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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위헌정당 해산 결정 내려지면 소속 국회의원은 의원직 상실"
헌법이나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정당 해산 결정이 내려지면 그 효과로 해당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그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위헌정당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등 헌재 위헌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법적 효과에 관한 사법상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헌법재판소가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내린 전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인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전 의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2016두3985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제19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통진당 공천을 받아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당선된 김 전 의원 등 5명은 헌재가 지난 2014년 12월 통진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내리고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인 자신들에 대해 국회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리자 소송을 냈다. 1심은 "형식적으로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실질적으로는 헌재의 결정에 대한 것"이라며 "헌재 결정은 헌재에 맡겨져 있는 헌법 해석·적용에 관한 최종적인 권한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 법원 등 다른 국가기관은 이에 대해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소송은 실질적으로 헌재의 원고들에 대한 의원직 상실 결정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과 같은 내용으로, 법원이 이를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 제기된 소송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김 전 의원 등이 의원직을 상실했는지 여부에 대한 사법상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다면서 본안 심리를 진행했다. 이어 의원직 상실은 정당하다며 김 전 의원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은 "이 사건 국회의원 지위 확인소송은 행정소송법상 당사자 소송인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에 해당한다"며 "헌법은 물론 법률에서도 이와 같은 행정소송에 대해 법원의 심판권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헌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해산된 통진당 소속이었던 원고들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는지 여부에 대한 사법상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과 법률이 위헌정당 해산 결정이 있는 경우 당해 정당 소속이었던 국회의원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에 대해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위헌정당 해산 결정 당시 해당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위헌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로서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법에 따라 그 결정을 집행해야 하고(헌법재판소법 제60조), 그 밖에도 기존에 존속·활동했던 정당이 해산됨에 따른 여러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구체적 사건에서의 헌법과 법률의 해석·적용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그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있으므로, 헌재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에 의해 해산된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에 관해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면 법원은 헌법 규정과 헌법재판소법, 정당법 등 관련 법률 규정의 의미를 체계적·종합적으로 살펴본 다음 그 결과를 적용해 위헌정당 해산결정에 따른 법적 효과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해산심판의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충족해 해산결정을 받은 위헌적인 정당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본질에 내재된 법적 효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돼 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그 직을 유지한다면 해산된 정당의 이념을 따르는 국회의원이 계속 국회에서 이뤄지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실질적으로 그 정당이 계속 존속해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를 위해 위헌적인 정당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서 배제시키기 위해서는 그 소속 국회의원의 직위를 상실시키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며 "이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자로서의 지위 또는 자유위임 원칙의 한계"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헌재 위헌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효과로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에 대한 일반 법리를 대법원이 처음으로 판시한 사례"라며 "정당해산심판 결정의 효과로 그 정당의 추전 등으로 당선되거나 임명된 공무원 등의 지위를 상실시킬지 여부는 헌법이나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지만, 그와 같은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위헌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효과로 의원직이 상실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진당
국회의원
정당해산
위헌정당
박미영 기자
2021-04-29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법불합치결정 후 입법개선 시한까지 개정 않았다면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입법개선 시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은 경우 헌법불합치결정 법률을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당사자에게 적용하느냐를 놓고 1심과 2심 법원이 상반된 판결을 내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1심은 헌법불합치결정이 원칙적으로 법률이 위헌이라는 의미이므로 소송 중인 당사자에게는 해당 법률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입법개선이 될 때까지 기존 법률을 잠정적용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속성상 당사자에게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한모씨는 한의사 자격이 없으면서 영리목적으로 침술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기소돼 2007년 12월 21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씨는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당연퇴직하도록 한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같은 달 29일 퇴직했다. 2008년 2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는 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따라 퇴직연금 등을 절반으로 감액하자 한씨는 소송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07년 3월 연금 감액의 근거조항인 공무원연금법 제64조1항 제1호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리면서 2008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와 관련 없는 범죄까지 일률적·필요적으로 퇴직급여 등을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입법개선 의무를 태만이 해 입법시한인 2008년 12월 31일까지 법률을 개정하지 않았다. ◇"위헌결정에 준해…소급효 인정" VS "헌법불합치결정 잠정적용 취지 존중"=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09년 8월 20일 한씨에게 승소판결했다(2008구합9379). 재판부는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개선시한까지 국회가 개선입법을 하지 않았으므로 효력을 상실했고, 이는 2009년 1월 1일자로 위헌결정이 있었던 것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씨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2008년 3월 감액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해 2009년 1월 1일 당시 소송 계속 중이었으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 인정 범위에 비춰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은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지난 7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2009누28263).