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할 판재의 규격보다 약간의 여유분이 있는 제재목(製材木)을 수입한 뒤 일부를 자르는 것으로는 중소기업제품 '직접 생산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재판장 조용구 부장판사)는 중소 목재가공제조업체 A사가 중소기업중앙회를 상대로 낸 직접생산확인취소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3누4850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사가 수입한 물품의 크기와 주문 규격 사이에 실제로 약간의 오차가 있더라도 그 정도의 오차를 시정하는 공정은 '가공' 공정 정도에 불과할 뿐 중소기업청 고시에서 말하는 '제재' 공정에 해당한다고 평가 할 수 없다"며 "A사가 수출업체와의 교감 하에 일부러 길이 등에 규격을 초과하는 약간의 로스를 둬 수입한 뒤 이 부분을 잘라내는 공정을 수행했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고시가 제재공정을 필수 공정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정의 취지를 잠탈하기 위해 일부러 작출된 것으로 보일 뿐 고시에서 말하는 제재공정을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A사는 중소기업중앙회가 "판재의 직접생산에서의 제재는 원목 또는 원목을 대강 잘라낸 제재목을 원재료로 해서 이를 구체적인 제품의 규격에 맞게 다시 자르는 것"이라며 A사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 확인을 취소하자 "충분한 여유분을 두고 수입한 원자재를 주문받은 목재판재의 규격에 정확히 일치하도록 자르는 제재공정,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가공공정을 직접 수행했으므로 '직접 생산'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은 국내에서 실제 생산 활동을 하는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를 촉진 및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생산역량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접생산제도를 두고 있다. 직접생산자로 인정받은 기업만 중소기업 내부 경쟁으로 조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1심은 "납품할 제품의 규격보다 약간 큰 제재목을 수입해 형식적으로나마 규격에 맞게 자르는 작업을 한 것에 불과해도 직접 생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