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폐기물 처리업체가 농작물이 성장할 수 없는 수준의 토사를 산에 매립한 행위는 위법하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조치명령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사가 울산광역시 울주군을 상대로 낸 조치명령처분 취소소송(2019두4347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A사는 2017년 10월부터 11월까지 사업장 내에 적치돼 있던 5000여톤의 토사를 성토업자들로 하여금 폐기물시설이 아닌 울주군 산 일대에 매립하게 했다. 당시 토사의 수소이온농도(pH)는 11이었다. 이에 울주군은 2018년 "A사의 토사 매립은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곳에 폐기물을 매립한 경우로, 법에 따라 다시 적법하게 처리하고 이행완료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조치명령을 내렸다. 폐기물관리법상 건설폐기물은 폐기물 처리시설 매립이 원칙인데, 예외로 농작물 경작에 적합한 흙을 순환토사로 성토용이나 복토용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재판부는 "원심 법원 사실조회에 대해 울산시 농업기술센터장은 '농작물이 성장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pH농도는 6~7이고, pH 농도가 8.5 이상인 토사는 농작물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회보했으며, 국립농업과학원장도 '농작물의 성장에 가장 적절한 pH 농도는 6 내지 7이고 pH 농도 11인 토사는 농작물 경작에 부적합하다'고 회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A사의 토사 매립이 건설폐기물법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으로 돌아가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조치명령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A사가 처리한 토사가 농작물 경작 등에 부적합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A사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