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퇴근'은 주택의 문, 아파트의 경우 자신의 아파트가 속해 있는 건물의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종료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金昌錫 부장판사)는 21일 퇴근하던 중 자신의 아파트 계단에서 쓰러져 뇌진탕 등으로 숨진 세무공무원 정모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급처분취소청구소송(2004구합12797)에서 이 같이 판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연금법시행규칙은 공무원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다 사고로 숨진 경우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하지만 이 때 `퇴근'은 단독주택의 경우 주택의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 건물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종료된다고 봐야 한다"며 "정씨는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다 쓰러졌으므로 `퇴근 중 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씨의 가족들은 지난 2002년9월 관세청으로 전보된 뒤 남북육로개통 관련 업무를 혼자 담당하며 매달 40∼90시간의 초과근무 등 과로하던 정씨가 지난해 2월 관세사자격시험 원서교부를 위해 수원에 갔다가 대전으로 돌아와 대학동창과 함께 귀가하던 중 아파트 2층 계단에서 쓰러져 숨진 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