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불합치결정, 특히 일정시한까지 개선입법을 할 것을 전제로 그 효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의 헌법불합치결정은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강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결정의 취지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가 이미 급여를 감액당한 다른 퇴직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합헌적 법률을 입법할 때까지 일정 기간 기존 법 규정을 잠정 적용하는 것을 허용한 점, 개정 공무원연금법이 부칙에서 개정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급여의 지급은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1심, 원칙적으로 효력 상실… 위헌결정 소급효 인정 2심, 입법개선 전제 효력 지속… 소급효 인정 못해 학계서도 헌법불합치결정 소급적용에 명확한 입장 없어 ◇"대법원 판결 추측하기 쉽지 않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은 형벌법규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소급효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변형결정인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법률의 적용범위에 대해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소원을 낸 당사자에게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법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법률과 관련한 소송을 하고 있는 당사자에게 그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는 법원이 판례로 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법원은 형사사건에서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1년 6월 23일 집시법 위반 사건(2008도7562 전원합의체판결)에서 "집시법 조항에 대해 선고된 헌법불합치결정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라며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 단서에 따라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면 해당 조항을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사건은 범죄로 되지 않은 때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헌법불합치결정 중에 형벌조항은 단순 위헌의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게 있지만, 형벌조항이 아닌 사례에서 대법원 판결이 헌법불합치결정에 대해 명시적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있다고 판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1, 2심의 판단이 엇갈리는 것은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를 재판부마다 달리 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어떻게 판단을 할지는 종전 대법원 판결로만 추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학계도 명확한 입장없어=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법학계도 명확한 입장이 없다. 정재황 성균관대로스쿨 교수는 "일반적으로 개정시한이 지나면 효력이 상실된다는 입장과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서 국회가 개정시한까지 법개정을 못했다고 해도 효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구분돼 있다"며 "다만 헌재가 법개정을 명한 헌법불합치결정을 국회는 최대한 개정시한까지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헌재가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한 법률인데, 국회가 해야 할 입법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소송이 계속 중인 당사자가 위헌판단이 내려진 법률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입법개선시한까지 입법개선이 완료되지 않으면 헌법불합치결정된 법률을 소송 계속 중인 당사자에게는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무원연금법은 2008년 12월 31일이 지나도록 개정되지 않다가 2009년 12월 31일에서야 개정됐다. 개정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1조 단서는 '제64조의 개정 규정은 2009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퇴직연금을 감액당한 이모씨가 "법률규정을 2009년 1월 1일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에 해당한다"며 헌법소원(2010헌바354)을 낸 상태다. <김승모·좌영길 기자>
헌법불합치결정
소급효
잠정적용
입법개선
입법개선시한
김승모 기자
2013-02-28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대법원-헌재 정면 충돌사태 오나
707억원대 법인세 부과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내 한정위헌 결정(▼ 하단 관련기사 참조)을 받은 GS칼텍스가 패소판결을 내린 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재심을 청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GS칼텍스는 지난 22일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법 제75조7항이 재심을 허용하고 있는 '제68조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원이 다시 재판해야 한다"며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의 재심청구소송(2012재누110)을 서울고법에 냈다. 이번 재심 사건은 헌재에서 한정위헌결정을 이끌어낸 법무법인(유) 태평양의 곽태철(57·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가 GS칼텍스측을 계속 대리하고 있다. 서울고법은 사건을 행정11부(재판장 김의환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GS칼텍스는 소장에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으로 법원이 적용한 관련법 부칙조항 전부가 실효됐다"며 "법인세 부과처분은 근거 법률이 없어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으로 1심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과는 달리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어서 법원이 재심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재심청구가 기각되고 GS칼텍스가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재판소원을 내면 대법원과 헌재가 정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GS칼텍스는 1990년 구 조세감면규제법에 근거해 자산재평가를 시행하고 주식 상장을 준비했으나 조세특례법 시행령이 정한 2003년 12월 31일까지 상장이 어렵게 되자 자산재평가를 취소했다. 이에 역삼세무서는 2004년 1월 상장기간 내에 상장하지 않았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경우 법인세를 다시 계산해 부과하도록 규정한 구 조세감면규제법에 따라 총 707억여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GS칼텍스는 세금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2심에서 승소했으나, 대법원은 2008년 12월 패소취지로 파기환송했다(2006두19419). 당시 대법원은 "1990년 개정된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가 실효된 것으로 본다면 이미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시행한 법인에 대한 사후관리가 불가능하게 되는 법률의 공백상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기한 내에 상장을 하지 않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법인을 그렇지 않은 법인에 비해 합리적 이유 없이 우대하는 결과에 이르므로 부칙조항이 전부개정법의 시행에도 실효되지 않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던 2009년 6월 헌법소원(2009헌바123)을 냈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법률이 전부개정된 경우에는 기존 법률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종전의 본칙은 물론 부칙 규정도 그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거나 이를 계속 적용한다는 등의 규정을 두지 않는 이상 전부개정법률의 시행으로 실효된다"고 밝혔다. 이어 "1993년 전문개정된 법에 계속 적용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고 부칙조항을 대체할 만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부칙 제23조 조항은 전문개정법이 시행된 1994년 1월 1일 자로 실효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조세감면규제법
GS칼텍스
한정위헌
자산재평가
조세특례법
김승모 기자
2012-06-26
