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가 도시개발 보상을 노린 위장전입으로 판단해 전입신고를 거부하려면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A씨가 강남구 개포1동장을 상대로 낸 주민등록전입신고수리 거부처분 취소소송(2020구합6653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94년부터 거주한 서울 강남구 개포1동에 2019년 8월 전입신고를 했다. 하지만 개포1동장은 "해당 신고지는 구룡마을로, 구룡마을은 2016년 12월 도시개발사업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이 수립돼 전입신고 수리를 제한하고 있다"며 전입신고 수리를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주민들의 거주지 이동에 따른 주민등록 전입신고에 대해 행정청이 이를 심사해 그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칫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주민등록법의 입법 목적의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전입신고자가 거주의 목적 이외에 다른 이해관계에 관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 등은 주민등록전입신고의 수리 여부를 심사하는 단계에서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입신고지 근처에서 카드를 주로 사용한 점 등을 비춰 보면 이곳을 생활근거지로 하고 상당한 기간 거주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개포1동장은 A씨가 보상 등을 목적으로 위장전입하기 위해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단정했으나 실제로 거주하지 않은 채 위장전입만 하려는 것임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