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관련 복무규정 등을 위반해 장기간 해외여행을 다닌 교수들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지난달 7일 A 씨와 B 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소송(2021구합6348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A 씨와 B 씨는 학교에 신고하지 않거나 사용 가능한 여행 기간을 초과해 해외여행을 다녀 이 대학 복무규정 및 해외여행규정을 장기간 위반한 혐의로 2020년 9월과 10월 각각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A 씨의 경우 조사기간인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신고하지 않은 해외여행 횟수가 33회이고, 초과기간은 190일이었다. 특히 학기 중 해외여행을 떠나 강의를 다른 교수의 특강으로 대체하기도 했는데, 해외여행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같은 기간 동안 신고하지 않은 해외여행 횟수가 6회이고, 초과기간은 348일에 달했다. 또 2019년 여름, 겨울 방학기간의 해외여행은 허가·승인 신청이 반려된 상태에서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B 씨는 "거주·이전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적법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며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감봉 1개월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방학 중에도 학교에 대한 관계에서 교원의 복무의무는 계속 되는 것이고, 교수 본연의 업무인 학문연구는 물론 각종 학사행정 업무 및 학생지도 등의 업무는 방학 중에도 계속될 수 있다"며 "교원의 해외여행 허가·승인 신청절차가 곧 해외여행의 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의 복무에 대한 감독 차원에서 이뤄지는 최소한의 절차에 불과하므로 침해의 최소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고 제한되는 거주·이전의 자유나 행복추구권보다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 씨 등은 해외여행 허가·승인 신청이 반려됐음에도 해외여행을 했으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며 "허가·승인을 받지 않은 해외여행일수가 상당히 장기간인 점 등에 비춰보면 감봉 처분이 그 비위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것이라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 씨 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최근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