산재·연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잠정적용' 명한 헌법불합치 법률 중 위헌부분 적용은 위법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비록 법률의 효력을 입법개선시한까지 잠정적용하게 했더라도 행정청이 그 법조항 가운데 위헌으로 판단된 부분을 적용해 처분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합헌인 부분과 위헌인 부분이 적용영역상 어느 정도 구분 가능하다면 합헌인 부분에 한해 잠정적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7년3월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 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제64조1항 제1호에 대해 2008년12월31일을 시한으로 잠정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와 관련 없는 범죄의 경우에도 일률적·필요적으로 퇴직급여 등을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한편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한의사가 아님에도 영리목적으로 침술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2007년12월 당연퇴직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1월 퇴직연금 등을 1/2로 감액하는 처분을 했고 A씨는 3월 소송을 냈다. 그런데 국회는 입법시한인 12월까지 법률개정을 하지 않았다.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법률이 잠정적용된 상태에서 처분이 이뤄졌는데 그 처분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던 중 입법시한을 넘긴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진만 부장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연금등 감액지급처분 취소소송(☞2008구합937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개선시한까지 국회가 개선입법을 하지 않았으므로 효력을 상실했고, 이는 2009년1월1일자로 위헌결정이 있었던 것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감액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지난해 3월 소가 제기돼 2009년1월1일 당시 소송 계속중이었으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 인정범위에 비춰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은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는 위헌결정의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돼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등에는 위헌결정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미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또 "처분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헌법불합치결정 이후에 발생한 경우 행정청이 당해 법률조항의 효력이 존속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합치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내용의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행정작용이 합헌적 법률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헌법불합치로 선언된 법률조항 중 합헌인 부분과 위헌인 부분이 적용영역상 어느 정도 구분될 수 있는 경우에는 합헌인 부분에 한정해 잠정적용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효력상실
개선입법
개선시한
헌법불합치결정
장래효
잠정적용
공무원연금법
이환춘 기자
2009-09-07
산재·연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위헌결정의 소급효 인정하지 않는 조항은 합헌
위헌으로 선고된 법률은 위헌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은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5일 구 공무원연금법의 위헌선고가 소급적용되지 않아 연금을 돌려받지 못한 퇴직공무원 기모씨 등 2명이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06헌바108)에서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위헌으로 선고된 법률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가의 문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정책의 문제"라며 "입법자가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을 통해 형벌법규를 제외하고는 법적안정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방안을 선택했으므로 구체적 타당성이나 평등의 원칙이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더라도 헌법상 법치주의 원칙의 파생인 법적 안정성 등에 의해 이런 선택은 정당화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대현 재판관은 "헌법의 최고규범성과 위헌법률심판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한 법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제정된 때부터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저촉되어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봄이 마땅하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법률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의 법적안정성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고 있는 점에서, 위헌법률심판제도에 의하여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확보하려는 헌법의 취지에 온전히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헌법불합치 의견을 밝혔다.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재직한 기씨 등은 퇴직 후 재취업하게 되면서 각각 2000년과 1996년부터 퇴직연금의 반액을 지급받지 못했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재취업한 퇴직공무원에게 연금을 절반만 주도록 한 구 공무원연금법(2000년12월30일 법률 제63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호 내지 제5호에 대해(1차 위헌결정), 2005년에는 구 공무원연금법(95년12월29일 법률 제51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호 및 제3호에 대해(2차 위헌결정) 위헌결정을 내렸다. 기씨 등은 1차 위헌결정 이후인 2004년 지급정지된 퇴직연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소급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위헌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공무원연금법
위헌선고
소급적용
퇴직공무원
효력상실
엄자현 기자
2008-09-30
부동산·건축
전문직직무
주택·상가임대차
행정사건
공인중개사법상 '서명·날인' 해석 논란
부동산중개인이 거래계약서를 작성할 때 서명만 하고 날인을 하지 않은 경우 행정처벌을 가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1·2심에서 판결이 계속 엇갈리고 있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에서는 부동산중개인이 거래계약서를 작성할 때 서명·날인을 하지 않은 경우 최장 6개월까지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공인중개사법상 '서명·날인'에서 가운뎃점(·)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해석 논란이 있어 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정장오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서명만 하고 날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정지처분을 받은 부동산중개업자 김모(53)씨가 서초구청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취소 청구소송 항소심(2008누9005)에서 1심과 달리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인중개사법에서 말하는 '서명·날인'은 서명과 날인을 모두 해야 한다는 '서명 및 날인'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며 "업무정지사유로 정하고 있는 서명·날인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서명과 날인 모두를 하지 않은 경우 뿐만 아니라 서명과 날인 중 어느 한가지를 하지 않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중개업자에게 거래계약서에 자필로 서명하고 등록된 인장을 날인하게 하는 것은 거래계약 당사자 간의 분쟁을 예방하고 중개업자의 공정한 중개행위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중개업무수행의 직접성과 공식성을 확보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인중개사법에서 '서명'과 '날인' 사이에 열거된 단어가 대동하거나 밀접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쓰는 문장부호인 가운데 점(·)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헌법재판소법 등 다른 법에서도 '서명·날인'이 서명 및 날인을 뜻하는 것임이 분명한 경우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서울서초구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던 중 지난해 8월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계약서에 등록인장의 날인을 누락했다는 이유 등으로 45일간 업무정지를 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민사소송법 등에서 서명 및 날인 또는 기명 및 날인을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 법문은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공인중개사법상 '서명·날인'은 '서명'또는 '날인'을 의미하므로 임대차계약서에 서명을 했다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006년 부동산중개업자 임모(52)씨가 성동구청을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2006구합13060)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으나, 2심인 서울고법은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2006누24444)을 내린바 있다.
