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업무를 보조하는 '방과후학교 학부모 코디네이터'는 2년을 초과해 근무해도 정규직 전환이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일한 때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지만 정부의 복지·실업정책에 따른 일자리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는데,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는 '학부모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로 정부가 2009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므로 정규직 전환이 안 되는 기간제 근로자라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8일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 박모(44)씨 등 6명이 부산시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4다211053)에서 "부산시의 해고처분이 무효"라는 원심판결을 깨고 최근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 사업은 2009년 교육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 및 확대와 경제위기 심화 대비 실업극복 희망 만들기 대책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학부모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를 하나의 목적으로 추진됐고, 당초 교육과학기술부가 특별교부금을 한시적으로 2년간 지급하고 그 이후부터는 각 시·도교육청이 사업의 지속 추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게 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시적·한시적 성격의 사업이라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의 역할이나 업무 내용은 보조적이고 협력적인 성격의 것으로서 그 업무가 상시적으로나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며 "100% 국고보조를 통해 시행됐고 특별교부금 교부가 중단된 2012년도부터는 다수의 시·도교육청이 사업을 종료하는 등 국가보조금 지원이 중단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내재적 한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박씨 등은 2009년 7월부터 1년마다 학교를 바꿔가며 채용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부산시 소재 시립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로 근무했다. 이후 2012년 12월 31일 근무하던 학교장으로부터 계약만료를 통보받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이 사업의 주된 목적은 방과후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학교 현장의 업무부담 경감에 있다"며 정부의 복지·실업정책에 따른 일자리가 아니라고 봐 2년 넘게 근무한 박씨 등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