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진=연합뉴스>
김학의(68·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차규근(56·24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직위를 해제한 법무부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해야 한다는 행정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강동혁 부장판사)는 2일 차 위원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직위해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2022구합78319).
재판부는 "직위해제 처분 당시 차 위원이 유죄 판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인정된다"면서도 "피고(법무부)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가 연구위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공정성이 저해될 위험이 초래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공직자를 직에서 배제해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한다는 직위 해제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신중한 검토가 처분 당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차 위원은 2019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던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을 시도하자 이규원(47·36기) 검사가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긴급 출국금지 조치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승인한 혐의로 2021년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법무부는 2022년 차 위원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발령한 뒤 직위 해재했다.
지난해 2월 1심 법원은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 위법한 행위가 있었으나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아야 할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차 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차 위원은 직위해제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작년 4월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차 위원은 연구위원으로 복귀해 지난달 11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가 사의를 표한 날이 4·10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 마지막 날인 점을 두고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