공인중개사법
거래계약서
서명날인
기명날인
임대차계약
박수연 기자
2008-09-03
기업법무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헌법사건
개정 '주택법' 소급적용은 위헌… 논란 계속 될 듯
아파트 하자담보기간을 과거 10년에서 1~4년으로 대폭 줄인 개정 주택법을 법시행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도 소급적용하도록 한 주택법 부칙조항은 위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아파트 하자담보책임을 둘러싸고 입주자들과 시행사가 법원에서 벌이고 있는 법정 다툼은 입주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당초 법원이 하자담보책임 기간과 함께 위헌제청 사유로 삼았던 하자담보책임 범위에 관해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며 모조리 각하해 개정 주택법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헌재는 담보책임기간과 관련된 부칙조항에 대해서만 위헌결정을 내리고 중요한 위헌제청사유인 책임범위에 대해서는 판단을 회피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헌재는 이 사건을 3년씩이나 끌어 '늑장재판'을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31일 하자담보기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정된 주택법 제46조1항 등에 대해 서울고법이 위헌제청한 사건(2005헌가16)에서 개정 주택법 이전 하자에 대해서도 개정법을 소급적용하도록 한 부칙 제3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2005년5월26일 개정된 주택법 제46조1항은 아파트 하자담보책임기간에 대해 종전과 달리 민법이 아닌 주택법의 적용을 받게 하면서 그 기간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제3항은 내력구조부에 생긴 '중대한 하자'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사업주체가 책임지게 될 아파트 하자담보책임 부담을 대폭 줄여 놓은 것이다. 또 개정 주택법 시행이전에 생긴 하자라고 하더라도 사용승인 등을 얻은 공동주택의 담보책임 및 하자보수에 대해서는 개정 주택법을 소급적용하도록 하면서 법원에 관련 소송이 잇따랐다. ◇ '소급적용'은 위헌= 헌재는 "개정주택법은 주택법이 시행되기 전에 사용검사나 사용승인을 받았다면 그 하자가 발생한 시점에 상관없이 개정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신법이 시행되기 전에 이미 하자가 발생했으나 구법에 의하면 10년의 하자담보기간 내이지만 신법에 의할 때는 1~4년의 하자담보기간이 이미 경과된 경우 당사자로서는 구법 질서 아래에서 이미 형성된 하자담보청구권이 소급적으로 박탈되는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하자담보책임제도가 불합리해 어느 일방이 지나친 불이익을 보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나 현실적으로 공동주택의 부실공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주택 소유자의 보호 역시 중요한 사항"이라며 "구법상 10년간의 하자담보청구권 행사기간이 적용되지만 법원이 10년 내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있으므로 주택법의 개정이 중대한 공공복리를 위한 긴요한 것이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구법 아래에서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 공동주택 소유자들이 지녔던 신뢰이익의 보호가치 등을 볼 때 부칙 제3항은 당사자의 신뢰를 헌법에 위반된 방법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고법은 경기도고양시 소재 햇빛주공22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4억2,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4나68829)에서 "주택법 제46조제1항, 제3항 및 부칙 제3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된다"며 직권으로 위헌제청결정을 했다. ◇ 개정 주택법 핵심조항은 판단보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부칙 제3조만을 위헌으로 판단하고 나머지 조항에 대해서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각하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는 "주택법 부칙 제3항이 위헌이라고 하는 이상, 신법이 시행되기 전에 하자가 발생한 해당사건에 있어서는 개정 주택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주택법 제46조제1항, 제3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각하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나머지 조항들에 대해서도 각각 위헌성이 있다고 보고 위헌제청을 했기 때문에 하자담보기간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위헌제청을 한 서울고법은 결정문에서 "하자담보책임은 그 발생과 존속기간, 권리행사기간, 청구권자와 하자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국민의 재산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하자책임의 모든 부분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것은 행정권의 자의적 법 해석 및 법 집행의 위험성이 높아서 국민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었다. 특히 개정법 제46조3항에 대해서는 "내력구조부 중 중대한 하자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는데, 발생한 하자는 중대하건 경미하건 모두가 하자담보책임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한 헌재결정이 미뤄지면서 개정법이 또다시 논란이 될 경우 당사자는 헌법소원 또는 법원의 위헌제청을 통해 마냥 헌재결정을 기다려야되는 실정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파트 하자보수문제는 많은 입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남아있는 개정법이 계속 적용되다 보면 또다시 법리적인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며 "최소한의 실무적인지침이라도 마련될 수 있도록 헌재가 판단해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도 "위헌제청의 내용을 볼 때 핵심은 개정 주택법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부칙만 판단함으로써 피해간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헌재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문제 핵심은 부칙 제3조에 있었고 이를 위헌으로 판단함으로써 당사자들의 권리가 구제됐다"며 "만약 부칙조항의 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개정 주택법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권리를 침해당한 상황이 있다면 헌재가 예외적으로 다른 위헌제청 조항들까지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특별히 다른 조항에 대해 헌법적 소명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늑장판단' 비판도= 이번 헌재결정은 사건이 접수된지 3년 만에 나온 것이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훈시규정이긴 하지만 헌재는 이를 어기고 법정기간을 훨씬 초과해 결정을 내렸다. 특히 다른 헌법소원 사건에 비해 신속한 결정이 요구되는 위헌제청 사건임을 감안하면 늑장재판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법원의 건설전담재판부는 10여건씩 되는 관련 사건을 모두 정지한 채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 왔다. 헌재결정에 따라 막대한 소송비용과 시간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아파트 하자보수소송과 관련해 헌재의 판단이 너무 길어져 오랜기간 추정해 놓은 사건들 대부분을 소송당사자와 이야기해 현행법에 맞춰서 진행했다"며 "감정절차 등이 문제가 될 소지는 있지만 헌재만 바라보고 사건을 잡고 있을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작 법원에서 헌재가 판단해 주기를 원했던 부분은 소급적용 부분이 아니라 개정 주택법 부분"이라며 "소급적용 부분의 위헌에 따라 명확하게 결론이 나는 사건들은 적기 때문에 개정법에 대해서도 함께 판단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 왔는데 3년씩이나 심리한 결과로는 보기 어렵다. 부칙 제3조의 위헌성만을 문제삼고 다른 조항에 대해서 판단하지 않으려고 했다면 충분히 빨리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인다"며 "3년이 걸렸다고 한다면 개정 주택법에 대해서도 헌재가 자신있는 판단을 내려줬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헌재 관계자는 "법원에서 위헌제청으로 들어온 사건의 경우 오히려 어렵고 쟁점이 많은 사건들이 많아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자담보책임
