단기체류자격(C-3)으로 국내에 입국한 이후 체류기간을 연장하지 않아 불법체류 상태가 됐다. 2006년 A씨는 일용직 노동을 하다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는데, 한 친구의 권유로 기독교로 개종하고 세례를 받았다. 교회에 나가게 된 A씨는 주일예배나 행정일을 돕는 것은 물론 전도활동도 활발하게 펼쳐 여러 명의 이란인을 개종시키기도 했다. 또 본국의 가족에게도 기독교를 전파하다 소문이 나 이란 집에 이슬람 종교국 경찰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란으로 송환될 것에 두려움을 느낀 A씨는 2016년 8월 법무부에 종교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없다"며 난민 불인정 처분을 내렸다.
불법체류자
난민
왕성민 기자
2018-03-13
행정사건
[판결] “탈북자 돕다 형사처벌 받은 중국인 난민 불인정 부당”
탈북자들의 국외 탈출을 도왔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형사처벌 받은 중국인의 난민신청을 우리 정부가 불허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탈북자 지원활동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정치적 박해'로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제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진영 부장판사)는 중국과 라오스 이중 국적을 가진 T씨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결정 취소소송(2017구합5304)에서 "T씨에 대한 난민불인정결정을 취소한다"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T씨는 2004년부터 수년간 중국내 탈북자들의 국외 이주 등을 지원·조력하는 활동을 해 2008년 8월 경에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며 "이는 단순 협조가 아닌 불법 월경 활동에 조직적으로 참여한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보이므로 T씨가 중국에 돌아갈 경우 중국 형법에 의해 가중처벌을 받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 (미결구금을 마치고) 출소 직후 T씨가 중국을 떠나 라오스 등 타국을 전전하며 생활한 이유에는 기존의 탈북자 지원 활동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주목이 계기가 됐을 여지가 있다"며 "T씨와 함께 일한 탈북자 지원 활동 관계자들의 진술과 관련 기사·출판물의 내용 등에 비춰볼 때 T씨는 중국을 떠난 후에도 탈북자 지원활동에 꾸준히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태어난 T씨는 1991년부터 중국과 라오스를 오가며 약재와 토산품을 거래하는 무역업에 종사했다. T씨는 2004년경 우연히 탈북자들의 제3국 탈출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중국내 탈북자 지원단체와 교류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T씨는 2008년 6월경 중국 국가안전국에 강제 연행돼 탈북자 관련 정보를 넘겨줄 것을 요구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공안의 감시를 피해 동남아시아로 탈출한 T씨는 태국과 캄보디아 등 제3국을 전전하다 2012년 라오스에 입국, 출생지 등 인적사항을 허위로 신고해 라오스 국적과 여권을 취득하면서 이중국적자가 됐다. 이후에도 탈북자 지원단체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탈북자들의 라오스 입국을 도와주었다. 2016년 3월경 T씨는 라오스주재 중국대사관으로부터 탈북자 지원 행위 등을 자수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자 국내에 입국해 난민신청을 했다. 하지만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T씨는 생계유지 차원에서 탈북자를 지원했을 뿐이고, 현재 라오스 국적자이기 때문에 국적국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난민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조력
지원
정치적박해
난민신청
난민
탈북자
왕성민 기자
2018-03-08
행정사건
[판결] “동성애자의 난민인정… 확실한 입증 필요”
동성애자가 동성애를 금지하는 자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면 난민협약상 '박해'를 받은 것에는 해당하지만 이를 이유로 난민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경위에 대한 확실한 입증이 필요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우간다 출신인 A씨는 2014년 2월 어학연수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A씨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며 "우간다에서는 동성애가 금지돼 있는데, 우간다로 돌아가게 되면 교도소에 수감되는 등 박해를 박을 것"이라며 2014년 5월 난민 인정 신청을 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A씨의 주장이 난민법에서 정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난민 불인정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국적국가의 형법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정 자체만으로는 박해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본국에 돌아가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A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난민은 그 성격상 박해의 내용이나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객관적 증거자료를 갖추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우간다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구금이 경찰에 의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우간다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사법적 보호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또 달랐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씨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 결정 취소소송(2017두5102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난민 신청인의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사회적 비난을 넘어 생명·신체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 등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며 "동성애자들이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출신국에서 동성애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있음이 증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진술이 1심과 2심에서 엇갈리고 있는데다 A씨가 제출한 서류들에 대해서도 주 우간다 대한민국대사관은 관련 기관의 공식문서가 아니라고 회신한 점, 우간다에서 구금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A씨가 재판 진행중인 상태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출국한 점 등을 볼 때 A씨의 주장을 선뜻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의 회신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 등을 촉구해보지 않은 채 A씨가 난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난민 인정 요건의 해석·적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했다.
난민
우간다
난민법
형법
이세현 기자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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