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법무사 몇 명을 지정해 입주예정자들의 중도금 대출 등에 필요한 저당권설정등기 업무 등을 위임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김대휘 부장판사)는 13일 (주)대우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취소 청구소송(2006누27900)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파트 등의 수분양자들에게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고 대출세대로 하여금 지정 법무사에게 등기 업무를 위임하도록 하는 것은 대출세대의 법무사 선택권을 제한할 여지가 있으므로 사실상의 거래강제행위에 해당된다”면서도 “대우건설과 금융기관이 등기의 일방 당사자로서 자신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자신이 신뢰하는 법무사를 선임해 등기신청을 할 권리가 있고 지정 법무사가 업무를 일괄 처리한 결과 40%에 가까운 등기 비용을 절감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법무사를 지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등이 지정한 법무사에게 등기업무의 위임을 강제함으로써 정상적인 거래에 비추어 부당한 조건 등 불이익을 대출세대에게 제시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대우건설이 법무사를 지정한 행위에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2003년 농협과 대출협약서를 체결하고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게 중도금 등을 대출받을 수 있게 했다. 2005년 대우건설은 아파트 입주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와 중도금 대출에 따른 저당권설정등기의 업무가 필요하게 되자 법무사를 지정해 등기신청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공정위가 공정한 경쟁을 제한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리자 대우건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