주택법개정
소급적용
하자보수
위헌제청
엄자현 기자
2008-08-04
군사·병역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법재판소, 가처분신청 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 접수되는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처분신청에 대한 인용률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헌재의 위상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가처분 신청사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지난 한 해동안 모두 31건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접수됐다. 가처분신청은 2001년 16건, 2002년 15건, 2003년 16건, 2004년 32건이 접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도 벌써 7건의 가처분신청 사건이 접수된 상태여서 이같은 증가 추세는 앞으로 계속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사건의 증가 추세에 대해“최근 헌법소원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와 맞춰 국민의 권리의식 신장과 헌재 기능에 대한 인식 확산이 주요 원인”이라며“입법과정에서 대립된 이익 집단간의 대화와 설득이 부족해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입법이 되는 것도 결국 전체 헌소사건의 증가와 가처분신청사건의 증가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헌재 창설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가처분 신청사건은 모두 1백47건으로 이중 1백10건이 처리됐으나 단 3건만이 인용됐고 나머지 89건은 기각, 7건은 각하, 11건은 취하됐다. 결국 인용률이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헌재가 지난 99년 3월 공원구역의 진입도로에 대한 경기도지사의 지정인가처분에 대해 종국 결정 선고시까지 효력을 정지시킨 경우(98헌사98)와 2000년 12월 사법시험 응시횟수를 3회로 한정한 사법시험령 제4조 제3항에 대해 효력을 정지시킨 경우(2000헌사471), 2002년4월 군사법원법에 따라 재판을 받는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를 주2회로 정하고 있는 군행형법시행령에 대한 가처분 결정(2002헌사129)사례가 인용된 사건의 전부다. 이처럼 낮은 인용률에 대해 헌재가 법령의 효력정지라는 가처분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파급효과가 두려워 소극적으로 인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헌재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의 사회적 파장이 크므로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본안에서 위헌으로 결정될 만한 사안에 대한 가처분신청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계류 중인 37건과 각하·취하된 19건, 동일인이 두 번 청구했던 사건을 한 건으로 처리했을 경우 남는 91건에 대한 관련 본안사건의 종국 결과를 보면 각하 52건, 기각·합헌 24건, 헌법불합치 2건, 위헌·한정위헌·인용 5건, 심리 중 5건, 본안사건에 대한 신청이 없었거나 취하된 경우가 3건이었다. 위헌·한정위헌·인용된 5건 마저도 2건은 가처분이 받아들여졌었고 한 건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군공무원직에서 당연히 제적하도록 규정한 군인사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2003헌마293)을 내렸지만“가처분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장래효를 가지므로 가처분의 효력이 제적당시까지 소급하지 않아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이유였고 나머지 2건은 한정위헌 결정이었다. 법조 일각에서는 헌재의 가처분제도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어 왔다. 헌법재판소법은 57조와 65조에서 권한쟁의심판사건과 정당해산심판사건에서만 가처분 제도를 규정한 채 위헌법률심판사건이나 헌법소원사건에 대해서는 가처분제도의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헌재는‘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의 규정을 준용한다’라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따라 헌법소원 등에도 가처분이 허용된다는 입장이다. 헌재의 헌법소원 사건 등에 대한 가처분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으나 위헌이 명백한 법률에 대해 본안결정전 가처분으로 미리 그 효력을 정지시킬 필요성이 있는 만큼 헌재의 가처분 제도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헌재의 가처분제도가 법령 등의 적용을 정지시키는 효과를 발생시켜 법원 재판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법원과의 관계에서는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효력정지가처분
헌법소원
지정인가처분
사법시험
미결수용자
면회횟수
홍성규 기자
2006-02-23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법재판소의 '행정도시특별법 위헌확인' 결정문 요지
* 사건번호 : 2005헌마579, 763(병합) * 사 건 명 :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위헌확인 * 선고날짜 : 2005년11월24일 * 종국결과 : 각하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2005. 11. 24.(목)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선고하였다. 여기에는 재판관 전효숙,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과 재판관 권성, 재판관 김효종의 위헌의견이 있다. 1. 사건의 개요 헌법재판소는 2004. 10. 21.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 1. 16. 법률 제7062호)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정부와 국회는 그 후속대책을 논의하던 중 2005. 2. 5.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국회의원 151명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안’을 발의하였고 국회건설교통위원회에서 그 명칭을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으로 변경하고 이전대상에서 제외되는 중앙부처를 규정하는 등의 내용으로 수정·의결되었다. 같은 해 3. 2. 국회본회의는 이와 같이 수정된 위 법안을 통과시켜 공포 후 시행되었다. 이에 서울시 정무부시장, 서울시의회 의원, 경기도 의회 의원, 과천시 의회 의원, 공공기관 종사자 또는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일반 국민들인 청구인들은 위 법률이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에 위반되며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납세자의 권리, 청문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같은 해 6.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가. 기본권 침해의 개연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가 자신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거나 단순히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되어 있는 경우 그 공권력의 행사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1999. 6. 24. 97헌마315, 판례집 11-1, 802, 817; 헌재 2001. 6. 28. 2001헌마132, 판례집 13-1, 1441, 1455). 따라서 이 사건 법률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될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본다. 나. 헌법 제130조 제2항 국민투표권의 침해가능성 (1) 신행정수도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불문의 관습헌법규범임을 선언하면서, 관습헌법이 사멸되었음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에 위반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면 이는 헌법개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헌법개정사항을 헌법보다 하위의 법률에 의하여 개정하는 것이 되므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의 침해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헌재 2004. 10. 21. 2004헌마554등, 판례집 16-2하, 1, 50).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의 취지에 위반되지 않는 경우 이를 헌법개정의 시도로 볼 수 없고 그렇다면 대통령과 국회는 헌법개정에 관한 절차준수의무가 당초부터 발생하지 않으므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라는 기본권이 침해받을 가능성은 없게 된다. 그러므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수도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서울의 수도기능이 해체됨으로서 이 사건 법률이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2)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수도로서의 지위를 획득하는지 여부 (가)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고시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에 의하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하는 기관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총 49개 기관이며 그 중 주요기관은 국무총리, 12부, 4처, 2청이다. 이들을 수평적인 권한배분면에서 보면 이전기관들의 직무범위가 대부분 경제, 복지, 문화 분야에 한정되어 있고 한국은행, 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의 주요부문인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기관들은 제외되어 있다. 수직적인 면에서 보아도 여전히 정부의 주요정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며, 국무총리는 헌법상 대통령의 보좌기관으로서 그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고 각부의 장은 정해진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뿐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공간의 의미는 축소되고 실질적으로 정보와 정보기술을 장악하는지 여부가 의사결정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서로 장소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더라도 대통령과 행정각부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수단이 확보되기만 하면 대통령이 의사결정을 통한 통제력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따라서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소재하는 기관들이 어느 정도 하위의 의사결정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하더라도 국가정책에 대한 통제력을 의미하는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 또한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대내적으로 국가의 중요정책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곳이 아니며 각국 외교사절들이 소재하여 주요 국제관계가 형성되는 장소도 아니다. 특히 국가상징으로서의 기능은 오랜 세월에 걸쳐 역사와 문화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형성되는 것으로 짧은 기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요소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상징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건설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수도로서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고,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수도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한다거나 수도가 서울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분할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3) 서울의 수도로서의 기능이 해체되는지 여부 (가) 이 사건 법률에 의하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국회와 대통령은 여전히 서울에 소재한다.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입법기능을 담당하며 모든 국가작용은 헌법상의 법치국가원칙에 따라 법률에 기속되므로, 행정부의 기능은 의회에서 법률로 정한 범위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에서 어떠한 정책방향을 결정하든 최종적으로는 국회의 입법 기능을 통해 실현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행정권이 속한 정부의 수반으로서 정부를 조직하고 통할하는 행정에 관한 최고책임자로서 행정과 법집행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을 하고 정부의 구성원에 대하여 최고의 지휘·감독권을 행사한다. 이 사건 법률에 의하더라도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등 주요 기관들은 이전대상에서 제외되며 대통령에 대한 각종 자문기관들 역시 서울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행정기관들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한다고는 하나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화상회의와 전자결재 등 첨단의 정보기술을 활용하면 장소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불편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므로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어떠한 지장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같이 서울에 남아있는 기관들만으로도 국가의 대내외 정책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여 국가전체를 조직 또는 통제할 수 있으므로 서울은 여전히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나)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통일부와 외교부는 이전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대외관계의 형성과 발전은 서울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행정기관이 이전한다고 하여도 여전히 서울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거주하는 국내 제1의 거대도시로서 경제·문화의 중심지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여전히 서울에 위치하여 사법기능의 핵심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위와 같은 제반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서울은 대내적으로 국가통합의 계기를 이루는 국민정서상의 상징가치를 가지는 장소이면서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곳으로서 국가의 상징기능을 여전히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 이와 같이 서울은 이 사건 법률에 의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정치·행정의 중추기능과 국가의 상징기능을 수행하는 장소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수도로서의 기능이 해체된다고 볼 수 없다. (4) 권력구조 및 국무총리의 지위 변경 여부 이 사건 법률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과 중앙행정기관의 이전 및 그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그리고 각부 장관 등으로 구성되는 행정부의 기본적인 구조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국무총리의 권한과 위상은 기본적으로 지리적인 소재지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서울이라는 하나의 도시에 소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관습헌법의 존재를 주장하나 이러한 관습헌법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5) 소결 이와 같이 이 사건 법률은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며 헌법상의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헌법 제130조 제2항이 규정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의 침해가능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다. 헌법 제72조 국민투표권의 침해가능성 헌법 제72조는 국민투표에 부쳐질 중요정책인지 여부를 대통령이 재량에 의하여 결정하도록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 역시 위 규정은 대통령에게 국민투표의 실시 여부, 시기, 구체적 부의사항, 설문내용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임의적인 국민투표발의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하였다고 하여 이를 확인하고 있다(헌재 2004. 5. 14. 2004헌나1, 판례집 16-1, 609, 649).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신행정수도법 위헌결정의 후속법률로서 그 대체입법성 여부를 놓고 적지않게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전체 국민의 의사를 물음으로써 이를 종식시키는 것이 국론통합의 측면에서 보다 바람직스럽지 않는냐 하는 것은 이와는 별개의 문제로 하고, 특정의 국가정책에 대하여 다수의 국민들이 국민투표를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이러한 희망과는 달리 국민투표에 회부하지 아니한다고 하여도 이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고 국민에게 특정의 국가정책에 관하여 국민투표에 회부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의 침해가능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라. 기타 기본권에 관한 판단 청구인들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주요행정기관의 분산배치로 말미암아 행정기능과 업무효율이 저하되고 수도권과 충청권의 통합성장에 따른 국토불균형 현상이 오히려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여 수도권과밀해소를 통한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강화라는 목적달성이 불가능하므로 이 사건 법률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밖에 청문권, 평등권, 납세자의 권리, 재산권, 행복추구권, 직업의 자유 및 거주이전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로 말미암아 여러 부작용과 폐해가 발생하여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결실보다는 엄청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청구인들의 예상이 전혀 근거가 없거나 불합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이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받는 불이익은 모두 단순한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것에 불과하여 그 침해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 3. 재판관 전효숙,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에 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수도로서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서울의 수도로서의 기능이 해체되지 아니한다는 점을 수긍하지만 그에 앞서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고, 설령 이를 인정하더라도 관습헌법을 변경하려면 반드시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보지 아니한다. 그 이유에 관하여는 헌법재판소가 2004. 10. 21. 선고한 2004헌마554 신행정수도사건의 결정문 중 반대의견에 설시된 논거를 원용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수의견과 다른 이유로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4. 재판관 권성, 재판관의 김효종의 위헌의견 가. 우리 헌법상으로 수도의 문제는 헌법유보사항이고 그것도 기본적인 중요성을 갖는 중요한 헌법사항이라는 것, 그리고 서울을 수도로 정한 것은 관습헌법이므로 수도의 이전 내지 변경은 헌법개정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는 이미 선례(헌재 2004. 10. 21. 선고 2004헌마554등, 판례집 16-2하, 1을 가리킨다. 이하 ‘선례’ 라고 부른다)에서 분명히 밝혀진 것이다. 여기서 헌법사항이 되는 수도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수도의 선정이나 이전의 문제뿐만 아니라 단일(單一)한 수도를 둘 것인지 또는 복수(複數)의 수도를 둘 것인지 여하의 결정 문제도 포함하며, 기존의 단일수도를 나누어 두개 또는 그 이상의 수도를 만드는 것, 즉 수도의 분할도 포함하므로, 수도의 분할 문제는 수도의 선정이나 이전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갖는 헌법유보사항에 해당하는 것이고, 따라서 서울이라는 단일수도를 분할하여 복수의 수도로 변경하는 것은 헌법유보사항의 변경이므로 헌법개정의 방법에 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서울을 수도로 정하고 있는 우리의 관습헌법(慣習憲法)의 이면에는 서울이라는 도시 하나만을 수도로 정한다는 소위 단일수도의 설정에 관한 결단이 선행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므로 이것을 바꾸어 복수의 수도를 설정하는 것은 헌법의 개정에 해당한다. 나. 수도란 최소한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를 뜻하는 것이므로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의 분산 정도가 수도가 분할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 사건 법률에 따라 국회와 대통령 그리고 6개부는 서울에 남게 되고 국무총리와 12부 4처는 행정도시로 이전하므로 국가의 정치·행정기능은 서울과 행정도시 두 곳으로 분산된다. 이 사건 법률이 시행되더라도 서울은 의연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수행하는 도시, 즉 수도로서의 지위를 잃지 아니한다. 그러나 행정도시가 수행하는 정치·행정기능의 내용과 비중을 보면 행정도시 또한 수도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아니할 수 없다. 우선 그 비중을 보면, 첫째, 행정각부처 중 73%가 행정도시에 소재하고 그 분야도 국방과 외교 등을 제외한 거의 전 분야에 걸치며, 둘째, 국가행정에서 경제는 가장 중요한 행정분야의 하나인데 경제분야의 행정을 관장하는 모든 부처 및 정부의 경제활동을 전반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는 기획예산처를 행정도시에 위치시키고 있고, 셋째, 정부의 제2인자로서 제1차적인 국정통할기능을 수행하는 국무총리가 행정도시에 위치하게 됨에 따라 국정통할기능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이 행정도시에서 수행되며, 넷째, 위와 같이 대부분의 행정부처가 행정도시에 위치하게 된다면 이는 국무위원의 대부분이 행정도시에 위치함을 의미하고 그 결과 정부의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의 기능이 상당부분 국무총리의 주재로 사실상 행정도시에서 수행되게 되며, 다섯째, 예산규모의 면에서 볼 때 국가행정예산의 대략 70%가 행정도시권에서 집행의 지휘를 받아, 행정도시에 위치하는 중앙행정기관은 어느 모로 보나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행정도시에서 수행되는 행정기능은 장관이나 부처의 장이 보조기관의 도움을 받아 정책의사를 결정하고 관련부처와 협의하여 정책을 조정하며 정책의 집행에 필요한 법률안과 예산안을 만들고 나아가 정책의 집행을 지휘, 감독하거나, 국무총리가 국정전반에 걸쳐 정책의 결정과 조정 그리고 정책의 집행에 관한 전반적인 감독을 하는 것으로서 최고수준의 고차원의 행정에 해당하므로, 이것을 중추적 기능이 아니고 주변적 기능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중추기능이라는 것은 최고의 제1인자가 행하는 최종적 결단과 지휘의 기능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에 이르기 전의 과정 중에서 중요한 핵심을 이루는 부분을 가리키거나 또는 양자를 포괄하는 개념이므로,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이라고 하는 사실은 국무총리와 행정각부처의 장들을 행정의 중추라고 인정하는 데 전혀 지장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적어도 행정분야에 관한 한 그 기능의 중추는 대부분 행정도시로 이전되어, 행정도시에서 수행될 행정기능은 행정의 중추기능에 해당한다고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나아가 행정과 정치가 상당한 범위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에 있다는 점, 행정부는 소관사무에 관한 정책의 입안과 결정에 있어서 국회와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불가피하게 정치와 연계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현대국가의 속성상 행정국가의 성격이 강화된다는 점, 외국정부나 외교사절들도 관련 행정부처가 소재하는 곳에서 관계기관과 외교적 교섭을 하게 되므로 외교기능의 상당부분이 다양한 형태로 행정도시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어느 정도는 국가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결국 행정도시에서 수행되는 정치적 기능도 그 소관 행정분야에 관한 한 상당한 정도로 중추적 기능의 일익을 담당한다. 이상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서울에서는 정치적 중추기능의 상당부분과 행정적 중추기능의 일부가, 그리고 행정도시에서는 행정적 중추기능의 대부분과 정치적 중추기능의 상당부분이 수행되기에 이르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에 의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은 우리나라의 수도를 서울과 행정도시의 두 곳으로 분할하는 수도분할의 의미를 갖는다. 위와 같이 이 사건 법률에 의한 행정도시의 건설과 운영이 수도의 분할에 해당함이 분명하므로 이 사건 법률은 헌법개정의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에 의하여 국민이 결단할 사항인 수도의 분할 문제, 그리고 관습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존의 단일수도를 분할하여 복수의 수도로 변경하는 헌법개정문제를 법률만으로 처리하여 버림으로써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에 참여할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다. 다. 이 사건 법률은 정부가 종전에 추진해 오던 신행정수도건설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의원입법의 형식으로 마련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은 이전범위를 축소한 것 외에는 신행정수도법과 그 체제나 내용에 있어서 대부분 동일하고, 건설되는 도시의 규모도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행정도시가 정치·행정의 대부분 또는 상당부분의 중추기능을 수행하여 수도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이상 이 사건 법률이 비록 이전대상기관을 일부 축소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위헌성을 배제시킬 만큼 본질적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위헌성을 호도하는 형식적 분식에 그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은 신행정수도법과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던 위헌성을 그대로 대유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청구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기본권의 하나인 헌법개정에 관한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행정도시
신행정수도
위헌확인
대통령공포
2005-11-24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재,'수도이전 위헌 결정' 재심청구 각하
헌법재판소 제2지정재판부(주심 金曉鍾 재판관)는 홍용표 변호사(대전)가 제기한 수도이전위헌결정재심 청구사건(2004헌아47)을 지난달23일 각하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 그 인용결정은 위헌법률심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일반적 기속력과 대세적·법규적 효력을 가지며 위헌법률심판을 구하는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심을 허용하지 않아 얻을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의 이익이 재심을 허용함으로 얻을 수 있는 구체적 타당성의 이익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쉽사리 예상할 수 있어 재심이 허용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1항에 의한 헌법소원 중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에서의 인용결정도 위헌법률심판의 경우와 동일한 근거로 재심이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지난 10월29일 헌재의 수도이전위헌결정과 관련, “헌재가 내거는 관습헌법이론은 극도로 막연하고 추상적, 개념적, 상징적이고 한편으로 비법률적, 비상식적, 전제주의적인 것으로 황당무계하며 그 실체가 없는 궤변으로 전통적인 법감각과 법정서에 위배된다”며 재심을 청구했었다.
홍용표변호사
수도이전
헌법소원
인용결정
관습헌법이론
홍성규 기자
200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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